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만 알고픈 아름답고 고요한 비밀의 숲 – 삼다수 숲길

삼다수숲길

 

 

나만 알고픈 아름답고 고요한 비밀의 숲 – 삼다수 숲길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폭신한 흙길 귓가에 살랑이는 바람. 코끝을 간질이는 상쾌한 숲의 향기. 올 가을은 이 아름다운 비밀의 숲과 함께하고 싶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더욱 특별한 숲길

우리는 나만을 위해 준비된 특별한 어떤 것을 원한다. 도시인이라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고 나만 아는 조용한 커피숍을, 여행객이라면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는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 있었으면 한다. 특별한, 혹은 제주의 숨은 숲길을 원한다면 삼다수 숲길을 추천하고 싶다. 삼다수 숲길은 제주의 다른 숲길에 비해 크게 유명세를 타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한적하고 비밀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조용히 입소문이 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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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삼다수 숲길 표지판. 곶자왈 지역답게 현무암을 타고 올라온 이끼가 야생의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삼다수 숲길을 걷다보면 야생의 거침과 신비로움이 함께 공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주 곶자왈의 한 곳 이기도 한 삼다수 숲길 안은 몇천년 전부터 있었을 나무와 야생넝쿨, 이름 모를 버섯과 포자식물 등이 야생의 숨결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곶자왈을 지나면 곧바로 펼쳐지는 삼나무숲. 코끝에 쨍하게 닿는 피톤치드향이 심신을 깨우고 빽빽하게 들어선 삼나무 사이에 비치는 숲의 바깥 풍경이 느리게 내려앉은 햇살과 함께 신비하고 새로운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야생의 곶자왈이 있어 울퉁불퉁한 길이 아닐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삼다수 숲길은 퇴적층을 흙이 덮고 있어서 길이 무척이나 폭신폭신할 뿐 아니라 경사도 완만해 숨이 차거나 힘들지 않다. 걷는 내내 발바닥과 발끝이 매우 편안하고 곶자왈과 삼나무군락 등 숲의 여러 모습을 보며 걷노라면 지루할 새 없이 두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천년의 세월이 고요하게 남아있는 삼다수 숲길

삼다수 숲길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교래복지회관에서부터 시작된다. 복지회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등산화 끈을 여미며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해본다. 호젓하게 난 시멘트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길 양쪽에서 하늘거리는 억새와 내가 함께 발을 맞추어 걷고 있다. 아직 성년식을 치르지 않은 자주색의 억새부터 금빛, 은빛, 붉은빛의 억새를 보고 있노라면 같은 모양임에도 제각기 그 색이 다른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난다. 자연의 색은 어찌 이리도 다채로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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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멘트 길을 지나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목장. 녹색의 너른 벌판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과 끝없이 높고 푸르른 가을하늘을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유유자적한 말들을 보고 있으니 머리와 가슴을 무겁게 했던 근심은 사라지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른다. 아, 이것이 바로 천고마비(天高馬肥)로구나! 그제서야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감격에 젖는다.

삼다수 숲길은 비밀의 숲이라는 느낌에 딱 맞게 한적하고 고요해 걷는 내내 나만의 특별한 ‘시크릿 가든’을 가진 듯하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단풍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목들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분재형 수목들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운 모습이다. 딱딱딱, 딱따구리 부리가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바람이 나무와 야생초들을 흔드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 낮게 핀 가을 야생화가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상쾌한 피톤치드향기가 에너지를 선사해 걸을수록 온 몸에 활력이 돈다. 도시에서 찌든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씻어내며 숲의 선물에 온 몸을 내맡긴 후 숲길에서 받은 좋은 기(氣)와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해 본다. 201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분 어울림상을 수상한 삼다수 숲길. 그 이름에 맞게 천년의 세월이 자연그대로 녹아있는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숲으로 올 가을,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유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위치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교래복지회관에 주차 가능)  ●이용가능시간:동절기 오후 2시, 하절기 오후 3시 이후에는 숲길 입장 제한함. 코스경로 – 1코스 5.2km (약 1시간 30분) 2코스 8.2km (약 2시간 30분) ※주의사항 : 삼다수 숲길은 청정 제주삼다수의 주 수원 상류지역으로 쓰레기 및 오물투기 등환경오염행위는 삼가야 하고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 리본을 잘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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