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세계자연유산 – 거문오름

거문오름_1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

 용암동굴의 태동이 시작된 곳!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거문오름 숲길, 파도치는 능선이 감싸 안은 녹색원시림을 가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용암동굴과 숨골을 품고 있는 거문오름에는 태초의 숨결을 간직한 녹색왕국이 세워졌다. 능선 따라 우거진 원시림 어딘가에 지하궁전으로 통하는 입구가 감춰져 있을 지도 모른다.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 중에서 거문(검은)이라는 이름자가 붙은 곳은 ‘신령스럽다’ 또는 ‘나무가 울창해서 검게 보인다’는 의미가 있다. 물찻오름과 동거미오름, 서거믄오름으로 불리는 세 오름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 모두 검은오름이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 이전부터 거문오름(서거믄오름)은 울창한 숲, 신령스러움이 넘치는 신성한 오름으로 여겨졌고 용암동굴계의 시작점인 거문오름은 ‘검’의 神山의 의미를 가장 잘 담은 오름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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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산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 지형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거문오름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치 있는 용암동굴계 형성의 모태가 되는 곳이다. 녹색바다를 연상시키는 깊고 넓은 분화구를 에워싸고 있는 크고 작은 봉우리와 말굽형 화구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문오름의 모습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지하의 용암동굴세계로 인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으니 그 동굴들을 실제로 만날 날을 기다리는 기쁨도 크다. 현재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속하는 용암동굴 중 만장굴 일부구간만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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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지형과 초록의 이끼들, 원시적인 분위기가 거문오름 분화구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초록생명으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감추고 있다가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거문오름을 찾아가는 길, 그 시작부터 설렌다. 거문오름트레킹은 선흘리 마을 안내소에서 시작되며, 탐방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자연해설사와 함께 동행 하므로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의 지질학적·생태적 가치를 세심하게 만날 수 있다. 들판 길을 지나 오름에 진입하면 인공으로 조림된 삼나무 숲이 반겨준다. 햇살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비출 때면 숲 사이로 내려앉은 빛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잘 가꾸어진 숲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숲의 미래에 희망을 담는다. 정상까지 나무계단이 놓여 있어 오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정상까지는 제주의 여느 오름을 오르는 기분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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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트레킹이 시작되는 오름 초입에는 삼나무숲이 조림되어 있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숲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 산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잘 익었다.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검은빛을 띤 자주색으로 익는다. 익으면 단맛이 진해지고 즙이 풍부해 맛이 좋다. > 거문오름에 있는 숯가마터이다. 옛 주민들은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등으로 이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숯을 구웠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왔다 다시 숲 안으로 들어갈 때부터 오름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길을 잃기 십상일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다. 오름이 품고 있는 생명의 근원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화산암과 얽히고설키어 자란 수목들이 수 천 년의 세월아래 푸르른 이끼를 융단처럼 깔고 있는 초록의 원시림이다. 제주에서는 이를 ‘곶자왈’이라 부른다. 곶자왈은 ‘나무 덩굴이 마구 엉클어져 있는 곳’을 뜻하는 제주말이다. 용암이 흘러서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굳어진 지형으로 제주 섬의 지하수 함양지이자 산소탱크, 온갖 종류의 동·식물 보고이다. 거문오름은 역사의 수난지대이기도 하다. 일본군이 최후의 전쟁기지로 삼았던 진지동굴과 병참도로, 제주 역사의 아픈 흔적 4·3의 자취가 남아있다. 울창한 숲에서 숯을 굽고, 화전을 하여 생활을 일구었던 산림문화도 볼 수 있다. 지하에 형성된 검은 동공, 용암동굴과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 지형, 그리고 역사의 흔적까지… 단순히 오름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세계유산이다. 희귀식물인 식나무, 붓순나무 군락을 비롯한 우거진 수목들, 양치식물들이 번성하여 원시림을 연상시키는 거문오름은 숲의 미래, 생명이 숨 쉬는 제주자연의 숨결이기도 하다.

 

 

 

아이러브제주도장


글 / 황정희

사진 / 오진권

●탐방예약 및 문의전화 : 064)750-2514  ●탐방시간 : 9시, 10시, 11시(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의 날로 탐방 통제)  ●찾아가는길 : 제주공항에서 97번(번영로) 도로를 타고 선흘입구에서 좌회전(선녀와나무꾼테마공원 방향)하면 거문오름트레킹 시작점인 탐방안내소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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