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에 자란다 하여 담쟁이덩굴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듯
오래된 유럽의 고성에 치달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의 흑룡만리 돌담에서 古城의 담을 본다.
길지만 거대하게 높지는 않다.
나지막한 담에 뻗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이 보는 이에게 정을 안긴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면 개구리발톱처럼 생긴
담쟁이덩굴의 손과 발이 어디를 짚어야 할 지 몰라 얼마나 난처하겠는가.
세찬 바람과 맞선다면 저 담은 온전히 서 있을 수 있겠는가.
수많은 기공과 돌담 사이의 여유만만한 공간이
함께 사는 삶을 일깨우고 바람의 휴식처가 돼 준다.
담쟁이덩굴과 검은빛 돌담,
서로에게 기댄 체 가을을 채비하고 있다.
글 / 황정희
사진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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