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3면 3색 칼국수예찬

칼국수

3면3색 칼국수예찬

면 따라 국물 따라 최고의 맛을 뽐내는 칼국수의 변신이 즐겁다.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제주도식 대표 삼대 칼국수가 여기 모였다 !

 

국수

 

 

주인 아주머니가 정성으로 끓여주시는 예스러운 맛
꿩메밀칼국수

꿩메밀국수

은은한 메밀향과 슴슴한 육수가 어우러진 담백한 꿩메밀국수

 

꿩은 예전부터 반가운 손님이 오면 대접하는 귀한 음식이자 겨울철 보양식이었다. 부드러운 육질과 기름기가 없는 담백함은 임금님도 찾으시던 뛰어난 맛을 자랑하고, 기력을 돋운다고 하여 제주에서는 산모가 미역국보다 꿩육수에 메밀로 만든 국수를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꿩메밀칼국수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집이 있으니, 동문시장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골목식당’이다. 맛에 일가견이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이미 장에 갈 때마다 들르는 단골집이기도 하다. 초스피드 즉석요리에 익숙한 우리지만 여기서는 한 템포 기다리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미리 반죽을 해둘 수 없는 메밀 특유의 성격상 주문을 받고나서야 메밀가루를 치대어 반죽을 하고 도톰하게 썰어 낸 후 미리 우려낸 육수로 바글바글 끓여 무와 함께 다시 한소끔 끓여낸다.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 꿩을 뼈째 우려낸 걸쭉한 국물은 부드럽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제주는 예로부터 메밀이 들어가는 음식에 무를 꼭 넣었다. 무가 메밀의 유해성분을 해독해주고 소화를 돕는다고 하니 그 환상의 조합을 진작부터 알았던 제주 선인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100% 순 제주메밀로 빚어낸 두툼한 면발은 오물오물 입 안 가득 구수함이 퍼지고 살짝살짝 씹히는 꿩고기가 식감을 자극한다. 은은한 메밀 향과 슴슴한 육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예스럽고 담백한 긴 여운이 어느 날 문득 떠오르게 돼 다시 한 번 찾게 된다. 주인 아주머니가 정성으로 끓여주시는 꿩메밀칼국수을 먹고 있으면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만들어 준 음식이 생각나 따뜻한 추억이 아른거린다. 유난히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올 겨울, 꿩메밀칼국수 한 그릇으로 따뜻한 겨울나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Tip. 제주도 대표 향토음식, 꿩메밀칼국수 제주도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어서 쌀보다는 잡곡이 흔하여 메밀의 생산이 많았으며, 산야에서는 꿩이 많이 잡혀 꿩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많았다. 이 둘이 만난 꿩메밀칼국수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이었으나 꿩고기의 요리방법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근래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음식이 되어버렸다. 흔치 않은 제주도 별식 꿩메밀칼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골목식당을 찾아가자.

영업시간 / 11:00~20:00 (연중무휴) 전화번호/  064-757-4890 주 소 / 제주시 이도일동 1347-1 번지 주 차 / 동문재래시장 유료주차장을 이용 


 

 

쌉사름하고 시원한 보말 향에서 느껴지는 깊은 바다의 맛
보말칼국수

 

보말칼국수

보말 내장을 으깬 걸쭉한 국물과 바다의 불로초 톳으로 빚어낸 면, 보말칼국수는 바다를 가득 품었다.  

 

제주 바닷가에서 돌멩이를 들춰내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보말(작은 고둥)을 볼 수 있다. 사방이 바다인 섬에서 지천에 있던 보말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제주 사람들의 영양식품이자 간식거리였다. 국이나 죽을 끓여먹고 조려서도 먹던 보말이 칼국수와 만나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 있으니 하르방밀면 집의 보말칼국수이다. 손으로 일일이 속살을 빼야 하는 뒷손질이 까다로워 보말 보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보말만으로도 진한 육수를 내기에 그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내장을 곱게 으깨 우려낸 노르스름한 국물은 제주산 미역과 어우러져 걸쭉하고 깊은 바다의 맛을 낸다. 여기에 직접 빚은 2가지 색의 면발은 쫄깃하고 탱탱하여 젓가락을 한번 들면 멈출 수 없는 맛이다. 밀로 찰지게 뽑아낸 하얀 면과 제주산 톳으로 빚어낸 갈색 면이 보말 국물과 조화롭게 어울려 입안에 착착 감긴다. 특히, 빈혈예방에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그만인 바다의 불로초 톳으로 만든 면은 영양만점 건강음식이다. 청정해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어 바다의 향을 가득 담고 있는 보말칼국수는 오직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으니 그 별미를 놓치지 말자. 양이 좀 부족하다 싶다면 매일 손수 빚는 왕만두를 추천한다. 덧붙여서 한겨울을 이한치한(以寒治寒)으로 이겨내고 싶다면 얼음이 둥둥 뜬 하르방밀면으로 색다른 맛을 느껴보자.

 


Tip. 보말을 보기 힘든 이유 보말은 제주 어느 바다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 졌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상승에 따라 보말의 서식이 줄어든 것이 그 첫째 이유일 테고. 예전같이 사람들이 바닷가의 돌멩이를 들춰내며 보말을 찾는 여유와 시간이 없는 게 두 번째이다. 점차 보말의 맛과 명성이 알려져서 요즘은 찾는 사람이 꽤 많지만 시장에서 구하거나 특별히 해녀에게 부탁을 하여 얻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맛, 색다름, 저렴함의 3박자가 갖춰진 제주의 신선한 해산물인 보말을 올 겨울에는 꼭 음미해보자.

영업시간 / 11:00 – 20:20 (연중무휴) 전화번호 / 064-712-5000 주 소 / 제주시 노형동 2514-8 주 차 / 주변 주차공간 있음


 

 

토종닭 한 마리를 먹은 듯 속이 든든해지는 맛
교래닭칼국수

 

교래닭칼국수

토종닭을 푹 우려낸 배지근한 국물과 녹차로 빚어낸 면발의 환상적인 조화!그 맛을 느껴보자.

 

30년이 넘도록 토종닭 마을로 이름을 널리 알려온 조첩읍 교래리는 토종닭 음식점이 즐비한 곳이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 있으니 닭칼국수로 유명한 교래손칼국수이다. 제주 사람들이 오름 산행 후에 종종 들르던 집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여행자들도 즐겨찾는 맛집이다. 모든 맛집이 그러하듯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깊고 진한 육수가 든든함으로 보답해준다. 토종닭을 통째로 푹 삶아낸 국물은 제주말로 배지근(느끼하지 않으면서 진한 맛)하며 호박과 무가 들어가 달짝지근하고 시원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구수하다. 여기에 푸짐하게 들어간 토종닭은 쫀득하면서도 오래 씹을수록 담백한게 감칠 맛을 더한다. 교래리 토종닭의 가장 큰 특징은 가두어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청정지역에서 공급되는 각종 야생 먹이를 골고루 먹고 활동량이 많아 육질이 남다르고 찰진 맛이 있다. 또 이 집만의 특별한 게 있다면, 녹차로 빚어낸 초록빛의 면발! 보는 즐거움도 있고 적당히 굵으면서도 쫄깃하여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이 집의 바지락 칼국수도 인기 메뉴이다. 큼지막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성인 남성 혼자 먹기에도 부담스럽다 싶을 정도로 양도 많아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Tip. 제주토종닭을 먹고싶다면 조천읍 교래리 한라산 중간산에 위치한 조천읍 교래리는 1970년대말부터 토종닭을 많이 키워, 마을 주민 대부분이 토종닭 음식점을 운영하는 등 도민과 관광객들로부터 ‘토종닭 마을’로 널리 알려져왔다. 이에 2009년 9월 ‘토종닭 유통 특구’로 지정되어 제주토종닭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가고 있다. 최고의 겨울 보양식 제주토종닭을 맛보고 싶다면 교래마을을 다녀가보자.

영업시간 / 11:00~20:00 (연중무휴) 전화번호 / 064-782-9870 주소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491 주차 별도의 주차장 있음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이강인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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