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곶자왈 원시림 탐험 후 펼쳐지는 오름 군락의 장대한 파노라마 – 큰지그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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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지그리오름에 오르려면 제주도 유일의 곶자왈생태체험휴양림인 교래자연휴양림을 지나야 한다. 큰지그리오름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오름군락들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오름 전망대에서 보이는 백록담과 민오름, 옹긋봉긋한 오름군락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정상 바닥에 드문드문 보이는 소똥의 흔적이 정겹다.

 

 

곶자왈 원시림 탐험 후 펼쳐지는 오름 군락의 장대한 파노라마

큰지그리오름

 

 

 

제주시 동쪽,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큰지그리오름은 여름에 강력추천 하고픈 오름이다. 제주의 천연 원시림 곶자왈지대를 지날 때는 숲의 청량함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고, 오름 안의 빽빽한 삼나무군락이 걷는 내내 시원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곶자왈이란 화산섬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의미하는 제주방언으로, 화산이 분출할 때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지고 그 위에 나무·덩굴식물 등이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뒤섞인 곳을 곶자왈이라 부른다. 곶자왈지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며 숨골과 풍혈이 있어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해 제주 생명의 숲, 제주의 허파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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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곶자왈지대의 가장 큰 특징은 화산석과 나무에 덩굴식물 등이 어수선하게 타고 오르며 한데 뒤섞여 자란다는 점이다. 이런 원시림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큰지그리오름에 오르려면 제주도 유일의 곶자왈생태체험휴양림인 교래자연휴양림을 지나야 한다. 입장료 1,000원만 내면 전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곶자왈지대를 걸을 수 있고 무엇보다 볕이 없고 시원해 여름엔 정말 딱인 곳이다. 곶자왈생태관찰로만 걷는 코스는 2.1km로 왕복 50분, 곶자왈생태관찰로를 지나 큰지그리오름 정상까지는 3.5km로 왕복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매표를 하고 신발 끈을 단단히 조이며 본격적으로 걸을 준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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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여름철에도 해가 거의 들지 않는 교래자연휴양림은 여름에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바닥에 가득한 고사리류가 원시밀림을 탐험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❸ 곶자왈생태휴양림지대를 나와서 약 5분 정도 평지를 걸으면 큰지그리오름이 보인다. 산 중턱에 빽빽한 삼나무가 치맛자락처럼 느껴진다.  ❹ 큰지그리오름은 등반 내내 강한 피톤치드를 느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큰지그리오름으로 가는 길목인 곶자왈생태관찰로 2.1km는 그야말로 원시림 대탐험이다. 초록세상을 선사하는 나무들이 하늘 높은 곳까지 뒤덮어 뜨거운 태양을 완전히 차단해 한여름인데도 모자가 필요 없고 나뭇잎사귀가 둥글게 감싸 아늑한 숲 터널처럼 느껴진다. 화산폭발로 생성된 현무암은 고사리류와 이끼, 풀이 뒤엉킨 채 양쪽 길가에 돌담처럼 둘러져 있으니 비밀의 숲속 올레길을 걷는 기분도 난다. 나뭇잎 사이, 그 좁은 틈으로 햇볕이 내려와 곶자왈 깊은 곳을 살며시 비출 때에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신비로운 기분에 사로잡힌다. 몇 종인지 알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새들과 아름다운 색깔로 살며시 고개를 내민 야생화, 녹음을 자랑하는 나무와 풀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정신이 팔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야생 지대답게 가끔씩 툭툭 튀어나온 돌부리들이 있어 주의하지 않으면 걸려 넘어질지도 모른다. 곶자왈탐방로는 화산탄과 자갈이 깔려있어 걸을 때마다 발아래서 자박자박 경쾌한 소리가 들리는 재미도 있다. 이곳 조천읍 교래리 곶자왈지대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홍수가 나지 않으며, 지하에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교래자연휴양림 인근에는 삼다수 공장이 위치한다는 재미난 사실~! 자연의 신비함에 흠뻑 매료되어 정신없이 곶자왈 밀림 탐험을 하다보면 어느새 숲이 끝나고 평지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약 5분을 걸으면 오늘의 목적지인 큰지그리오름이 나온다. 해발 약 600m, 정상까지는 10~15분이 걸리는 오름으로 난이도는 중하 정도 되겠다. 오름에 들어서면 사방이 컴컴하게 느껴질 만큼 삼나무, 편백나무가 빽빽해 등반 내내 강한 피톤치드를 느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큰지그리오름에는 삼나무 외에도 다양한 나무들이 많다. 특히 상산나무꽃이 피는 5월에는 그 향긋한 꽃향기에 정신이 다 아득해질 정도라고 한다. 큰지그리오름에는 소들이 방목되어 자라는데 우리가 갔던 날은 갓 생성된(?) 소똥이 지천으로 깔린 날이었다. 오름 입구부터 코를 찌르는 구수한 자연의 냄새!! 이리저리 조심히 피한다고 했는데도 등반하는 동안 몇 번이나 질퍽한 그것(?)을 밟았는지…. 더 재미난 사실은 해발 600m의 오름 전망대까지 소똥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 아니, 사람도 숨가쁘게 올라가는 오름 정상을 소들이 어떻게 올라왔을까?! 모두 의구심에 빠지고 말았는데…. 제주의 소들은 이렇게 오름 정상까지 오르는 운동을 해서 특A++ 등급이 많은가보다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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❺ 정상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오름군락이 눈을 즐겁게 한다. ❻ 늦봄에서 초여름에 만나볼 수 있는 산딸기. 열매를 찾아 먹는 것도 오름등반의 재미! ❼ 오름 정상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쥐똥나무. ❽ 빽빽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숲의 상쾌함까지 선사하는 큰지그리오름. 오름 내리막길에는 넓은 평상이 있어서 쉬었다가 갈 수 있다.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어떤 말로 설명하면 좋을까.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오름군락들을 360도 회전해 파노라마로 찍은 듯 장대한 풍경이라고 하면 좋을지… 한라산의 백록담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그 앞으로 민오름, 뒤를 돌면 돌문화공원, 절물오름, 바농오름, 견월악, 성진이오름 등 봉긋봉긋 솟은 오름의 곡선에 탄성이 절로 난다. 파노라마로 찍지 않으면 다 담을 수 없는 풍경! 10분만 오르면 이토록 멋진 오름군락을 만날 수 있다니, 다리의 피로가 싹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 곶자왈 원시림 대탐험과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까지 가슴에 담았던 큰지그리오름. 산행을 마무리하고 내려가는 등 뒤로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잘 가라고 인사를 한다.

 큰지그리오름 지도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유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큰지그리오름 : 064-710-8673  위치 : 교래자연휴양림 내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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