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황토오솔길, 장생의숲길

장수의숲길1

 

<8.4Km편도>

장생의숲길

굽이굽이 황토오솔길을 따라 걷다

순수 황톳길 굽이굽이 휘돌아가니 삼나무 숲 우거진 사이로 싱그러운 가을바람이 분다. 흙길을 밟아본 지가 언제였을까. 그래서인지 유난히 정겹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멈추어 서게 되는 마음이 아릿해지는 그런 숲길이다.

 

 

장수의숲길041

붉은빛 꽃방울의 물봉선 

 

 

“장생의숲길”

고향 길을 거니는 듯한 숲길에서 끄집어 내놓은 소박한 나만의 추억, 장생의숲길이 오래오래 생을 누리는 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숲길을 거닐며 제주에서의 또 하나의 추억을 보태어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지는 편안한 숲길이다.

 

장수의숲길032

숲속의 청소부, 버섯

 

 

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장생의숲길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생각나는 숲길이다. 절물자연휴양림에서 노루생태관찰원 방향으로 난 왕복 8.4km의 황토 흙길은 완만하고 평탄한 길이 내내 이어진다. 대부분의 숲길은 삼나무가 우거져 있고 중간 중간 활엽수들이 그리 크지 않은 키로 숲 사이를 채우고 있다. 삼나무 숲이 많아 삼림욕하기에 특히 좋고, 황토 흙길을 자박자박 걷는 묘미가 남다르다.

 

나지막한 돌담이 좌우로 호위하고 있는 소박한 숲길을 걷는다.

숲길은 맞으나 숲길이 아니다. 장생의숲길은 숲길이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길이다. 호롱불 하나 없이 달빛과 별빛을 의지하여 걸었던 산 너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 길에서 다시 오지 않을 어린 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고향집을 그려보는 이가 나 말고 또 있을듯하다. 그렇게 이 길은 소박하다. 그리고 정겹다. 원래는 이보다 좁은 길이었음 직하다. 최근에 길을 넓힌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그래도 좋다. 황토흙으로 되어 있는 길을 나이 지긋한 부부가 얘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애틋한 마음이 절로 생겨날 듯하다.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테르펜 성분이 기운을 북돋는다. 하루를 숲속에서 보내면 일주일이 건강하다고 한다. 황토흙길을 리듬 있게 걸으며 발바닥을 지그시 자극하고, 힘들다 싶으면 의자처럼 세워 놓은 삼나무에서 잠시 쉬고 나면 금세 거뜬해진다.

 

1-6

청수곶자왈2

01>장생의숲길은 대부분 삼나무숲이다. 나무둥치가 우람하지는 않지만 산림욕을 즐길 정도로 우거져 있으며, 삼나무숲 사이로 나지막하게 자란 활엽수가 조화를 이뤄 숲의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든다.  02>절물자연휴양림에서 관리하는 숲길이라서인지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잘라놓은 삼나무를 숲길 따라 놓아두어 쉴 수 있다.  03>중산간을 가로지르는 숲에는 이끼와 고사리가 지난 세월을 얘기하고, 사람들은 숲길을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고 그리고 미래를 구상한다. 

 

 

장생의숲길과 절물휴양림내 산책로, 절물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을 몽땅 걸어볼까.

장생의숲길을 걷다가 나무데크가 놓여있는 산책로를 만나고, 내친김에 절물오름까지 올라본다. 다양한 숲길을 걸을 수 있어 은근히 재미난 숲길이다. 삼나무숲 사이로 보일듯 말듯 이어지는 나무데크길은 고사리손 친구들도 즐거워한다. 삼나무숲을 지나 연못에 다다르면 연못을 굽어보고 있는 듯한 절물오름이 보인다. 아그배나무, 산딸나무, 산뽕나무 등 활엽수들이 분주하게 가을을 노래하는 숲길을 올라 절물오름 정상 전망대에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비양도까지 아우르는 시원한 경치를 보며 가슴을 크게 열어젖힌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전망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름을 내려와서 동쪽 ‘절물’약수터에 들러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니 그렇게 달 수가 없다. 예전에 이곳에서 물맞이를 즐겼다고 하는데 그 시절의 풍부한 수량을 기대할 순 없지만 쉼 없이 흘러내리는 약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상쾌하다. 익숙하게 물을 들이키는 새들을 보며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자연 속에서 여유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약수터는 풍부한 음이온으로 마음을 더욱 정갈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위치 : 제주시에서 5·16도로 이용, 교래리입구에서 좌회전, 다시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입하여 2~3분이면 절물자연휴양림에 도착한다. 장생의숲길은 절물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우측 산책로를 오르다보면 표지판이 나온다. (장생의숲길 길이 : 숲길 입구에서 반환점 돌아오는 왕복 8.4km 문의전화 064)721-7421 / 입장료 : 어른 1,000원 / 주차료 : 중·소형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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