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안돌오름, 밧돌오름

안돌오름메인

 

오름캘리

안돌·밧돌오름

 

기나긴 겨울이 가고,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살랑이는 봄이 찾아왔다. 이 봄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에 오른다. 새싹과 갖가지 야생화가 새롭게 돋아나고 나무도 화사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오름이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봄과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안돌오름-1

➊ 두 오름 사이는 삼나무로 선을 그어놓은 듯하지만 사람이 지나갈 만큼 길이 터 있다. 봄을 맞아 새 옷으로 갈아입은 오름이 싱그럽다 . 

안돌오름2

➋ 제주의 오름은 동쪽에 모여있다. 그래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정상에 서면 이웃한 많은 오름이 보인다. 깨끗하게 정비해놓은 밭의 풍경과 제법 잘 어울린다.

 

안돌밧돌지도

 

 

 

 

 

 

 

두 오름은 철쭉과 야생화가 가득 피는 비밀의 화원이다.
안돌오름3

➌ 매끈해 보이는 두 오름은 생각보다 경사가 있어 금세 숨이 찬다. ➍ 안돌오름 정상에 핀 철쭉이 강렬한 핑크빛으로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1112번 도로를 따라가다 비자림로와 송당서3길 교차로에서 남서방향으로 난 시멘트 길로 들어서 차로 1~2분쯤이면 오른편으로 밧돌오름과 안돌오름이 줄지어 나타나고 왼편에는 거슨세미오름이 성큼 다가온다. 밧돌오름 입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안돌오름 입구다. 안돌오름 입구에 들어서면 오름 바로 밑까지 길이 훤하게 나 있는 데다가 표지판도 잘되어 있어서 찾아가기 매우 편리하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은 서로 산자락을 맞댄 형제오름으로 알려졌다. 그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조선시대 마소의 진입을 막기 위해 쌓았던 돌담인 잣성이 있어 잣성 안쪽의 오름을 안돌오름, 밖에 있는 오름을 밖(밧)돌오름이라 했다는 이야기가 하나, 밧돌오름 산봉우리에 돌무더기가 많아 두 오름을 묶어 돌오름이라 부르다 후에 각각 구분해 안돌오름, 밧돌오름이라 부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두 오름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는 이름이다.

두 오름은 작년만 해도 탐방로가 없었는데 최근 제주에서 가장 오름이 많은 송당리에서 트레일코스를 개발하면서 새롭게 탐방로를 갖추게 되었다. 송당리 트레일은 송당리 사무소에서 출발해 당오름, 괭이모루, 마을길을 거쳐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을 거쳐오는 9.8km의 3시간 내외의 코스로 구성되어있다. 체력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이 트레일 코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은 매끈한 생김새 때문인지 간단히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경사도가 의외로 만만치 않아 금세 숨이 찬다. 안돌오름은 표고 368m로 북서쪽 봉우리가 정상이고 반원형 등성마루를 이룬다. 분화구는 북동향으로 열렸고 정상에 서면 눈앞에 밧돌오름이 가득히 메워 들어온다. 밧돌오름은 안돌오름보다 높이가 15m 정도 낮고 듬성듬성 박힌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돌오름이라는 이름을 실감하게 한다. 넓은 초원과 샘이 있어 동물들도 많이 찾는 오름이라고 한다. 근처에 목장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듯하다.

 

 

 

안돌오름4

정상을 향해 나아가되 너무 앞만 보지 말고 가끔은 뒤를 돌아보자. 멋진 풍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오름은 제주인의 벗이자 과거, 현재, 미래, 삶 그 자체이다.

안돌오름5
➊ 오름의 능선이 겹치는 모습은 가깝게 붙은 두 오름이 주는 선물이다. ➋ 오름은 제주사람들의 삶의 일부였다. 누군가의 무덤과 그 앞을 지키는 동자석이 그 사실을 보여준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의 정상에 서면 삼나무 길로 차가 지나는 모습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같고, 근처 오름의 능선이 넘실넘실 끊어질 듯 이어지며 또 겹치는 모습은 한 폭의 수묵담채화처럼 보인다. 오름이 많은 송당리에 있는 까닭인데 주변에 거슨세미오름과 알오름, 서쪽 멀리 거친오름이 그 그림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오름 능선 너머 한라산도 보여 색다른 일몰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겨울에는 차갑고 아프기까지 했던 바람이 누그러져 피부에 한결 편안하게 와 닿는다. 바람소리에도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바람은 나무도 흔들고 야생화도, 풀잎도 흔들어댄다.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치는 나무와 꽃과 풀잎이 나 여기에 있다고 저마다 소리를 내고 있다. 멀리에선 이름 모를 새소리가 울려 퍼진다. 잠깐 휴식을 취하기도 할 겸 오름 중턱에서 가만히 눈감고 오름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자연의 목소리를 느끼는 서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 안돌오름에는 개여뀌, 개구리갓, 정상에는 철쭉이 많고 밧돌오름의 경사면을 수놓은 할미꽃도 인상적이다.

야생화가 피어나고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물드는 봄의 오름은 삭막한 겨울 풍경처럼 얼어붙었던 마음에 하얀 도화지에 아름다운 색깔이 물들어가듯 그렇게 서서히 감성을 일깨워준다. 이제 새로운 계절을 준비할 때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정상에서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에 기지개를 켜고 올해도 한 걸음 한 걸음씩 힘차게 나아가자 다짐을 해본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지은

사진 / 오진권

찾아가는 길/ 제주 1112국도를 따라가다 비자림로와 송당서3길 교차로에서 남서방향으로 난 시멘트 길로 들어 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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