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50대 추억과 건강여행

50대-1

 

50대 추억과 건강여행

50대. 그동안 노력해서 쌓은 것 위에 홀로 서있는 외로움. 가족, 일, 명예, 돈…  잔치를 벌이고 나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인 것 같다. 나를 초대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50대-2

 

시장에 가면 나의 어린 시절이 있다.

낯선 여행지의 속살, 그 고장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싶어서 시장에 간다. 시장은 치열하고 적나라한 삶의 현장이다. 그런 속에서 느껴지는 사람 사는 정. 그 정이 그리워서, 그 속에 어머니의 모습이 있기에 재래시장에 간다.

시장은 진솔한 삶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제주에는 새벽녘 까만 밤을 흔들어 깨우는 도깨비처럼 열렸다 사라지는 부둣가 새벽어시장이 있다. 밤새 조업을 하고 돌아오는 배에서 펄떡이는 생선들이 경매장에 차곡차곡 쌓여지면 새벽별을 보며 나온 사람들이 좋은 물건을 점찍는다. 경매가 시작되면 경매중개인의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과 손짓에 따라 생선 상자 위에는 딱지들이 놓인다. 어부들의 땀방울이 팔렸다. 낯설지만 가슴 밑바닥부터 삶의 의지를 일깨우는 새벽시장 풍경이다. 추억을 만나고 싶다면 오일시장이 좋다. 오일마다 열리는 오일시장, 날짜를 맞추지 못하였다면 상설로 열리는 재래시장을 둘러보면 된다. 오일시장에는 만 65세 이상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된 “할망장터”가 있다. 주름진 얼굴로 이해 불가한 제주사투리를 들려주는 정겨운 얼굴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엄마 손을 잡고 다녔던 시장나들이,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과 겹쳐진다. 어린 시절 다녔던 시장통처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온갖 먹거리에 칼 가는 집, “뻥이요” 소리, 엿 가위질 소리, 강아지와 토끼 구경, 채소와 고기, 생선들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오일시장에서는 추억까지 파는 듯하다.

제주도 오일시장은 날짜의 뒷자리 수에 따라 제주시, 표선은 2일, 7일/ 대정, 성산은 1일, 6일/ 중문은 3일, 8일/ 서귀포, 한림은 4일, 9일/ 세화는 5일, 10일에 열린다.

 

50대-7

❶ 삶의 활력으로 새벽이 기지개를 켜는 곳, 40년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앞돈지 새벽어시장은 서부두 수협공판장 바로 옆에 새벽에 반짝하고 열리는 어시장이다.   ❷ 오름에서 종종 마주치는 무덤들, 산담에 둘러싸여 스스럼없이 오름 오르미를 맞는다. 망자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동자석까지. 오름에서는 삶과 죽음이 자연스럽다.  

 

오름에서 삶과 죽음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오름은 제주인에게 생활의 터전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마음의 고향이다. 시골 작은 마을에서 자란이라면 뛰놀았던 작은 언덕쯤을 떠올리면 좋겠다. 양지바른 언덕에는 할미꽃들이 피어나고 풀숲이 있고 나무들이 자랐었다. 오름도 그렇다. 나무피리 불던 어린 날 동무들이 떠오르는 바로 그런 나지막한 오름은 추억여행지이다.

오름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질 텐데 제주를 여행하다 보면 어딜 가든 봉긋봉긋 솟아난 작은 산 무더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을 부르는 이름이 오름이다. 산처럼 보이지만 산은 아니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기생화산체로 순수한 제주말이다. 제주인의 삶과 함께 해온 “오름”은 제주도 전역에 360여개가 분포되어있으며, 이곳에 마소를 방목하여 생활을 일구었고 오름에다 무덤을 쓰고 산담을 쌓아 보살피었다. 오름은 제주인이 나고 자라고 돌아가는 곳이다. 오름마다 다른 모양새, 다양한 식생, 저마다 다른 오름풍경 등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인해 제각기 오르는 재미가 남다르다. 구부러진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야생화들이 피어있고, 억새가 흔들흔들 춤을 추고 있어 어느덧 사색에 빠져들게 된다. 가을빛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 오름에 가면 마음까지 잔잔해진다.

 

50대-6

 ❸ 화산섬 제주에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한라산 탄생의 비밀을 얘기하듯이 한라산은 확실히 돌이 많다. 한라산은 경사가 대체적으로 완만하여 산행에 큰 무리는 없다.  ❹ 한라산 정상부에 다다르거나 영실능선 등이 그나마 가파르다. 구름과 함께 거니는 한라산이 남한최고봉의 이름값을 한다. 

 

한라산에서 또 다른 삶의 환희를 만난다.

힘들지 않은 산은 없다.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든, 뒷산을 오르든 오르는 길은 숨이 차고 힘겹다. 하물며 남한 최고봉, 한라산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한라산은 생각보다 유하다.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감싸 안기는 느낌이다. 한라산을 오르며 몸에는 힘을, 마음에는 넓은 여유를 채워 넣어보자.

 

50대-4

백록담 수량이 점점 줄어든다. 백두산 천지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남쪽 끝자락,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제주도 가운데에 위치한 삿갓 모양을 한 화산체다. 아래에서 보면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여 여성스러운 산이라고 여겨지지만 실제 오르게 되면 이외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산을 향한 인간의 도전정신을 자극할 만한 험난한 바위와 절벽, 계곡이 곳곳에 자리한다. 특히 등산로가 아닌 곳에서는 길을 잃는 것이 십상이다 싶게 수목이 울창하다. 약 360개에 달하는 기생화산을 거느리고 있으며 손을 들어 은하수를 잡을 수 있다는 한라산 정상에 위치한 화구호인 백록담은 신선들이 흰 사슴을 타고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영실계곡, 장구목, 오백장군석, 병풍바위, 아흔아홉골 등 기기묘묘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이 높은 한라산은 방향에 따라 경관과 산세가 다양하게 변화한다. 한라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가 있으며 윗세오름까지 등반할 수 있는 코스로는 영실코스, 어리목코스, 돈내코코스가 있다. 이외에 어승생악과 사라오름이 한라산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오름으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가을단풍이 화려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은은한 것이 매력적이다. 한라산 등산을 시작하기 위해 가는 길에 보았던 억새물결이 춤추는 풍경이 한라산의 가을 매력을 더해준다.


50대 자연과 추억이 있는 추천관광지

에코랜드 : 064-802-8000  ‘생명이 숨쉬는 땅’ 제주 곶자왈을 지나고 호수와 드넓은 잔디밭의 휴식이 있는 숲속 기차여행 / 생각하는 정원 : 064-772-3701  세계유명인사가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세계적 명소, 수백여점의 분재가 자리한 7가지 테마정원과 점심녹색뷔페 / 선녀와나무꾼테마공원 : 064-784-9001  그때 그 시절 추억의 테마공원, 50~80년대 온갖 생활용품이 전시된 다양한 테마관과 야외정원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일러스트 / 신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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