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는 혼자선 가을을 노래하지 못한다.
으악새 우는 사연은 바람이 안다.
바람이 장단을 잡고
억새는 그에 맞춰 춤을 춰야 제격이다.
제주의 칼바람은 억새에겐 흥이다.
휘이휘이 울어대고
출렁출렁 흔들대다 보면
붉은 빛 억새는 어느새 은빛의 황혼을 맞는다.
오름 자락에서 더욱 크게 우는 것은
오름이 제주의 비밀을 알고
그 비밀을 억새에게 털어놓기 때문이다.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다 어느새 어울려 춤을 춘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제주의 가을은 억새의 계절이다. 오름이나 길가, 한라산 자락 어디에서건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바람이 유난히 많은 제주는 억새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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