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주인의 삶의 지혜가 녹아든 원시적 어로 장치 “원담”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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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삶의 지혜가 녹아든 원시적 어로 장치 “원담”을 아시나요?

 

예로부터 돌의 고장인 제주에는 유독 돌을 이용한 문화유산들이 많다. 하지만 해안선 곳곳의 조그마한 만에 돌담을 쌓아 놓은 ‘원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제주의 모든 바다 마을에서 간만의 차를 이용한 원시적 어로장치로, 제주인들의 삶의 터전인 어로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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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는 제주인에게는 땅을 대신하는 또다른 밭이었다. 그 밭을 일구던 제주사람의 삶의 지혜가 엿보이는 것이 바로 ‘원담’이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곳곳에 선인들의 지혜로운 문화유산이 숨어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제주 선인들은 바닷물이 들고 나는 지점인 조간대에 나지막한 돌담을 축조해 놓았다. 밀물 따라 몰려든 고기떼들이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 돌담 안에 갇히게 된다는 점을 이용, 쉽게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 이는 돌로 만든 그물이라는 의미로 ‘돌그물’이라고 하는데, 제주의 동쪽 지역인 조천·구좌·성산 일대에서는 ‘개’라 하고, 그 이외 지역에서는 ‘원’라고 불렀다. 그 쌓아놓은 돌들을 ‘원담’ 또는 ‘갯담’이라고 한다. 화산폭발로 유독 돌이 많은 제주에서는 현무암 만으로 견고하게 축조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또한 제주에서는 어로마을 공동소유의 것으로 축조했고 보수나 채집활동도 함께 했다.

원담은 얼핏보면 아주 원시적이고 단순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담을 쌓을 때에는 바깥쪽은 비스듬하게 돌을 쌓아 고기가 쉽게 넘어 들어오도록 하고 안쪽에는 직선으로 돌을 쌓아 들어온 고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다. 또한 지역별 환경조건에 따라서 그 축조법이 각기 달라서 때로는 바다를 이기고, 때로는 바다와 벗하며 살아가야 했던 제주인에게 ‘원담’은 생업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요즘은 원담에서의 고기잡이는 거의 볼 수 없고, 그나마 남아있던 원담마저 파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원형이 제대로 보존된 것은 구좌읍 하도의 ‘원’과 제주시 연대마을의 ‘원’ 등 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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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능원담축제 / ‘원담’이라는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금능 해수욕장에서 여름 피서철을 맞아 ‘금능 원담축제’를 연다. 이외 이호 테우축제, 도두 오래물수산물 대축제에서도 원담 고기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 일정 : 2009년 7월 25일~26일(예정)  ▶ 문의 : 064)710-3222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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