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제주올레 18코스와의 만남

올레18코스

이제는 집터만 남아있는 4.3의 흔적 “곤을동 마을터”

 

꼬닥꼬닥, 간세다리 올레꾼의 올레 이야기!

제주올레 18코스와의 만남

 

제주시 산지천에서 조천 만세동산까지 도심과 바당을 넘나드는 18.8km의 여정, 꽤 길지만 이 여름 나를 찾기에 딱 알맞은 거리에, 딱 알맞은 코스난이도! 올레걷기가 나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게 하고 내일의 행복 꿈을 꾸게 한다.

 

도심 해안 복합올레 18코스 산지천~조천 만세동산

가장 지금의 제주인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생활과 문화속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18코스는 제주의 문화와 역사올레이다. 원나라 기왕후의 기원탑인 오층석탑과 유배 온 이들이 임금을 향한 충정으로 한양을 바라보았다는 연북정, 여인네이면서도 제주 최고의 거상이었던 김만덕의 객주터와 화북진성, 별도연대 등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잔재한다. 4.3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마을터와 육지로 나가고 드는 관문이었던 포구들은 지금은 평화롭기만 하다. 18코스를 걷노라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의 역사를 되집어 보게 된다. 힘겨움도 영화도 현재의 내가 있기 위한 자양분,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걸으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니 나 자신에게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올레18코스-2

> 집에서 마을까지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구불구불 만들어진 작은길, 올레길의 참의미처험 작은 길이 우리를 맞는다.  > 제주도 유일의 불탑인 오층석탑이 세월의 흐름을 얘기한다.  > 올레길 표시, 올레 이정표가 아닌 삶의 이정표인듯 귀하다  > 연북정 아래 석성이 덩굴식물과 초록이끼를 덮은채 우리를 맞는다. 

 

 

산지천에는 숭어들이 자유로이 헤엄치고 하천이 끝날 즈음 우측으로 보이는 화살표를 따라 제주항 여객터미널을 지나는 도심올레가 시작점이다.

도시를 떠나왔건만 도시에 서있다. 이곳에서 모든 것을 벗으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내가 무엇을 입었는지 알아야 벗을 수 있을테니…….. 산지천 마당을 지나 동쪽으로 파란 화살표를 따라 꼬닥꼬닥 걷다보면 김만덕 객주터 자리에 다다른다. 옛 제주인들이 들고 나는 관문이었던 건입포는 교역과 어로활동의 중심지였다. 이러한 건입포에 조선의 여거상 김만덕의 객주가 있었다. 지금은 복원예정지라는 안내표시만 되어있지만 제대로 복원되어 척박한 제주사회에서 부를 일궈낸 여인의 거대한 꿈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여객터미널공원에서 사라봉으로 갈 때 표시를 잘 살펴야한다. 사라봉등대까지 가는 수고를 할지도 모르니…. 하지만 그것이 어찌 수고이랴. 18올레코스는 아니지만 일부러라도 들러서 등대에서 시원한 전망을 즐기는 것도 과히 나쁘진 않으리라. 본래 올레가 길을 잃어야 제 맛이지 싶다. 제주해안의 천연전망대라 불릴만한 두 오름 사라봉과 별도봉은 제주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오름들이다. 일몰의 장관으로 인해 영주십경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사봉낙조에 간판을 걸어두고 있는 멋진 전망대요 제주인들이 가벼운 운동 삼아 즐겨 찾는 산책로이자 운동코스이다. 오름을 오르는 길이라 땀은 차오르지만 우람한 해송 숲이 맞아주니 기운이 샘솟는다. 바닷바람이 해송숲을 스쳐 불어와 향긋한 솔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니 잠시 쉬어가고프다.

 

 

겉보기와는 다른 절경의 해안절벽과 드넓은 바다, 그리고 가장 큰 제주의 항구! 애기업은돌을 지나 지금은 없어진 마을, 곤을동 마을터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겉에서 보는 것과 가까이 다가와서 보는 것의 차이를 실감하며 걷는 길이다. 시내에서 보면 그닥 높아보이지도 않고 완만해 보이나 막상 올라보니 해안 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장관이다. 애기업은돌 아래쪽은 일명 자살바위라 불리는 곳으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시퍼런 바다가 아픔을 삼키고 있는 듯하다. 구불구불 산허리를 돌아 해안쪽으로 내려가니 어디선가 호이호이 숨비소리가 울려 퍼진다. 해녀들의 가쁜 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애절함까지 느껴지는 생명의 외침이다. 조금 더 가니 휑하니 돌담만 남아있는 몇채의 집터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제주인의 아픈 역사의 현장, 4.3사건으로 불타 없어진 마을인 곤을동 마을터이다. 70여가구가 살던 마을이 지금은 세월이 내려앉은 돌담으로만 남아있으니 그들의 고통과 아픔은 어디 가서 위로받을까. 무거운 마음으로 화북포구로 향한다.

 

 

18코스2

 

조선의 관문이었던 화북포구는 지금은 올레를 걷는 이에게 평화로움으로 기억되는 소박한 포구로 남아있다. 검은 모래도 이렇게 매력적일까. 걷느라 힘들었던 발을 검은모래찜질로 쉬게 한다.

화북포구는 이웃 조천포구와 함께 조선시대 제주도로 드는 관문이었다. 제주로 부임·이임하는 관리나 유배돼 오가는 이들이 두 포구를 이용했다. 정월 초 배들의 안전을 비는 용왕제를 지내는 해신사가 있고, 높다란 담이 보이는데 화북진성이다. 화북의 마을길을 걷다보면 말들도 보이고 한적한 마을 풍경에 유유자적하다 보니 모래찜질이 몸에 좋다 하여 많은 이들이 모래 속에 몸을 파묻고 있는 삼양검은모래해변에 다다른다. 건강은 누구나 갈구하는 것인지 외국인들도 모래를 파서 그 안에 누워있으니 그 효능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올레18코스48

>우연히 마주친 아기자기한 풍경. 마을길이 꽃길! >사라봉에서 바라본 별도봉 > 여름 올레걷기의 땀방울을 한번에 씻어내는 점프 UP > 어디서 봐야 여인네가 애기 업은 모습일까>  > 조선 만세동산에서의 만세, 18코스 완주의 함성이 울려퍼지지 않은가 

 

 

 

원당봉의 오층석탑에는 여인의 지극정성이 느껴지고 신촌가는 옛길에는 욕심도 재촉함도 없는 여유로움만이 남는다.

원나라 기황후가 아들을 얻기 위해 절을 짓고 불공을 드렸다는 원당사, 결국 기황후는 태자를 낳았다고 한다. 그 터에 재건된 불탑사를 둘러보며 제주도 유일의 불탑인 오층석탑을 한바퀴 돌아본다. 절을 나오면 신촌가는 옛길이 나온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길을 따라 거닐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착각을 한다. 도시에서 시골로 그리고 시간도 한참을 되돌린 듯 소박하기만 한 마을, 한사람 겨우 지나갈 듯한 돌담길에서 이것이 진정 올레의 모습임을 알게 된다.

 

 

포구는 그들의 바다 놀이터, 바닷물로 뛰어들며 젊은 날을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니 시름이 다 어디 갔는지 즐겁기만 하다. 연북정에 올라 바다를 굽어보고 만세동산에 올라 나라를 생각한다.

소박한 신촌포구 배들은 하릴없이 정박해있고 소년들은 첨벙첨벙 물로 뛰어들며 바다를 즐기고 있다. 저마다 멋진 폼으로 낙하! 청춘이 좋기는 좋구나. 철새도래지인 대섬을 들러 유배되어 온 이들이 이곳에서 한양으로부터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며 임금에 대한 사모의 정을 보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연북정에 올렀다. 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유배되어 가장 중죄인으로 다루어졌을 그들의 삶의 애환을 떠올리며 바다를 바라보니 저 넓은 바다가 너무나 야속하였으리라싶다. 18코스의 마지막 기점은 항일만세운동을 펼쳤던 조천 만세동산, 18코스를 완주하였음에 뿌듯한 마음으로 두 손을 들어 만세를 외쳐본다.

 

18코스는 그저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만 마는 올레가 아니다. 삶의 애환과 역사의 자취가 곳곳에서 느껴져 제주가 단순히 바다를 건너와서 만나게 되는 섬이 아니라 함께 하는 우리네 역사임을 알게 한다. 올레를 걸으며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의미를 깨달으니 그 시간 헛되지 않도록 나의 삶은 누구를 배려하고 사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이석민

여름 올레걷기의 필수품! / 모자 : 뜨거운 햇살을 가려줄 모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품목. 되도록 챙이 넓은 것이 좋다. 자외선차단제: 야외에서 피부를 장시간 노출시키게 되므로, 두세시간에 한번쯤 발라줘야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생수 : 한여름에는 쉬엄쉬엄 걸어도 갈증이 많이 나게 마련. 기왕이면 미리 얼려둔 얼음물을 챙겨주는 센스~! 수건 : 올레길을 걷다보면 땀이 뚝뚝! 목에 두르거나 땀 흘릴 때마다 닦기에 좋은 손수건이나 수건도 꼼꼼히 챙기도록.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