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헤집고 나온 새순햇노란색에서 연두색
그리고 다시 햇살과 비 맞으며 초록으로 여물어 가는 중이다.
그 위에 떨어지는 농부의 땀
청보리밭에 서면 눈물이 난다.
돌덩이를 헤집어 찾아낸 한모금의 땅
푸슬푸슬 바스러지는 흙덩이를 움켜쥐었다.
모진 나날의 시름에 헐떡이며 살아온 지난 세월
엄동설한에도 바다 속으로 자맥질 하러 들어가던 설움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들을 떠올리며
길게길게 숨을 내쉬었다.
청보리밭에 부는 초록바람이 어미의 눈물을 삼킨다.
봄이 왔으니 눈물을 멈추라고 한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4월 가파도는 청보리축제를 연다.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흔들어대는 청보리밭은 여행자의 마음을 휘젓는다. 먹거리 부족하였던 제주에서 즐겨먹었던 주식이 보리, 척박한 제주의 삶이 청보리밭에 물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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