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9월 2014

63호 백대비경3

찰나처럼 사라지는 세월이여…

  고운 적빛 청춘은 여우비 온 뒤의 짧은 햇살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 후에 찾아온 중년의 날들은 길기만 하였다. 책임과 의무에 짓눌린 어깨로 작은 행복이 제 곁에 있는지 조차 모른 체 은빛의 나날을 숨가쁘게 보내었다. 한 억새의 이야기다. 또 다른 억새는 다른 삶을 살았다. 아침에는 이슬에 젖어 몸을 떨었고 낮에는 얼굴을 들어 해를 기쁘게 맞았다. 소소한 […]

62호 백대비경1

억새가 바다로 간 까닭은?

  억새는 산중에서 자라고 갈대는 바닷가에서 자란다. 어린 아이도 알 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간혹 깊은 사연이 있다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바다를 유난히 사랑한 억새가 제 고향을 떠나 바다로 나갔을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랑하는 연인이 배를 타고 저 멀리 항해를 떠났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떠난 바다이기에 제 발로 걸어갈 수 있을 때까지 […]

62호 백대비경2

늦가을, 억새는 하얗게 제 몸을 태운다.

  은빛이 서서히 바래가는 때이다. 어느새 겨울이 지척으로 다가오고 있음이다.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여 하얗게 제 몸을 태운 억새는 지나간 시절이 아쉬워 구슬픈 노래를 부른다. 새순을 돋을 때 맡았던 흙 내음과 싱그러웠던 공기 갓 피기 시작한 꽃의 풋풋한 향내 은빛으로 물들어 낮과 밤을 지내고 아침을 맞았던 기억 그때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미소 짓고, 이슬과 […]

포구메인

귀중한 제주 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다. 포구-II

  가장 제주적인 것이 무엇일까? 귀중한 제주 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다 – II     애월포구   도두1동 포구(돈지개, 고븐개)   과거 물자와 사람이 오가며 마을의 중심이 되었던 포구가 확장·수리를 거치며 본 모습을 잃어버리거나 사라지고 말았다. 마을 주민들이 지형을 고려해 하나하나 손으로 지어 제주의 지형적 특성과 독특한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던 귀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

새별오름~이달오름메인

새별오름~이달오름 가을 트레킹

  두 개의 달에서 시작된 걸음이 샛별이 뜰 무렵까지 이어진다. 오름은 시간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이달오름과 새별오름 두 공간을 가르며 농익은 여인네와 같은 은빛 가을을 만난다. 제주 서쪽의 곡선미가 빼어난 오름이라면 이달오름과 새별오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꼽힌다. 두 오름은 이웃하여 서로를 견제하는 듯하다가도 어느새 서로를 북돋우며 서부권의 두 미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달오름은 봉긋한 젖가슴에 […]

오라숲소리메인

제주에 드문 한정식 “오라 숲소리”

  맛집의 기본은 정갈함, 분위기와 맛을 동시에 채워줘야 한다. 물론 허름하고 낡았으나 맛이 있는 집도 있다. 그런 집들 대부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그것을 고집스럽게 이어왔기에 청결해야하는 음식점임에도 그런 분위기가 용서되곤 한다. 하지만 문을 연지 5년 미만의 맛집이라면 실내 분위기는 깔끔하고 음식은 주인장의 손맛이 느껴지도록 날렵하면서도 소담스러워야한다. 오라숲소리가 바로 그랬다. 오라숲소리가 村에서 洞으로 이사 온 지 […]

전복메인

제주바다의 진상품, 전복의 모든 것

  제주바다는 해녀들의 땀과 꿈을 받아 마시며 귀한 전복을 키웠다. 제주바다가 전하는 최고의 선물, 가을은 명품 해산물인 전복이 가장 깊은 맛을 내는 계절이다.     바다의 산삼, 패류의 황제, 전복은 풍부한 영양과 최고의 맛으로 바다 식재료 중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     청정 제주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넘쳐나는 가을, 그 중에서도 전복은 ‘패류(貝類)의 […]

허민자메인

도심 속 작은 쉼터, 심헌(心軒)갤러리

  도심 속 작은 쉼터 심헌(心軒)갤러리     금방까지 들리던 차 소리가 거짓말 같다. 큰 길에서 5분 정도 떨어져있을 뿐인데 다른 차원에 들어온 듯 고요했다. 이곳은 익숙한 동네인데도 낯설었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심헌갤러리는 기분 좋은 낯섦으로 내게 다가왔다.   입구에서 노란 열매를 매단 하귤나무가 갤러리를 찾는 사람을 반긴다. 갤러리 앞에는 작은 내가 흐르고 안쪽에서는 단풍나무, […]

1100고지습지 메인

람사르습지 탐방 – 1100고지습지에서 만나는 자연의 신비

  지금 1100고지습지는 한라부추로 장관이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다른 들꽃으로 인해 곤충들의 놀이터가 되고 유난히 붉은 열매를 가진 덜꿩나무, 마가목은 새들의 식량창고이다. 바위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바위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온통 초록색 옷을 입었다. 나뭇가지 모양의 물속의 날도래의 모습도 신기하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1100고지습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1100고지습지는 언제 찾아도 새롭고 최적의 힐링 장소가 된다. […]

올레3코스 메인

제주 올레 3코스 – 온평~표선 올레

제주 올레코스 가운데 가장 느림의 미학에 가깝고 또, 가장 사람이 드문 온평~표선 올레. 수 없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있어도 어찌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면 바로 이 길에서 제주의 속살과 소박하나 범상치 않은 제주 자연의 빛깔로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하프 마라톤 거리인 20km에서 1.3km를 더한 올레장정의 길, 마을 안길, 밖 길 따라 요리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