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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001

눈이 꽃이 되었다. “벚꽃”

눈이 꽃이 되었다. “벚꽃” 지난겨울은 눈이 많았다. 바람에 휘둘리며 가로로 내리던 눈은 대지를 덮더니 땅속 깊이 스며들었다. 흙은 눈을 물기로 받아들인다. 시나브로 봄이 시작되었다. 입술 젖은 새싹이 마신 물은 지난 겨울의 눈이겠지   사람이 지난 추억을 그리워하듯이 꽃과 나무들도 그리하는 것은 아닐까. 벚나무 위에 흰 눈꽃이 내려앉았다. 춥고 고통스러웠던 날 조차 자신의 존재가치를 일깨우는 시간들 […]

백대비경2-2

서럽지 않은 꽃은 없다

  나는 꽃이거늘 그들은 검질이라 부른다. 잡초라 밟히고 뭉개지는 설움을 안다. 내 이름은 분홍빛 ‘등심붓꽃’이고 옆 친구의 이름은 노란색 ‘양지꽃’이다. 예뻐서 꺾이는 것은 꽃이고 밉다고 잘리는 존재는 잡초인가. 둘 다 서럽기는 매한가지다.   한 떨기로 피어나고 사라지는 짧은 생이다. 사람에 비하면 그렇다고 느껴진다. 오백 년을 사는 나무를 떠올리면 사람의 삶 또한 짧은데 다들 자기 앞가림하기도 […]

백대비경1

어멍은 바다에

어멍은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바다로 갔다. 하루는 어멍을 따라갔다. 바람이 드세고 눈보라는 볼을 세차게 때렸다. 손끝을 살짝 바닷물에 넣었다 뺐는데 바닷물의 냉기보다 그 물기를 채가는 매서운 바람에 몸이 오그라들었다. 어멍은 잠수복을 입고는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 이후로 촌을 떠나기만 소원했다. 촌이 싫고 바다가 싫었다. 지금 나는 도시에서 산다. […]

한담메인

노을바닷길 – 애월~한담해안 산책로

가을 바다가 일렁이는 바닷길을 걸어가고 싶다. 여름이 할퀴고 간 그 자리에 홀로 서 있을 것만 같은 가을 바다, 한낮의 태양이 떠나가는 해안길에서 나의 외로움과 온전히 마주하고 싶다.      애월~한담해안 산책로 애월해안도로 산책로는 호젓하다. 바닷길을 걷는 사람 두명 그리고 바다위에 홀로 서있는 등대와 돌담만이 가을을 즐기고 있다. 제주시와 서쪽 끝 고산의 중간쯤 어딘가 바닷가 길에서 […]

삼나무길숲(08)안개01

몽환의 숲

이슬비가 오던 날 어느 순간 숲은 안개에 젖는다. 숲이 신비의 베일을 쓰고 있다 풀, 나무, 흙, 동물들이 몽환에 휩싸여 있다. 은은한 초록빛, 더 내려앉은 하늘 안개가 낀 날에는 자연의 속삭임이 가만가만 들린다. 귀를 쫑긋 세우고 그들의 은밀한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오늘 누구네 나뭇잎은 키가 조금 자랐으며 삼나무 뿌리는 길어져 천남성 뿌리와 손끝을 스치웠단다. 생명의 숲 […]

서귀다원800

노부부의 녹차사랑과 유기농녹차 – 서귀다원

   노부부의 녹차사랑과 유기농녹차 – 서귀다원    녹차 한 잔을 나누어 마시던 그 가난했던 시절의 사랑을 생각한다 우리는 참 행복했구나 새들처럼 포근했구나 윤수천의 ‘녹차를 마시며’ 중에서     제주의 숨겨진 비밀의 茶園이다. 오소록(은밀하고 조용한 장소를 뜻하는 제주어)하게 들어갔더니 그림 같은 녹차밭이 펼쳐진다. 자그마하나 정성 가득 가꿔진 차밭은 어린 자식을 돌보는 어미아비의 살가운 손길 아래 잘 […]

다원800

제주의 茶와 茶園이야기

V 제주의 봄, 茶園에서 첫차잎을 우려 찻잔에 따른다. 녹차향기가 피어오른다. 연푸름의 4월이라는싯구가 가슴에 다가온다.   순백의 찻잔으로 다가온 그대 얼룩진 겨울을 씻어내고 연푸름의 4월을 맞이합니다. 녹색 융단 깔아놓은 그대의 넓은 가슴 사이로 우전 차(雨前茶)의 진향이 아득히 배어나고 몸으로, 눈으로, 향으로, 그대를 사랑합니다. 서혜미의 ‘녹차’ 중에서…   봄이 기지개를 켜니 마음에 차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하련다. […]

우도바다와사랑을

찬란한 봄날의 우도

우도봉은 떠나온 자가 떠난 곳을 잊지 못해 찾는 곳이다. 아스라이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도를 그리움의 물결 너머로 바라본다. 여행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우도의 저녁은 신비로울 정도로 평화롭고 조용하다.     봄의 아리아가 울려퍼진다.   우도를 다녀오기 전에 섬은 그리움에 사무치다 홀로 우는 작은 땅이었다. 육지와 단절된 채 수십 수백 차례 바뀌는 계절을 감내했던 곳, 치유할 수 없는 외로움이 […]

돌담

제주의 돌담과 담쟁이덩굴

  담장에 자란다 하여 담쟁이덩굴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듯 오래된 유럽의 고성에 치달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의 흑룡만리 돌담에서 古城의 담을 본다. 길지만 거대하게 높지는 않다. 나지막한 담에 뻗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이 보는 이에게 정을 안긴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면 개구리발톱처럼 생긴 담쟁이덩굴의 손과 발이 어디를 짚어야 할 지 몰라 얼마나 […]

억새길메인1

꼭 걷고 싶은 제주 가을길 – 다랑쉬오름 ~ 아끈다랑쉬

가을이 곱게 물든 길을 걷다 꼭 걷고 싶은 제주 가을길   길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 걸었기에 길이 되었고 나는 이 순간 다른 이의 흔적을 밟으며 길을 걷는다.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섬은 길을 통해야만 갈 수 있다. 섬을 가기 위한 바닷길일 수도 있고 나뭇잎이 섬세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