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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걷기 여행에서 찾은 느림의 미학 그리고 삶의 행복 Slow Island를 꿈꾸는 길위의 여자, 서명숙

서명숙_!

올레길에서 우연히 만난 해녀와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서명숙 씨. 길위의 모든 자연과 사람은 모두 그녀의 친구가 된다.

 

 

제주 걷기 여행에서 찾은 느림의 미학 그리고  삶의 행복

Slow Island를 꿈꾸는 길위의 여자, 서명숙

 

길이 어울리는 여자, 서명숙 씨를 범섬이 눈앞에 잡힐 듯 내다 보이는 서귀포 속골, 올레길에서 만났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모습이 제주 자연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서귀포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23년간의 기자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그녀의 이름앞에 ‘길 만드는 여자 서명숙’, ‘올레지기 서명숙’이 짝꿍처럼 따라 다닌다.

 

서명숙올레메인

 

 

걷기와의 운명적 만남

산티아고 길에서 고향 제주를 그리다

오랜 기자 생활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즈음, 운명적으로 걷기에 빠져들어 도보 여행자의 천국인 스페인 산티아고로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36일간 800km를 걸으며 그녀가 그리워한 건 바로 다름아닌 고향, 제주. 어린시절 그토록 떠나고 싶어했던 곳이지만 결국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은 유년의 추억이 서린 정겨운 옛 동네임을….

“우리가 이 길에서 누린 위안과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만 한다. 당신은 당신 나라로 돌아가서 당신의 까미노(길)를 만들어라.”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한 영국인이 그녀에게 건넨 이 말은, 운명의 여신이 던지는 계시처럼, 그녀의 심장을 강하게 두드렸다. 이제 그녀에게 길 만드는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사명이고 소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제주에 부는 올레 열풍

걷는자만의 특권, 올레가 있어 행복하다

산티아고에서 돌아온 지 꼭 일 년 만에, 제주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꿈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졌다. 2007년 9월 올레 1코스를 개장한 이래, 코스가 하나둘씩 열려 6월 말이면 저지리까지 이어지는 13코스가 문을 연다. “800km에 이르지만 바다를 볼 수 없는 산티아고 길에 비하면, 제주 올레는 해안가를 따라 오솔길들이 이어져 지루하거나 심심할 틈이 없어요.” 하지만 제주 올레는 결코 서명숙 씨 혼자 만든 길이 아니다. 그녀를 믿는 가족과 지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호응, 그리고 적시적소에 나타나 도움을 주신 귀인들이 있었다. 그렇게 모두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서린 영혼의 안식처가 바로 제주 올레란 걸…. 올레길을 걸어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올레길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이처럼 올레꾼들이 퍼뜨리는 해피 바이러스는 올레지기에게 또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게 하는 힘의 원천이요, 삶의 이유가 되는 게 아닐까. 해외로 떠나던 여행자의 발길을 제주로 돌려놓고, 인생에 단 한번뿐인 신혼여행지로 제주 올레길을 선택했다는 어느 멋진! 신혼부부처럼, 그렇게 올레 걷기는 제주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우도올레123

지난 5월 우도 올레가 1-1코스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자연 본연의 모습을 조금씩 잃어가던 우도가 ‘저탄소 녹색상자’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올레가 걸어갈 길

삶의 쉼표가 되어주는 휴식같은 길로 기억되다

올레지기는 간절히 소망한다. “두 발로 꾹꾹 눌러 올레 길을 직접 걸으며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보기를, 잠시라도 일중독에서 벗어나 ‘간세다리’가 되어보기를, 그래서 상처받은 마음을 올레에서 치유하기를…” 그동안 자동차를 타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스쳐간 제주가 진정한 제주가 아니란 걸, 걸어라! 제주 자연은 걷는 이에게만 숨겨진 속살을 수줍게 내보인다. 올레길을 하나씩 만드는 일은 산고끝에 얻는 보람과 희열의 과정이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올레 길은, 바로 어제 걸었던 길이라 하는 말 속에서 ‘길’속에 담긴 숭고한 생명력이 전해진다. 올레길로 제주를 한바퀴 잇는 그날까지, 오늘도 그녀는 길 위에서 제주도 창조의 여신, 설문대 할망의 혼을 이어갈 것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홍정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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