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사려니숲길, 옛 제주인들이 걸었던 그윽한 숲 향기

사려니숲길1
<10Km편도>

사려니숲길

옛 제주인들이 걸었던 그윽한 숲 향기

 

참나무, 서어나무 무성하게 자란 안정된 숲에는 삐죽삐죽 휘파람새 울어대고, 하천에는 까마귀가 목욕하러 들른다.

숲 사이로 노루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길, 사려니숲길은 숲과 사람이 어깨동무하며 걷는 숲길이다.

 

사려니숲길3나비를 유혹하는 누리장나무 꽃

 

 

“사려니숲길”

오랜 옛날부터 인간과 함께 해온 숲이 아름답게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찾는 이의 심성을 청량하게 만들어 주는 사려니숲길, 가을날 그 길을 거닐며 숲의 에너지를 잔뜩 섭취하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다.

 

사려니숲길2

시원스럽게 자란 관중

 

 

사려니숲길은 신성한 숲길을 뜻한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비자림로가 시작되는 입구에서 하천과 물찻오름을 지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 사려니는 ‘살안이’, ‘솔안이’에서 나온 말로 살, 솔이 신성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신성한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사려니숲길은 원래는 임도였다. 임도는 표고버섯재배나 양봉 등을 위하여 사람들이 일부러 만든 길이다. 이 길을 지나는 이들 중에는 학창시절 책보를 매고 서귀포에서 이 길을 지나 제주시까지 학교를 다녔다는 추억을 풀어 놓는 이도 있다.

 

상쾌한 숲 향기와 신선한 공기로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숲길이다.

숲에 들어가면 특유의 향기를 맡게 된다. 그 향기만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무는 테르펜이라 불리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의 냄새가 숲의 향기이다. 나무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분비된 테르펜은 휘발성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 섞여 있어서 숲 속에서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 테르펜을 몸 깊숙이 받아들일 수 있다. 자연에서 하는 목욕으로 3대 자연욕이 있다. 삼림욕, 해수욕, 일광욕이 그것이다. 삼림욕은 울창한 숲길을 거닐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건강법이다. 삼면이 바다인 제주 어디를 가나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올레길을 걸으며 해수욕을 하고, 이렇게 사려니숲길을 걸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제주는 참으로 축복받은 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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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5

01>서어나무와 졸참나무가 우점하고 있는 사려니숲에는 중간 중간 인공적으로 조성된 삼나무숲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적인 숲과 가꾸는 숲이 공존하는 숲이다.  02>사려니숲길에는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이 지나고 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범람하기도 하지만 평상시에는 건천의 형태이거나 야트막한 개울을 만든다.  03>물찻오름에서 20분 정도 숲길을 따라가면 치유와 명상의 숲이 나온다. 나무데크가 놓여있는 숲에는 덩굴식물과 때죽나무, 서어나무, 산뽕나무, 소나무 등이 혼재하여 자라고 있다. 

 

 

때때옷을 입은 가을이 유난히 아름다운 숲길을 여유롭게 걸어보자.

숲길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햇살이 비쳐든다. 공기의 입자까지 보일 듯한 맑은 숲, 삐죽거리는 휘파람새, 악악거리는 까마귀, 딱딱딱딱 딱따구리 소리도 들리고, 나무들이 가을을 단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 가을이구나~” 오랜 세월 낙엽이 쌓인 땅은 폭신폭신하고, 버섯과 미생물들이 숲을 청소하고 있다. 키 작은 들꽃들이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숲길을 거닐다 숲을 더욱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숲으로 살짝 들어가 보자. 눈을 감고 귀를 열고 콧구멍을 한껏 벌리고는 숲의 향기와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나무를 손으로 더듬다가 꼭 안아보니 예상치 못한 포근함과 따스함에 마음이 편안해져 온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면 그 이름도, 사는 곳도,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여러 가지가 궁금해진다. 숲은 그저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나무와 풀들과 눈 맞추기를 해보면 더욱 숲이 가까이 다가온다. 유난히 단풍 든 나뭇잎 색깔이 아름다운 사람주나무, 표고버섯 재배목으로 쓰이는 참나무류 중의 졸병나무인 졸참나무, 수피가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서어나무와 이른 봄 눈 속에서 피어나는 복수초가 지천이었던 사려니숲길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계절 따라 피고 진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홍정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위치 /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향 5·16도로에서 교래리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비자림로가 시작, 2분 정도 달리면 사려니숲길 입구에 다다른다. 삼나무숲 사이로 주차공간이 있다. (사려니숲길 길이 : 편도 10km -비자림로 입구에서 남조로 붉은오름입구까지 숲길개방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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