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외강내유(外剛內柔)의 매력! 삼의악오름

삼의악오름1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망, 가까이 다가오는 한라산 백록담과 그 아래 매끈하게 뻗어 내린 능선의 모습이 눈과 가슴을 씻어 내릴 듯이 시원스럽다. 아침에는 골짜기와 산체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삼의악오름일러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를 벗어나 한라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하는 오름이 보인다. 오름 분화구 남쪽에 샘이 솟아나고 있어서 새미오름이라 불리는 오름이다. 한자표기로 삼의악(三義岳), 삼의양악(三義讓岳), 삼의양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시내와 그리 멀지 않은데도 그 모습이 웅장하여 오르기 만만치 않으리라는 지레짐작으로 미뤄두었던 오름이다. 하지만 실제 오르니 반전이 있다. 보기보다 훨씬 수월하고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 있어 가벼이 운동 삼아 올라도 좋은 오름이다.

 

삼의악오름2

❶ 삼나무 숲이 울창하여 아침 삼림욕을 즐기며 산행을 시작한다. ❷ 정상에서는 한라산 조망과 함께 제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시 동쪽의 시내 전경으로 좌측편에 원당봉과 우측 바닷가 끝에는 함덕해수욕장 옆의 서우봉이 보인다.

 

오름 입구는 산천단을 지나 제주종합사격장 진입로 끝 목장 앞에서부터다. 차를 몇 대 세울 수 있는 공터 가장자리에 아라 삼의악 트레킹코스 표지판이 보인다. 오름 정상까지는 1.6km , 관음사까지 아라동 역사문화탐방로 총 5.5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트레킹 코스를 따라 관음사까지 걸어 한라산 숲길의 매력에 빠져도 좋을 듯하다. 트레킹 코스 주변에는 봄의 전령같은 복수초가 많이 피어난다. 새순이 돋아나지 않은 초봄에, 숲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황금빛 복주머니들이다.

 삼의악오름3

❸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주변은 억새와 초지로 되어 있다. ❹ 명당이라 알려져 있어 오름 분화구내 경사면에는 산담에 둘러싸인 무덤들이 많다. ❺ 정상의 정자에서 휴식 중 프레임 안에 들어온 듯한 한라산이 이채롭다. ❻ 봄의 끝자락, 여름이 막 시작되려는 숲에서는 안개비 속에 대흥란이 고개를 내민다.

 

오름 아래는 소를 키우는 목장사유지라 철조망이 쳐져있다. 오름을 오르는 이들을 위해 담을 넘을 수 있는 계단이 놓여있어 접근이 수월하다. 언덕을 조금 오르니 한라산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방목된 많은 소들이 오름 주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오름나들이를 목가적인 풍경이 배웅하는 느낌이다. 오름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풍광으로 예상치 못한 기쁨을 안겨주므로 새로운 오름을 오를 때면 이곳은 어떤 보물을 숨기고 있다가 펴 보일까 하는 기대감이 인다. 오름 등산로는 최근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다. 초입은 꽤 가파르다. 밖에서 보았던 오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하지만 쉬엄쉬엄 올라도 20분이면 오르막이 끝난다. 숨이 살짝 가빠오고 땀이 촉촉이 배일라 치면 삼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로 난 나무계단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정상이다. 정상 주변은 초지로 되어 있어 조망권이 특히 좋다. 몇 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산림감시원이 있는 초소가 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드넓은 자연의 내음을 음미하는 이 순간이 여유롭다. 가까이 다가오는 한라산 백록담과 그 아래 매끈하게 뻗어 내린 능선의 모습이 눈과 가슴을 씻어 내릴 듯이 시원스럽다. 아침녘이라서인지 한라산 계곡의 골짜기까지 선명하게 보여 손에 잡힐 것만 같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전혀 다른 풍경, 도시와 바다가 도열하듯 펼쳐진다. 제주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바닷가를 따라 볼록볼록 솟아있는 오름들-도두봉, 사라봉, 별도봉 오른쪽에는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이 조망권내로 들어온다. 조금 서둘러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한 탓에 순수한 공기입자와 어우러진 깨끗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느려진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여 해송 숲에서 특유의 숲향내를 맡고 또 다른 초지에서는 다시 한 번 시원한 풍광에 감탄을 한다. 분화구 둘레를 산책하듯 느리게 걷는다. 이 오름은 거의 원형에 가까운 분화구 형태에 남쪽으로 화산쇄설물이 흘러내린 듯한 형태로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시작한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지형이다. 분화구 안쪽은 한라산을 마주보고 있는데 이곳은 예로부터 혈이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많은 묘가 산담과 어우러져있다. 분화구 남쪽 흘러내린 지점에는 작은 샘이 솟아난다. 새미오름이라고 불리었던 이유가 바로 이 샘 때문이다. 솟아나는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물이 귀한 오름에 이정도면 마소들이 목을 축일 수 있었겠다. 이 샘을 지나면 두 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계속 내려가면 관음사까지 연결된 트레킹코스다. 좌측으로 올라서면 정상부근의 초지가 나온다. 짧은 시간에 제주도 북쪽의 한라산 전경과 제주시내와 바닷가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같은 오름, 그 나들이가 짧은 봄처럼 아쉬워 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찾고 싶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찾아가는 방법 / 제주시내에서 5.16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제주대학교와 국제대학교를, 우측으로는 산천단을 지나 제주종합사격장 안내판을 따라 진입하여 길 끝에 이르면 삼의악오름 표지판이 보인다. 산행시간 : 정상까지는 20분정도, 분화구 둘레를 따라 걷는 데는 10분여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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