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하늘에 구멍 터진 날, 차귀도

43호 백대비경_2

 

하늘에 구멍 터진 날, 차귀도

 

설문대할망의 오백아들이 배 골을 대로 골아 먹을 것을 구하러 간 사이 어마어마하게 큰 가마솥에 죽을 펄펄 끓이던 그들의 어멍인 설문대할망이 발을 헛디뎌 가마솥에 풍덩 빠져 죽어버렸다. 돌아온 아들들은 이를 모른 채 그 희멀건 죽을 먹었고, 먹지 않고 있던 막내는 이윽고 죽 안의 뼈를 발견하고는 통곡하여 울부짖다 영실의 오백장군이 되는 형들과 외따로 떨어져 제주 서쪽 끝 외딴 섬, 차귀도의 장군바위가 되었으니…

차귀도의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그 아들의 어머니 그리는 마음의 절절함이 아닐까.

차귀도 하늘에 구멍 터진 날, 어머니들은 말한다.

나 어찌 되어도 너 잘되기만 한다면 그것이 무에 대수냐고…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사진설명 /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자랑하는 자구내포구에서 바라본 차귀도 낙조, 구름이 짙은 날, 그 구름 사이로 햇살이 찬란히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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