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제주올레 7코스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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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7코스를 걷다

 

해안절경에 취해 늘짝늘짝 걸어가다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자박자박, 사부작사부작 걸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길. 오히려 앞만보고 재기재기 걸어가면 야단맞는 길. 소금기 머금은 바람이 밑도 끝도 없이 불어대고. 짭쪼름한 바다냄새와 상큼한 풀냄새가 버무려지는 7코스 속으로 세상에서 가장 느린 발걸음을 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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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는 엄밀히 따지면 하나의 코스가 쭈욱 이어지는 그저 길일 뿐이다. 누군가에는 시작이 되고 누군가에는 끝이 되는 길. 내가 첫발을 떼는 그 자리가 출발점이고 마지막 발을 디디는 지점이 도착점이다. 우리네 인생이 누구나 같은 길을 똑같은 속도로 시작해 똑같은 날 끝맺지 않는 것처럼… 그것이 바로 올레이고, 우리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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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염소가 지나가던 길을 한 사람이 혼자서 다져놓은 수봉로길을 따라 내려 오는 흙길은 발에 닿는 감촉이 보드라워 자박자박 걷기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2>올레길의 묘미는 길을 걷다 만나는 특이한 상징물들을 더불어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돌 중간중간에 죽은 나무를 꽂아놓아 독특한 예술작품을 보는듯하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어 이뤄낸 감동의 해안올레!

아기자기함으로 무장하고 변화무쌍한 바닷가 풍광에 지루할 틈 없는 7코스는 바람 한올도 놓치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바다풍경이 매혹적인 길이다.

싱그러운 솔숲, 길섶의 올망졸망 들꽃과 은빛억새, 해안절벽 아래 망망대해부터 저벅저벅 물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바다체험까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바다가 눈앞에서 요리조리 왔다갔다 천의 얼굴로 장난을 걸어오지만 절대 사라지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 길이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누군가의 아름다운 희생이 숨어있다는 걸 아는가. 오로지 올레길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 하나만으로 재탄생한 “수봉로, 일강정 바당올레, 풍림올레교”는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하는 7코스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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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림리조트 정자에 앉아 내려다보이는 멋진 해안절경. 서건도와 멀리보이는 범섬이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한다.

 

 

두발로 꾹꾹 밟아 마음속에 콕콕! 외돌개에서 월평포구 가는 길

서귀포를 대표하는 얼굴인 외돌개가 제주올레 6코스와 7코스를 이어주는 중책을 맡았다. 외돌개를 지나면 바로 아름다운 산책로 돔베낭길이 나온다. 이 길의 백미는 역시 거친 해풍에 맞서 이리저리 몸이 뒤틀리고 뿌리가 드러났음에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는 해송의 몸짓일게다. 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바닷가로 나 있는 계단 하나가 유혹한다. 올레길에서 직진 방향을 알려주는 파란색 화살표에서 살짝 벗어나는 묘미란 바로 이런 것.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특별한 풍광이 만들어지는 속골을 지나면 올레꾼들이 가장 아끼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가 이어진다. 애초에는 길 자체가 없던 곳을 오롯이 올레꾼들을 위해 새로 이어놓은 특별한 사연이 깃든 길. 올레지기 ‘김수봉’님이 삽과 곡갱이만으로 직접 만들었다하여 아예 길 이름이 ‘수봉로’가 되었다.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범섬의 자태와 발밑의 해변가의 환상적인 광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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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지날 수 없는 ‘두머니물~서건도’ 해안 구간에 고만고만한 돌들을 깔아놓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일강정 바당올레’로 재탄생했다. 운이 좋은 올레꾼들에게만 살짝 허용되는 신기한 바닷길을 저벅저벅 걸어 섬속의 섬 서건도 탐험을 마치고 풍림리조트로 가는 길은 마치 화성에 똑 떨어진 것처럼 기기묘묘한 돌들이 펼쳐진 암반지역. 잠시 암반욕도 즐기고, 돌 중간중간에 죽은 나무를 꽂아놓은 독특한 예술작품도 감상하며 유유자적 걸어간다.

풍림리조트 바로 밑 바다에는 또하나의 특별한 7코스의 포인트, ‘풍림올레교’가 세워졌다. 2m 길이 정도의 나무 하나를 바닷물 가운데에 놓아 건너갈 수 있게 만든 다리. 이보다 더 자연친화적인 다리가 있을까. 강정포구에 이르면 지친다리로 걷기에 약간은 불편한 공사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조금만 힘을 내면 좁은 오솔길 넘어 조그마한 포구가 반갑게 인사한다. 바로 7코스의 종착점 월평포구! 아주 작게 7코스와 8코스를 구별하는 표지가 되어있어 하마터면 사인을 놓치고 계속 걸어갈지도 모를일이다. 그런들 어떠랴. 애초에 모두다 올레길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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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꾼을 위한 쉼터 / 바닷가우체국

바닷가우체국이라고 쓰여진 정자에 올라서면 나무로 만든 예쁜 빨간 우체통이 보인다. 비치된 무료 엽서를 골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엽서 한 장 쓰는 여유~! 우편함에 넣으면 매일 수거해 발송해준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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