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열차타고 강원도에 간다고? 나는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도에서 눈꽃기차 탄다. 초록 고사리가 눈밭 사이로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숲속 천연곶자왈로 떠나는 칙칙 폭폭 기차여행. 올겨울 추억여행을 원한다면 에코랜드 기차에 올라 타보자.
기차는 그 자체만으로 낭만적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떠나는 눈꽃기차여행은 낭만적이다 못해 가슴 가득 설렘으로 콩닥거리게 한다. 사소한 차이와 남다른 경험이 특별한 여행이냐 아니냐를 결정하지 않는가. 제주에코랜드의 겨울기차여행은 비교불가의 환상적 매력여행이다. 한겨울에도 지하수와 초록을 머금은 생명의 숲, 곶자왈속으로 떠나는 기차여행으로 겨울이야기를 쓴다.
❶ 제주의 천연곶자왈 숲으로 떠나는 기차여행, 눈꽃이 내리고 도시를 떠난 심신은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❷ 에코브리지역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란색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 ❸ 에코브리지역에서 내려 호수데크길을 걷다보면 드넓은 호수와 작은 폭포를 만난다. ❹ 눈속에서도 초록색을 잃지 않는 고사리들, 곶자왈숲은 한겨울에도 생명의 기운을 뿜어낸다. ❺ 호수를 지나면 풍차가 반긴다.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겨울 눈길을 걷는 시간이 여유롭다.
소담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이 아닌 제주의 눈, 바람이 많은 섬답게 눈이 옆으로 흩날리며 바람과 함께 온다. 흩어질듯 내리는 눈이 쌓이고 쌓여 한라산과 중산간을 새하얀 이불을 덮은 눈꽃나라로 만들고 있다.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답게 제주시내에 내리는 눈은 쌓일 사이도 없이 녹고는 한다. 하지만 한라산의 허리쯤에 위치한 에코랜드는 다른 세상이다. 온통 눈의 나라일 때가 많다. 한라산 둘레의 환상숲길, 얼어붙은 호수, 그리고 드넓은 눈밭에서의 눈싸움, 겨울여행이 무르익는다. 에코랜드를 운행하는 기차는 볼드윈 기관차로 30만평의 원시림을 5종류가 순차적으로 운행하여 기차여행과 걷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코스로 되어 있어 매력적이다. 메인역에서 기차표를 내고 승차하면 첫 번째 정차역인 에코브리지역에서 기차가 멈춘다. 춥다고 기차에서 내리지 않는 이가 있다면 엄청난 손해. 2만여평의 호수길이 기다린다. 드넓은 호수를 가로지르는 수상데크를 사랑하는 연인과 손 꼭 잡고 걸으며 겨울 숲 풍경을 감상해보자. 정글에 눈이 내리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독특한 설경이다. 호수 너머 섬처럼 떠있는 숲과 호수 주변의 원시적인 모습이 가슴에 특별한 그림을 그린다. 호수를 건너와 이국적인 풍차를 지나면 레이크사이드이다. 빨강, 노랑 저마다 다른 색깔 기차가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칙칙폭폭 다음 역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레이크사이드역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코스, 역 전망대에서 바라본 에코랜드 전경. 조심조심 3층 높이까지 올라서 바라보는 설경은 감탄을 자아내어 얼어붙어 미끄러운 계단을 오른 수고를 충분히 보상받는다. 다음 역은 피크닉가든, 봄·가을에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 온 이들이 애용했던 드넓은 잔디광장이 겨울에는 설원으로 변한다. 눈 놀이를 즐긴 뒤에 역사 건너편의 에코로드길은 꼭 걸어보도록 하자. 천연송이가 깔린 곶자왈 생태탐방로에 흰 눈이 시나브로 내려앉았다. 여전히 초록색을 뽐내는 고사리들이 하얀 옷을 입은 채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산책로지만 제주 숲의 천연 향취에 흠뻑 매혹된다. 에코랜드에서의 겨울여행을 마감하기 위해 출발하였던 메인역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기차역 옆에는 어떤 여행자가 만들어놓았는지 눈사람이 찡긋 미소를 지어 보인다. 겨울눈꽃기차여행의 낭만과 호수위길, 오롯이 혼자 걷는 곶자왈숲길, 올겨울 제주여행추억이 특별해진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에코랜드 Tel : 064-802-8000 오전 9시 ~ 오후 5시 30분 (동절기)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1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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