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오름에서 맞이하는 장엄한 일출맞이, 오름일출

오름일출-1

 

올 겨울 제주에서 꼭 느껴야 할 일출 감동

오름에서 맞이하는 장엄한 일출맞이, 오름일출

 

오직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일출이야기를 만나기 위해 새벽잠을 깨워 오름에 오르다. Go to Oreum Kingdom 오름의 왕국으로 떠나다.

 

좌보미일출

 

오름은 원이다. 부드러운 원안에 품은 우주! 우리 선인들은 예로부터 사각을 땅으로 원을 하늘로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다. 제주인들에게 오름은 좀 더 근원적이고 친밀한 고향같은 존재이다. 무한히 품어주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 준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잊을 수 없는 마음의 고향이다. 오름이 생겨난 기원을 보면 지하 깊숙한 곳에서 하늘로 솟구쳐 오른 화산쇄설물들이 원의 형태로 땅에 떨어졌고 가운데 또 하나의 원을 비워내 분화구를 완성하였다. 현재 제주에 남아있는 오름의 형태는 한쪽이 무너져 내린 말굽형이 대부분이지만 이는 분화구가 만들어진 이후에 용암이 한쪽으로 흘러 형성된 것이다. 오름에 올라 저마다 다른 오름의 형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수많은 세월동안 땅이 흔들리고, 용암이 흐르고, 비와 바람에 시달려 지금에 와서는 제각기 다른 오름의 형태를 완성하였다. 제주에 산재한 360여개의 오름들, 특히 동부에 집중해 있는 오름군락을 일명 오름왕국이라고 부른다. 세계 어느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많은 오름들의 집합체, 그 유려한 곡선미와 나지막하지만 그 위에 올라서 만나는 광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기 위해 오름 왕국으로 떠나보자. 

 

오름일출-2

 

“두산봉 일출” 바다와 오름이 어우러진 일출맞이 명소는 제주의 동쪽 바닷가 끝자락에 위치한 오름들 대부분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두산봉(말미오름)은 제주올레 1코스의 출발점에 위치한 오름으로 아름다운 전망과 동쪽 사면의 깎아지른 바위절벽이 이채롭다. 부드럽게 솟아오른 오름 형태가 아니라 급히 융기한 듯한 형상이다. 얕은 바다 속에서 분출한 수중화산이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또 분출한 두 번의 화산활동을 한 특이한 화산체이다. 그 곁을 지나다 보면 그 이름이 궁금해지고 어떻게 저 오름이 만들어졌나 호기심이 생기곤 하던 오름이다. 한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해안 쪽이 아닌 그쪽은 절벽이므로, 마을쪽 분화구 사면에서 눈썰매를 타곤 했다는 말을 들었던 오름, 그리고 오름에 올라 맞이하는 일출이 장관이라고 일출맞이 명소로 좋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오름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성산일출봉은 북새통이다.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전국에서 온 사람에 사진작가에 제주도민들까지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이럴 때 제주사람들이 찾아가는 오름이 바로 두산봉이다. 최근에는 다랑쉬오름이나 군산에서도 일출제를 한다. 섬이라는 제주의 자연환경과 그 위에 솟아오른 오름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일출명소를 많이 갖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올레길을 따라서 두산봉에 다다르려면 시흥초등학교에서 걷기 시작하여야 하지만 적당하다 싶은 지점에서 오르기 시작해도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두산봉의 평평하고 둥근 분화구에 다시 솟아오른 오름이 있으니 이곳이 우리가 오름일출을 맞이할 두산봉 알오름이다. 이곳에서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 후 일출을 기다린다. 고요하기 그지없다. 오늘의 오름일출은 특히나 환상적이다. 일출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이렇듯 아름다운 일출을 맞이하려면 많은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햇살에 서서히 드러나는 다랑쉬오름, 지미봉,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그 아래 굽이치는 돌담이 나누어진 밭들이 보인다. 참 정겨운 제주의 모습이다.

 

오름일출-3

 

Mysterious Rise in the Morning 신비로운 오름의 아침에 넋을 잃다.

오름일출을 맞이하기 좋은 오름은 여러 곳이 있지만 그중에 동쪽에 위치하여 바다와 오름, 한라산이 어우러진 특별한 일출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좌보미오름 일출” 좌보미오름은 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하나의 오름을 이루고 있는 오름 중에서도 그 독특함이 남다른 오름이다. 초지가 펼쳐진 봉우리와 해송숲이 들어찬 봉우리, 크고 작은 알오름들이 오름 옆구리에 비어져 나와 흘러가는 듯한 형상도 함께 품고 있다. 저마다 다른 모양새의 봉우리가 감싸 안은 분화구 안에는 산담들이 들어차있어 산자와 죽은 자의 영혼이 오름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오름이다. 오름일출이 아니더라도 커다란 매력으로 오름오르미들을 유혹하는 오름이다. 좌보미오름을 찾아가려면 번영로(97번 도로)를 이용하여 대천동사거리까지 가서 좌회전하여 수산2리방향으로 가다보면 백약이오름이 나온다.

백약이오름입구에서 우회전하면 좌보미오름에 다다를 수 있다. 표선면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어 그 입구로 들어가서 오름 동쪽부터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여러 개의 봉우리가 하나의 오름인 좌보미오름을 이루고 있어서 각각의 봉우리에서 보는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더 오름 오르는 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해송숲이 우거진 봉우리를 빼고는 각 봉우리 정상에 서면 눈앞이 확 트여있을 뿐 아니라 한라산 쪽으로는 오름군락들이 바다 쪽으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닷가 바로 가까이에 위치한 오름이 아닌 탓에 멀리 보이지만 그래서 태양빛이 대지를 붉게 물들이다 하늘까지 물들이는 제주만의 독특한 오름일출을 감상하기에 그만인 곳이다. 어느 순간 태양이 창공으로 떠오르고 오름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자신들만의 군무를 춘다. 태양빛에 의해 생명에너지를 듬뿍 받은 오름들이 새벽녘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서서히 태동을 시작한다. 제주인들에게 오름은 그 자리에 서있는 작은 봉우리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살아 숨쉬는 안식처이자 희망이 된다. 이렇듯 오름에서 일출을 맞이하여 보면 오름이 자연의 한부분이 아니라 보는 이의 가슴으로 걸어 들어오는 희망의 열기임을 알게 될 것이다.

 

지미봉

 

Greet the Sunrise on Oreum  오름에서 일출을 맞이하다.

눈을 감고 제주의 모습을 그려보자. 그 중심축에 한라산이 있고 그 자락이 바다를 향해 뻗어 있으며 그 끝은 출렁이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약간 기울어진 타원형을 그리면 된다. 그 안에 자리한 360여개의 오름들, 물론 그 밑의 지하세계도 용암동굴이라는 또 다른 왕국이 자리하고 있다. 넘실대는 바다위에 떠있는 거대한 섬이다. 그 섬의 동쪽으로 가면 일출을 볼 수 있고, 서쪽으로 가면 일몰을 볼 수 있다. 일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망망대해에 홀연히 솟아오른 태양이라는 일출도 당연히 볼 수 있는 곳이 제주이다. 그래서 ‘저마다 다른 태양이 떠오르는데, 왜 유독 성산에서만 태양이 떠오른다 하였는가’라는 글귀를 떠올리게 하는 성산은 그 이름조차 성산일출봉이다. 이와 같은 바다와 어우러진 일출은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다른 곳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특별한 일출이 있으니 오름일출이다. 한라산을 여성적인 미가 흐르는 산으로 표현하듯이 대부분의 오름들은 마치 여인의 곡선과도 같은 부드러움과 어머니의 넉넉한 품을 떠올리게 하는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 편안한 품에 안기듯 따사로운 일출을 맞이하여 새해의 희망을 꿈꿔보리라. 

 

오름일출-5

 

“지미봉 일출”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는 ‘동쪽 끝을 향해 달려 성산일출봉이 시야에 들어올 때쯤 오른쪽으로 해안도로 가까이 가파른 오름이 나타나는데 성산일출봉에 가려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지미봉이다. 우도의 서빈백사 백사장에서 바라보면 쪽빛 바다에 금방이라도 풍덩 빠질 듯한 환상을 느끼게 하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 정겨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오름이다.’라고 지미봉을 설명하고 있다. 지미봉을 찾아가려면 제주시에서 동쪽 일주도로를 달려 성산해안도로로 진입한 후 해안도로가 끝나기 전 1km 지점의 종달리 마을 삼거리에서 오름 방향으로 들어서면 오름 표지석이 보인다. 낮에 이 오름을 본다면 160m 정도의 그리 높지 않은 비고와 어울리지 않은 급한 경사도에 만만치 않겠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출맞이를 하려면 랜턴 빛 하나에 의지하는 야간산행을 해야 하므로 그 경사도를 실감할 여유도 없이 그저 등산로를 따라 위로위로 오를 뿐이다. 비처럼 쏟아지는 새벽별의 마중을 받으며 걷다 뒤돌아서니 저 멀리 성산마을의 집집마다 새어나온 불빛이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바닷가의 밝은 빛의 정체는 갈치잡이 배들이지 싶다. 어느새 정상에 도착하고 이제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한다.

여명의 기운 안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성산일출봉의 장엄함과 우도의 편안함! 햇살이 점차 붉은 빛을 짙게 뿌리니 바다에는 햇살로 이루어진 섬이 만들어진다. 햇살 속에 잉태되는 성산일출봉과 눈 덮인 한라산의 희미한 그림자 사이로 아스라이 펼쳐지는 오름들의 기기묘묘한 자태가 얼마나 환상적인가. 내가 혹여 소리를 내거나 움직인다면 그들이 달아날세라 자연과 하나 되어 나 자신도 태양빛에 비추임을 당한다.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안에 스미는 순간이다. 일출의 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 짧은 시간에 느끼는 자연과의 일체감.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이곳에 섰는지, 삶에 아웅다웅하지만 이 우주에서는 티끌보다 작은 존재인 것을… 지미봉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그 위대함속에 삶에 대한 의연함을 배운다.

 


오름주변 맛집추천 / 바다의집 문의 : 064-784-8882

바다의 집은 세화~성산해안도로변 성산항 쪽에 가깝게 위치한 제주해녀가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로 제주 어멍이 손맛으로 완성시킨 맛집이다. 제주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보말성게국, 살아있는 활전복으로 만든 전복죽과 전복회덮밥, 조개죽, 갈치조림 등 제주바다의 순수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요리하기 때문에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 오름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녘, 무작정 길을 나서면 찾아가기가 힘들다. 낮에 미리 한 번 오름의 입구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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