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억새의 춤은 바람 장단을 잡고

59호 백대비경2

 

억새는 혼자선 가을을 노래하지 못한다.

으악새 우는 사연은 바람이 안다.

바람이 장단을 잡고

억새는 그에 맞춰 춤을 춰야 제격이다.

제주의 칼바람은 억새에겐 흥이다.

휘이휘이 울어대고

출렁출렁 흔들대다 보면

붉은 빛 억새는 어느새 은빛의 황혼을 맞는다.

오름 자락에서 더욱 크게 우는 것은

오름이 제주의 비밀을 알고

그 비밀을 억새에게 털어놓기 때문이다.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다 어느새 어울려 춤을 춘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제주의 가을은 억새의 계절이다. 오름이나 길가, 한라산 자락 어디에서건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바람이 유난히 많은 제주는 억새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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