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수십 만 년의 시간을 지나온 제주돌

49호 백대비경1

수십 만 년의 시간을 지나온 제주돌

 

드넓은 바다 위에 거대한 섬, 지금의 제주가 만들어졌다.

한라산이야 그보다 훨씬 더 후에 만들어졌고 360여개의

오름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주 땅에 자리를 잡았다.

제주의 잉태의 시간, 뜨거운 마그마가 세상 공기를 만나더니

구성 숭숭 난 현무암으로 화하여 온 섬에 나 뒹굴었다.

제주가 삼다의 섬 이른바 돌, 바람, 여자 중 돌이 많은 이유가 알만하다.

처음에 제주 돌들은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모나고 각 졌으리라.

수십 만 년의 시간을 바람과 파도와 부대껴 어느 정도 둥글기도 하고

은근히 매끄럽기도 한 지금의 돌이 되었다.

자연은 나름 조화를 이루어간다. 그리고 서서히 변화한다.

그 시간이 너무나 느리고 더딜지라도 말이다.

분각을 다투며 변해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제주의 돌들을 바라보며 느림의 미학을 발견한다.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소박한 진실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이다. 화산활동의 산물인 현무암이 제주전역을 덮고 있다. 돌 천지의 척박한 땅을 일구어 식량을 만들어야 했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돌담과 밭담, 돌하르방, 산담, 방사탑 등 제주의 돌은 제주사람들의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바닷가에 서면 삐죽삐죽 했던 현무암이 오랜 세월 파도에 부딪쳐 부드럽게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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