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제주문화재위원 김순이

김순이

 

스스로 제주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제주 여인, 김순이씨 를만나본다.

 

김순이! 그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다. 학교가 끝나면 교복을 입은 채 박물관 전시실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는 시간가는 줄 몰랐던 소녀 시절이 있었다. 고고학과 제주의 민속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그 당시는 여자가 그런 전공을 택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 다른 전공인 국문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그녀는 지금 제주 민속 문화의 길에 서있다.

 

제주여인의 슬기로움을 알리고 싶다!

Q : 선생님께서 제주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제가 박물관에서 이런저런 조사를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 ‘제주민속을 알려면 제주여성을 알아야 한다, 제주문화의 핵은 여성이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후 해녀들의 언어를 조사한 보고서가 있고 2000년에는 제주도지편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으면서 <제주여성문화>란 책을 기획하여 제주여성에 대한 삶과 문화를 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책은 한국 여성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이후 서울여성문화니, 경기여성문화니, 경북여성 문화니 이런 책들이 나왔지요. 그리고 이런 제주여성문화를 캐다보면 도달하는 곳이 신화이고, 거기에 나오는 여성신들이야말로 제주여성의 원형질이라는 걸 알게 되죠. 남성문화, 유교문화에 파묻힌 신화의 행간을 읽어내는 것, 이것이 요즘 제가 하는 일입니다. 저는 지금도 밤 2시까지 책을 읽고(책벌레, 책중독자)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은 찾아서 그 답을 알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김순이2

 

Q :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정의하는 제주 여성은 무엇입니까?

A : 제가 정의하는 제주여성은 억척스럽고 강인한 제주여성이 아니라 난관을 돌파하는 용기와 도전의 정신을 가지고 삶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여성들이라는 점입니다. 그건 대학교육 또는 박사학위 같은 거하곤 다른 겁니다.

무학일지라도 자신의 인생을 응시하고 삶이 주는 교훈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그런 자세가 중요한 것이죠. 이런 제주여성의 내공을 스스로 깨달을 때 더 힘이 난다고 봅니다.

김순이씨의 제주여성들에 대한 애정은 크고 깊다. 제주여성들의 삶의 지혜는 온 세계가 배워 가야할 자산이라는 것이다. 밭일에 소를 치고, 말을 모는 일까지 그리고 물질까지 하는 제주여성들이 억척스럽게만 비쳐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아무리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하여도 남편을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존중받도록 배려하고 받들었던, 감내하는 여성이었다. 자청비신화를 보더라도 제주여성은 용기와 지혜가 있는 슬기로운 여성이었다. 제주 여성에 대한 재인식, 그리고 그들의 삶의 지혜와 슬기로움의 DNA를 널리 전파해야함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였다.

관심을 가져야할 다른 분야로 제주전통공예를 들고 있다. 탕건, 망건, 정동벌립, 가마니, 돌하르방 등 무형의 자산이 풍부한 민족일수록 발달한 민족이라고 얘기한다.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무형의 자산은 온 인류의 자산이다. 육지의 무형자산이 궁중이나 양반중심의 문화였다면 제주는 일반 백성의 삶을 그대로 전하는 민중적 성격이 짙다. 이런 무형유산이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사와 보전활동을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제주무형유산을 세계화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지키는 것이 아닌 기존의 통념을 깨고 세계인의 눈으로 보는 시각적 다양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제주인에게 넓게 포용하는 마음을 끄집어내라고 말한다. 드넓은 바다와 하늘을 내 것으로 지닌 사람들 아닌가. 그리고 제주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기를 당부하였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집필한 책 :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 / 제주여성문화 / 제주신화집 / 제주여성사 / 제주여성전승문화 / 제주도 신화전설 1,2 / 전통맥향 등 다수

약력 : 1946년 제주 출생, 2001년  문화재 감정위원, 2002년부터 제주도 문화재 전문위원을 지내고 있으며, 시인으로도 활동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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