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맛

제주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돼지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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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돼지고기

제주에는 전통적으로 집안의 경조사 때에 돼지고기를 빼면 먹을 음식이 없을 정도로 돼지고기가 중요한 식자재였다. 지금도 한집 건너 한집이 돼지고기 전문점일 정도로 제주인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각별하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영양만점 맛의 지존, 제주 토종 돼지고기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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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염치도 체면도 다 버릴 수 있는 진정한 식도락가들이 제주로 여행을 왔다. 애초에 여행 테마가 ‘맛집기행’일 정도로 먹기위해 여행을 떠나온 그녀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은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돼지고기”!

뭍 사람들이 섬지방에 놀러온지라 첫 관심은 당연 싱싱한 활어회, 갈치·고등어구이와 조림, 해물뚝배기였다. 평소 먹고 싶었던 각종 음식을 다 섭렵하고 비행기 타기 직전, 운명의 돼지고기와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돼지고기가 다 같은 돼지고기지.’ 하며 큰 기대없이 먹었던 돼지고기 맛에 홀딱 반한 그녀들은 비행기 탑승 시간을 한 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채 돼지고기를 사러 제주시를 무작정 헤매다 결국 서울행 비행기를 놓치는 믿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진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못 샀냐구? 천만의 말씀! 동네 이름모를 빨간색 조명의 정육점에서 두툼한 목살 한 덩이씩을 담은 검정 봉다리를 손에 꼭 들고는 의기양양하게 다음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후문이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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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과 동거동락해온 도새기(돼지)이야기

먹을거리가 변변치 않았던 제주에서는 돼지고기가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음식인 만큼 오래전부터 집집마다 돼지를 길러 왔다. 특히 경조사때에는 집에서 애지중지 키운 돼지를 잡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사느라 하루도 몸이 편할날이 없던 제주민들에게 유일하게 유유자적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도 바로 돼지 ‘추렴’하는 날이었다. 동네에서 고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돼지 한 마리를 잡고 부위별로 나누어 가지는 일은 물질, 밭일 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삶 중에 꿀맛같은 휴식과 즐거움을 안겨주었으니 어찌 제주인들이 돼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온 동네에 돼지고기 삶아지는 특유의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하나둘 사람이 모여들고 돼지고기 하나로 소박하지만 흥겨운 동네잔치가 즉석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제주의 토종 흑돼지를 아시나요?

제주의 토종돼지인 흑돼지는 털이 검어 ‘흑돼지’, 제주말로 ‘꺼멍도새기’라고 부르고, 통시(화장실)에서 키워져서 ‘똥돼지’. 이 외에 옛부터 집에서 돼지를 잡을 때 돼지털을 없애기위해 전초를 이용하여 그을리기 때문에 제주말로 ‘그실린도새기’(그을린돼지)라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서 기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돼지축사와 한라산 자락에서 자연방목되고 있다. 사람 뿐 아니라 생명이 있는 모든 동식물들도 스트레스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아는지. 돼지 또한 의외로 예민한 구석이 많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란 돼지가 고기도 부드러우면서 맛도 좋다.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자연에서 자유롭게 자란 제주산 돼지고기가 맛이 좋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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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제주 돼지고기 맛의 유혹

제주사람들은 쇠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즐겨먹는다. 그 이유는 쇠고기에 비해 돼지고기가 훨씬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영양까지 풍부하기 때문이다. 제주 토종 돼지고기는 모양새부터가 범상치 않다. 두툼하게 썰어놓은 고기에 비계가 유난히 많고 껍질 부분에 검은 털이 송송 보이기까지 해 처음 본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드는 게 당연한 일. 하지만 일단 한 번 맛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특히 흑돼지는 껍질이 얇고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일품으로 야들야들하면서 쫄깃한 식감과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느끼함이 덜하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특별한 돼지고기 맛! 제주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먹거리로 오랜세월동안 단연 1위 자리를 고수할 만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맛있어~♪

육질이 탄탄하고 비계까지 쫄깃한 제주토종 흑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양념된 것보다는 생고기를 그대로 구워 소금장에 찍어 먹어야 한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삼겹살이 제주에 오면 오겹살의 아성에 밀려 명함을 내밀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오겹살의 맛은 단연 최고!

특히 제주의 돼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부위가 음식에 이용되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제례를 지낼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산적은 삶은 돼지고기에 갖은 양념을 하는 게 특징이다. 삶은 돼지고기 물에 나물을 넣어 끓이는 돼지나물국, 육개장, 몸국 등의 주재료가 되기도 하며, 돗새끼회, 족발, 순대 등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은 다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 제주전통 음식자료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돼지고기는 영양면에서도 다른 음식에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다.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주며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B1은 쇠고기에 비해 약 10배 이상 함유하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여 온 가족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영양식으로 이만한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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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다  돗괴기 대표요리

제주에 와서 돼지고기를 먹어보면 그 맛에 한 번 놀라고, 돼지고기로 만든 다양한 음식 가짓수에 두 번 놀라게 된다.돼지고기의 무한변신, 돼지고기의 배지근한 맛의 향연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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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돼지고기의 환상궁합 몸국

몸은 모자반을 이르는 제주어로 고기를 먹기가 어려웠던 시절 주로 집안 대소사에만 맛보던 토속음식이 바로 ‘몸국’. 큰 가마솥에 돼지뼈, 내장의 일부와 머릿고기 등을 넣어 하루이상 푹 삶다가 여기에 몸을 듬뿍 넣고 다시한번 끊이면 돼지고기의 느끼함이 가시고 몸국 특유의 구수한 맛을 내는 국이 만들어진다.

돼지고기를 삶고 나서 그 국물로 국을 만든다니, 어쩐지 느끼하고 특유의 냄새가 날 것 같지만 그 맛은 상상초월. 몸이 지방을 흡수하고 비계의 역한 냄새를 없애 주어 고기 국물이 담백하면서 진하고 깊은 맛에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입맛까지도 사로잡는다. 지금도 제주사람들이 즐겨찾는 보양식으로 추운 겨울 이 몸국 한사발이면 뱃속이 든든해진다.


제주인이 가장 즐겨찾는 서민음식! 고기국수

제주에 왔다면 꼭 빼놓지 말고 먹어야 할 음식이 바로 고기국수! 돼지뼈를 고아 만든 뽀얀 육수에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푸짐한 고기국수는 느끼한 맛 대신 담백한 맛으로 한번 맛을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음식이다. 제주 사람들의 못말리는 국수 사랑은 지금도 이어져 타지방에 비해 유독 국수가게가 많은데 단연 고기국수가 국수가게의 일등 효자! 가끔씩 별미로 먹어도 맛있고, 술 먹은 다음날 해장하기 위해 일부러 찾는 사람도 많다. 고기국수는 지금도 잔치가 열리거나 행사가 있을 때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투박하면서 푸짐한 제주인심 가득! 돔베고기

‘돔베고기’는 삶은 고기를 적당히 썰어 돔베(도마)에 그대로 올려 뜨거운 고기를 바로 먹는 향토음식.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돼지고기를 구워먹기보다는 삶아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그 모양새는육지에서 주로 먹는 ‘보쌈’과 비슷하다.

돼지고기 본연의 담백한 맛과 부드러움은 신선한 돼지고기가 아니면 절대 그 맛을 낼 수 없다. 특히 돔베고기는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먹어야 부드럽고 은근한 맛이 느껴진다.


기름기 쏙 뺀 웰빙대표음식 돼지고기 샤브샤브

목살부위를 대패삼겹살처럼 얇게 썰어서 육수에 살짝 익혀먹는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싱싱하지 않으면 그 맛을 즐길 수 없는, 청정 제주산 돼지고기로만 만들 수 있는 또다른 특미이다.

담백한 고기맛과 시원한 육수맛, 톡 쏘는 소스맛이 한데 어우러져 싱싱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진하게 우러나온 육수는 그냥 떠먹어도 담백하고 시원하지만 여기에 국수나 수제비를 넣어 익혀 먹어도 좋다. 채소와 버섯을 다져 넣고 끊여 훌훌 떠먹는 죽도 뒷맛을 개운하게 정리해주어 한끼 든든한 풀코스 식사로 손색이 없다.


족발보다 쫄깃하고 담백해~ 아강발

‘아강발’은 돼지족발 중에서도 발목부분을 가리켜 부르는 제주말로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토속음식이다. 연골의 쫄깃쫄깃함,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 아강발은 삶는 과정부터 정성이 가득 들어간다. 하루 동안 물에 담가두었다가 각종 약초들을 같이 넣고 두 번 삶게 되는데 이는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깔끔한 맛이 우러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단백질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젤라틴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만점인 아강발은 주로 국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이나 재래시장의 정육코너에서 맛볼 수 있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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