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트레일

수월봉 지질트레일

수월봉은 지하에서 활동하던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상승하면서 외부에서 들어간 물을 만나서 수증기의 폭발적인 팽창으로 분출하여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이다. 바닷물 침식에 의한 노출된 단면은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귀중한 학습현장이다. 사진은 황갈색의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층리.

 

 

생태해설사와 함께하는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트레일

 

수월봉 정상에는 바람이 드세다. 이곳에서 시원하게 조망되는 풍광은 어느 곳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는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의 수월봉을 만들었으며 수월봉 너머 동쪽에는 땅을 일구며 살았던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서쪽 바다 한가운데는 차귀도와 누운섬이 자리 잡고 있고 각각의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과 함께 고즈넉한 자구내 포구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수월봉 지질트레일1

수월봉 화산체 바로 아래에는 점토질 퇴적층인 고산층이 분포하고 또 고산층 아래에는 현무암이 덮고 있다. 사진은 수월봉이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제주도의 생성을 이야기 할 때는 18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속되어진 강력한 화산활동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작은 화산체인 360여개의 오름을 만들고 흘러내리는 용암은 용암동굴과 곶자왈을 만들어낸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 위로 초목이 자라고 또 한참이 지나 사람도 살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이런 섬의 생성과정으로 인해 제주도내 곳곳에는 지질학적인 가치를 가지면서 빼어난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 많다. 이러한 지질학적 요소와 자연경관의 희귀성을 인정받아 제주는 2010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 유네스코는 지질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가치와 함께 역사·문화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25개 나라에 77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 수월봉은 ‘수성화산체’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화산학 교과서라 불릴만하며 ‘고산리신석기유적’과 함께 깊은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수월봉 지질트레일2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트레일을 즐기다 보면 동굴형태의 화산활동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제주도내 대부분의 오름은 마그마의 압력에 의한 폭발로 이루어진 분석구인데 반해 수월봉은 대표적인 수성화산체로 차귀도와 수월봉 사이 어느 곳에선가 솟아오르던 마그마는 물을 만나서 연속적으로 폭발을 일으켰고 수증기와 가스가 뒤섞여 모래폭풍처럼 땅 위로 흐르는 화산재 등의 화산쇄설물이 모여 큰 층리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로 다시 화산쇄설물이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수월봉 응회환이 만들어진 후 바람과 파도는 수많은 시간 동안 오름을 깎고 단면을 만들어 놓아 화산체 내부의 다양한 구조들을 볼 수 있게 했다. 수월봉에서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구조는 화산쇄설물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층리’이다. 화쇄난류에 의해 만들어져 경사는 완만하다. 화구 가까이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쌓여 층이 두껍고 화구에서 멀어질수록 화산쇄설물의 알갱이는 작아지고 지층의 두께도 얇아진다.

수월봉 지질트레일3

 ❸ 밖으로 흘러나온 현무암은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깎이면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어냈다. ❹ 빗물은 오름 아래의 현무암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수월봉 아래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수월봉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수월이와 녹고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녹고물(노꼬물)을 만날 수 있다. ❺ 수월봉 해안에는 검은 모래가 펼쳐지면서 걸음걸이를 더디게 한다.

 

정상 바로 아래 바닷가를 이 곳 사람들은 ‘엉알’이라 불렀다. 엉알 해안가의 수월봉 벽면에는 ‘탄낭구조’가 장관이다. 탄낭구조는 화산폭발에 의해 하늘로 솟아올랐던 돌들이 쌓여있던 화산쇄설물 위로 떨어져 만들어진다. 큰 돌들은 화구 가까이에 떨어지고 작은 돌들은 멀리까지 날아간다. 이렇듯 수월봉의 탄낭은 다른 수성화산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몇 발자국 바닷가로 나가면 검은 모래가 펼쳐지면서 걸음을 더디게 한다. 검은 모래를 바로 옆에 두고 현무암위에는 진흙덩어리가 간간이 보인다. 이 진흙덩어리는 오름을 끼고 돌면 현무암과 수월봉 화산체 사이에 1m높이로 관찰된다. 이 진흙덩어리의 퇴적층이 고산층이라고 하는 것으로 제주도의 지표면을 덮고 있는 현무암 위에 고산층이라는 점토질 퇴적층이 쌓이고 그 다음 수월봉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월봉 절벽 아래는 수많은 세월 바람에 치이고 바닷물에 깎인 흔적으로 흔히 보는 제주풍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비경이다.

수월봉 아래에는 해안선을 따라서 올레길이 나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남서쪽 해안가에도 산책로를 만들어 수월봉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했다. 수월봉의 지질공원 트레일 코스는 특이한 수성화산체를 감상하는 것 외에도 볼거리들이 많다. 고즈넉한 포구의 모습과 도대라고 부르는 고산리옛등대, 그리고 감국향과 잘 어울린 길은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수월봉 정상을 향해 걷다가 수월봉 산체 아래로 흐르는 용천수에서 수월이와 녹고의 전설을 생각해도 좋고 일본군 진지동굴 앞에서 아픈 제주의 역사를 떠올리는 것도 좋을 일이다. 또한 수월봉 정상에서 맞는 태평양의 바닷바람은 가슴이 확 트일 만큼 시원하며 저녁에 오른다면  아름다운 해넘이도 볼 수 있겠다. 이렇듯 역사와 문화, 볼거리와 지질학적 가치를 모두 갖춘 수월봉을 올 겨울에 꼭 둘러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한라생태숲 생태해설사, 4·3문화해설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트레일

코스 : 해녀의 집 – 수월봉 검은모래해변 – 엉알과 화산재 지층 – 수월봉 정상 – 고산기상대 – 화산대지층과 화산탄 – 갱도진지 – 용암과 주상절리 – 자구내포구 (약 1시간 소요)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1 Comment

  1. 이혜미 says

    학교수행으로 인하여 제주도 수월봉에 대하여 소개하고 싶은데 여기의 내용과 사진을 사용해도 될까요?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