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주의 풀꽃과 나무가 모두 茶 – “효월” 야생초차

효월800

 

녹차에 띄운

야생화 흰 꽃잎이 다섯

어인 업보 날아와

스치는 눈길 따라 닿았길래

……

입안 가득 번지는

인연의 향기여

현상길의 ‘꽃잎녹차’ 중에서

 

 

효월1-05

 

제주 야생초차의 효시인 효월(曉月) 이기영,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가신 법정스님도 차 도반(道伴)이라 하여 그를 가까이 대하였다. 그의 호인 효월은 법정스님이 지어주신 것으로 ‘새벽에 보이는 달’이라는 의미이다. 일찍 일어나 제다에 매진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지리산에서 스님들과 가까이 지내며 제다명인(製茶名人)으로 이름을 날릴 무렵, 그동안의 삶을 내려놓고 제주로 이주하게 된다. 2004년의 일이다. 제주가 정말 좋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순수한 땅, 제주의 청정자연에는 너무나 많은 차의 재료들이 즐비하였다. 조릿대, 청보리, 겨우살이, 하수오, 꾸지뽕, 감귤잎, 감국, 산국…. 제주의 들녘과 한라산, 오름에서 자라는 풀꽃과 나무가 모두 제주 야생초차의 재료이다. 현재까지 300여종의 야생초차를 개발하였고 그중 120여종을 공개하고 있다. 그의 차 사랑도 특별하지만 그의 덖음 방식은 더욱 특별하다. 아홉 번 찌고 말리는 전통 제다법인 ‘구증구포 방식’을 재현한다. 400도가 넘는 고온에서 덖음 과정을 거치는 것이 그의 제다 특징이다. 차를 덖을 때는 장정 네댓명이 돌아가면서 쉼 없이 해야 한다. 그만의 덖음방식은 오랜 숙련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그가 차 제조법을 공개하는 데도 제대로 된 야생초차를 만드는 이가 드문 이유다. 그의 사계절은 제주야생초와 함께 쉼 없이 돌아간다. 4월에는 어린잎과 순을 따 잎차를 만든다. 5월에는 곶자왈 식물들로, 8월부터 11월까지는 꽃으로, 11월 이후에는 진피나 뿌리로 차를 만든다. 제주의 너른 자연이 茶園이다.

 

 효월1

❶ 제주의 풀꽃을 사랑하는 이, 어찌 맑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주 야생초차의 효시인 효월 이기영 씨가 덖은 청보리순을 두 손 가득 들고 미소 짓는 모습이 정겹다. ❷ 구하수오, 청보리순, 겨우살이, 조릿대, 꾸지뽕, 뽕잎, 감귤잎, 하얀민들레 등 다양한 수제 야생초차와 구증구포, 천아(우전), 산새미(세작)의 녹차를 판매하고 있다. ❸ 구증구포(아홉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전통제다방법으로 만든 녹차)는 그 양이 극히 적고 맛과 향은 최고급이라 애호가들에게 한정적으로만 판매한다.

 

차 중의 제왕은 녹차. 4월 5일 전후인 청명 때 아주 어린 잎인 명전을 따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제다한다. 중국에서는 ‘농차’라고 부르는 차로 20g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의 차이다. 1년 내내 200통 정도만 생산되어 애호가들의 주문만 받아 판매한다. 커피로 치면 녹차의 에스프레소쯤일까. 방울방울 작은 찻잔에 담기고 이를 한 모금에 털어놓고는 혀끝에 굴려 맛을 음미한다. 차를 마신 후 물을 마시면 물맛이 달고 하루 종일 은은한 녹차 향이 입가에 머무는 최고급 수제차이다.

그의 제주야생초차 사랑은 제주도를 야생초차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꿈으로 이어진다. 제주에서 나는 식물들로 100가지 제다페스티벌을 열겠다는 의지와 제다학회를 만들어 차 연구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그의 계획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협조 / 효월

주소 :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23-2  전화: 064-792-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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