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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환상의 부부 – 김품창 화백 · 장수명 작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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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환상의 부부

김품창 화백 · 장수명 작가 부부

 

 

환상적인 이야기와 생생한 묘사,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등장인물…. 부부는 힘을 합쳐 이야기와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그림책을 만든다. 그림 그리는 남자 김품창 화백, 글 쓰는 여자 장수명 작가에게 듣는 그림책과 부부의 이야기.

 

그림동화

 

 

제주를 담은 그림책 이야기

부부는 「똥돼지」, 「노리의 여행」, 「고래나라」 3권의 제주이야기를 냈다. 부부의 그림책에서 제주도는 돌고래가 하늘을 날고 요정이 사람과 친구가 되는 신비로운 섬, 우리네 이웃이 사는 친근한 마을이 된다. 그중 첫 번째, 『똥돼지』는 과거 제주 집집마다 돗통시(돼지우리와 화장실을 합쳐 놓은 곳으로 사람 변을 처리하고 돼지 변을 얻어 거름으로 사용하였다)가 있던 시절, 똥돼지를 미워했던 꼬마 똥지의 이야기이다. 부부는 재미와 함께 돗통시라는 훌륭한 문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 또한 알리고 싶어 직접 출판사를 설립해 『똥돼지』를 출판했다. 돗통시와 돌담, 촘항, 가옥구조 등을 충실하게 표현한 그림으로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으며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림동화025(패스)

집 앞 바다에서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보고 만든 그림책 『고래나라』의 한 페이지.

 

제주이야기의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노리의 여행」은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을 여행하는 노리(제주를 지키는 요정과 같은 존재)의 이야기로 실존하는 길을 배경으로 쓰인 한편의 동화이다. 동화 속 아름다운 서귀포의 풍경은 작가의 산책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곳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걸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세 번째 이야기 「고래나라」는 고래와 진심으로 소통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보통의 그림책과는 다른 독특한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보통 그림책은 원고에 그림을 맞춰 책으로 나오는데 「고래나라」는 그 순서를 뒤집은 파격적인 작품이다. 김품창 화백의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이라는 작품을 바탕으로 장수명 작가가 동화를 썼는데 놀랍도록 그림과 이야기가 어울려 스토리가 있는 김품창 화백의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림동화1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7m20cm x 2m10cm 제주10년을 마무리 하는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지금까지의 모든 작품의 특성을 녹아낼 대작을 그리고 싶었다. 많은 드로잉과 축소된 소품을 여러 장 그리면서 구성과 색채를 설정 해 보고 1년이 넘게 걸려서 제작된 작품이다.

그림동화3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85cm x 1m24cm 제주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원리와 태흥리 가는 길에 있는 야자수 군락에서 아내와 6살 된 딸과 함께 산책을 하던 중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게다가 빨간 볼의 장끼까지. 그 날 받은 감흥을 잊을 수 없어 그곳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이다.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2m15cm x 1m55cm 368여개 제주 오름의 숫자만큼의 전복껍데기로 제주를 형상화하고 각각 다른 그림으로 제주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각 오름이 하나의 작품들로 각각 탄생되었으며, 그 작품들을 모아 하나의 제주를 만들었다.

 

 

부부의 이야기

제주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식 때문에 종종 제주 토박이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부부는 각각 강원도와 경북 출신으로 단지 그림을 실컷 그리기 위해 15년 전 제주도로 왔다. 처음 1년은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곧 생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농사를 지어볼까 해서 밀감을 1주일 따봤는데 한 달을 앓아누워 농사도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다행히 장수명 작가의 작품이 당선되어 등단을 하고 책을 내게 되었고 김품창 화백의 작품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김품창 화백은 매일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도 활발히 열고 있으며 장수명 작가는 동화는 물론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강의에도 나가고 있다.

 그림동화4

❶ 부부가 힘을 합쳐 만든 3권의 제주이야기, 이외에도 제주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그림책을 계획 중이다. ❷ 예술적 감수성이 잘맞는 부부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활발히 나눈다. ❸ 김품창 화백은 매일 수양하듯 그림을 그린다.

 

 

부부는 15년을 제주에 살면서 제주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왔지만 소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장수명 작가는 “제주도 자체가 동화지요. 제주도에는 이야기가 참 많답니다.”라고 말할 만큼 제주도에서 보고 느끼는 것에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만든다. 김품창 화백은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소재를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바라보면서 마음에 완전히 스며들었을 때 비로소 그림으로 표현한다.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찾는 것이 생생한 제주를 담은 이야기와 그림의 비결이다. 따로 또 같이 일을 하고 있는 부부, 갈등은 없었을까. 예술적 감수성이 잘 안 맞는다면 함께 일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 부부는 그런 면에선 아주 잘 맞는다고 한다. 책을 만들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각자의 역할도 똑 떨어지게 잘 맞더니 예술적 감수성까지 잘 맞는 그야말로 환상의 부부다.

사진 촬영 중 김품창 작가의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신작 앞에서 마주 보시기를 부탁드렸다. 마주보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는 부부, 쑥스러운 듯 했지만 오가는 시선 안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과 깊은 신뢰를 읽을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나니 앞으로 힘을 합쳐 만들어갈 총 20권으로 계획된 제주이야기 시리즈, 부부 각자의 글과 그림에서 어떤 제주의 면면을 담아낼지 기대가 된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지은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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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하영미 says

    그림에 대하여 잘 모르는데, 김작가님 그림을 보고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2017년 하반기 작품전시 예정이나, 그림을 그입하고 싶은데, 방법이 어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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