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여서 더 소중한 풍경
눈이 내린 지난밤에 바람이 곤히 잠들었나 보다. 아침까지 이렇게 돌담 위에 눈이 쌓여있다니. 제주의 따뜻한 햇살도 잠시 마실을 갔나 보다. 울 아버지 옆집에 가실 때 정낭 한 개만 걸쳐놓고 나간 것을 보았는지 해님도 달랑 정낭 한 개만 올려놓고는 산 너머로 놀러 갔다. 금방 돌아와서는 저 흰 눈을 사르르 녹여버리겠지. 바람이 잠에서 깨어나면 하늘이 그려놓은 […]
눈이 내린 지난밤에 바람이 곤히 잠들었나 보다. 아침까지 이렇게 돌담 위에 눈이 쌓여있다니. 제주의 따뜻한 햇살도 잠시 마실을 갔나 보다. 울 아버지 옆집에 가실 때 정낭 한 개만 걸쳐놓고 나간 것을 보았는지 해님도 달랑 정낭 한 개만 올려놓고는 산 너머로 놀러 갔다. 금방 돌아와서는 저 흰 눈을 사르르 녹여버리겠지. 바람이 잠에서 깨어나면 하늘이 그려놓은 […]
제주도는 푸른 초원이 즐비하다. 말 목장이 산재해있고 말들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벗 삼아 초록의 들판에서 풀을 뜯는다. 제주에서 이런 풍경을 만나는 것은 흔하디흔하다. 제주도는 연중 온난한 날씨에 넓은 초지와 오름 등 말 사육환경이 가장 좋은 곳이어서 탐라부터 말들을 길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 말에는 조직적으로 말들이 사육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조선시대 국영목장으로 이어졌다. 그 후 […]
오름이 노래하는 가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제주에 가을이 오면 오름에 피어난 억새들이 가을노래를 감정을 가득 실어 노래한다. 바람은 적당히 추임새를 넣으며 그 분위기를 부추기고 억새는 쓰러질듯 말듯 춤을 추며 가을이 왔다고 온천지에 알려대느라 분주하다. 억새는 햇살을 좋아한다. 나무가 우거진 오름보다 키 낮은 풀들이 자라는 민둥민둥 오름에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가을이 오기만 기다린다. 땅할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