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바다로 달려간 들꽃

50호백대비경3

 

바다로 달려간 들꽃

 

바닷가 갯바위 바로 옆

돌투성이에 그리 풍족하지 않은 흙에서

이렇듯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다니

그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쏟아내지만

한편으론 미처 다다르지 못한 바다에 대한

속절없는 손짓 같아 왠지 안스러움이 인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앞바다에 핀

보랏빛 갯쑥부쟁이들을 보면

제주사람들이 떠오르는 때문이다.

돌투성이 땅덩어리에 바다에 갇혀 살며

하루하루 사는 것도 팍팍하건만

수탈, 왜구의 침입, 지나친 진상까지 더해져

헉헉거리는 이들에게 제주를 벗어나는 것조차

금지 되었으니 가슴에 쌓인 한이 얼마나 깊으리.

바닷가로 나가 얼마나 많이 울었겠는가.

그들이 흘린 눈물이 이렇듯 꽃으로 피어났으리라.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성산일출봉에서 광치기해안을 지나 섭지코지 좌측 섭지해녀의집 쪽 해안을 따라 작은 길이 나있다. 이 해안은 해녀들이 작업을 하는 곳으로 가을이면 갯쑥부쟁이가 많이 피어나 보랏빛 융단을 깐 듯 아름답다. 지척에서는 파도가 부딪쳐 포말을 일으키고 검은빛 갯바위가 화려한 가을꽃과 대비되어 바닷가는 수려한 천연꽃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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