그대는 흰 메밀꽃이 만개하는 날 어디로 가는가.
오름 자락 아래, 하얀 설렘이 나부낀다.
제주도 메밀이 우리나라 메밀의 3분지 1을 차지한다.
메밀밭도 많고 그 메밀꽃을 흔들어대는
바람도 잦으니 그 풍경이 수채화 한 폭이다.
제주에 논은 없고 돌이 뒹구는 밭투성이다.
흰쌀은 구경도 힘들었고 감자, 보리, 조, 메밀뿐이었다.
메밀은 몸에는 좋으나 많이 먹으면 기가 빠진다.
하지만 무와 함께 먹으면 메밀의 좋은 성분이 더욱 힘을 발한다.
얇게 부친 메밀 사이에 채 썰어 데친 무를 넣어 돌돌 만 ‘빙떡’
지혜롭게도 제주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떡 같지 않은 떡이다.
그들은 오름에 산담을 쌓고 조상과 함께했다.
그 아랫자락의 밭에서 나온 돌덩이를 모아 밭담을 쌓았다.
밭에는 흰꽃이 가득 피는 메밀을 심었다.
흰쌀밥은 아니어도 가족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으니 족하다.
제주인의 소박한 삶이 메밀밭 사이로 춤을 춘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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