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어멍은 바다에

백대비경1

어멍은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바다로 갔다.

하루는 어멍을 따라갔다.

바람이 드세고 눈보라는 볼을 세차게 때렸다.

손끝을 살짝 바닷물에 넣었다 뺐는데

바닷물의 냉기보다 그 물기를 채가는

매서운 바람에 몸이 오그라들었다.

어멍은 잠수복을 입고는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 이후로 촌을 떠나기만 소원했다.

촌이 싫고 바다가 싫었다.

지금 나는 도시에서 산다.

어멍은 여전히 그곳에서 바다에 간다.

잠수복이 버거워 물질도 못 하게 됐으면서도 간다.

차가운 바닷물에 발 담그며

감태를 주워 딸내미 겨울 코트와 맞바꿀 생각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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