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카메라 렌즈에 담은 제주의 아름다움 – 제주의 사진 갤러리

자연사랑갤러리2

카메라 렌즈에 담은 제주의 아름다움 – 제주의 사진 갤러리

자연사랑 갤러리, 두모악

 

 

억센 바람이 제주를 휘감자

유채꽃이 흔들린다

파도가 춤을 춘다 작가는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르고

이제 그 순간은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에서 기억이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 이동을 한다. 기저귀를 찬 간난쟁이로 돌아갔다가 손수건을 가슴에 달았던 국민학교 1학년으로… 나팔바지를 입은 새침한 엄마와 치렁치렁 장발의 아버지를 만나자 웃음이 터진다. 사진이 없으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추억들을 놓치며 살고 있을런지. 그래서 ‘남는 건 사진 뿐이다’라는 말에 더 공감하게 된다. 어른이 된 내가 그때와 마주하는 방법은 이제 사진뿐이다. 그래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1초는 그때의 나를, 그때의 풍경을, 그때의 공기를, 찰나를 영원으로 남기는 순간이다.

 

자연사랑갤러리1

 

제주의 아름다움을 영원으로 남긴 작가들

오늘 소개 곳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 사진 갤러리 ‘자연사랑 갤러리’와 ‘두모악’이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것과 제주에 미친(?) 서재철, 김영갑 두 작가의 인생과 혼이 담긴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갤러리의 테마는 ‘제주의 아름다움’으로 가장 제주다운 모습이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겨있다.

‘자연사랑 갤러리’의 서재철 관장은 제주일보와 제민일보 출신 사진기자로 신문사를 떠날 때까지 약 30년간, 그리고 지금도 종횡무진 제주를 누비며 풍경과 생태사진을 찍어온 인물. 그래서 자연사랑 갤러리의 사진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짜배기 제주가 살아서 꿈틀거린다. 한라산, 오름, 폭포, 야생화, 해녀, 그 시절 제주의 모습들까지… 제주의 풍경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특히 올해 6월 말까지 서재철 관장과 그의 딸 경리씨(월간 조선 사진기자로 재직중)가 함께하는 <하늘 아래 제주>展이 개최되어 부녀가 20년 간격을 두고 제주도 상공에서 항공 촬영한 작품 40여점을 볼 수 있다. 아버지는 1980~1990년의 제주풍경을 필름 카메라에, 딸은 2010년 제주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으니 아버지와 딸, 각 세대의 감성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감상의 방법이 되겠다.

한라산의 옛 이름이기도 한 ‘두모악.’ 이곳은 김영갑 작가를 미치게 했던 ‘삽시간의 황홀’의 기록들이다. 1982년부터 제주를 오가며 사진 작업을 하던 중 제주도에 매혹되어 1985년 아예 섬에 정착한 김영갑. 제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 아름다움을 렌즈에 담았던 그가 가장 사랑했던 것은 ‘용눈이 오름’이었다. 20년 동안 찍어도 다 못 찍어 수천 수백 번을 올랐다는 용눈이 오름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로, 작열하는 한 낮과 타는 듯 붉은 노을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자리, 같은 앵글에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용눈이 오름을 보노라면 작가가 생전 그토록 사랑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2005년 루게릭 병의 악화로 눈을 감을 때까지 처절할 만큼 제주를 사랑했던 한 사람의 삶의 떠올리며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폐교로 만든 두 갤러리 야외에는 제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공간들이 준비되어 있다. 제주 화산석으로 만든 소담한 길과 화산탄 갤러리가 있고 운동장을 따라 걸으면 수줍게 고개를 내민 꽃들이 인사를 한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영원한 사진으로 남겨둔 두 작가들과 함께 올 봄은 제주를 담은 사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관람 후에는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사진엽서를 구매해 보고픈 사람에게 띄워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사랑 갤러리

자연사랑 갤러리는 소박하고 포근하다. 정문 통과해 모래가 깔린 운동장을 밟으면 꿈 많던 개구쟁이 시절의 나로 돌아간 것만 같다. 그래서 갤러리에 도착하면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을 받는다. 서재철 관장의 사진을 감상하면 ‘제주의 진짜배기 속살은 전부 카메라에 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흑백 사진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기가 찬(?)다. 해녀가 바다에 뛰어들어 물질을 하고, 굿판이 벌어지고, 한바탕 신나는 잔치가 펼쳐진다. 고단하지만 순박하게 살아온 제주인의 삶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구석구석을 누비며 촬영한 숨막히게 아름다운 제주 풍광은 말할 것도 없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참 제주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 자연사랑 갤러리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1920-1 (옛 가시초등학교)  <하늘 아래 제주>展 : 2012년 6월 30일까지  064-787-3110


 

김영갑갤러리001

두모악1

 

두모악

두모악에 도착하면 작은 올레길을 만나는데 돌담 위에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을 볼 때마다 마음이 따스해진다.

현재 두모악에 전시된 김영갑 작가의 사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제주의 산과 오름들이다. 분명 몇 번이나 올랐던 오름들이 이토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피사체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겨서가 아닐까.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꽃들이, 청보리가 내 마음도 흔든다. 나에게 말을 건다. 작가를 ‘지독한 사랑’에 빠지게 한, 그리고 ‘소름끼치는 그리움’을 느끼게 한 그 아름다움을 두모악에서 느껴보기 바란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437-5 (옛 삼달초등학교)  064-784-9907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유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1 Comment

  1. 강치운 says

    제주도 구경 잘허영 감수다. 형님 파이팅^^^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