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부심
그 지역에만 있는 맛있는 음식은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할 즐거움이다.여기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의 유행을 이끌고 있는 4개의 브랜드가 있다.제주에서는 자주 만날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드니체크리스트에 올려두고 찾아가보자.
제주 유기농 우유의 깨끗함으로 승부하는
알라스카 인 제주
아이스크림은 기분 좋은 차가움과 부드러움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여행의 느낌을 닮았다. 2014년 5월, 함덕 해변 근처에 문을 연 ‘알라스카 인 제주’는 순수 제주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제주 여행에 즐거움을 더하였다.
알라스카 인 제주의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달지 않고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조사한 끝에 찾은 재료가 바로 제주유기농우유였다. 유기농우유는 일반우유에 비해 오메가3의 비율이 높고 지방도 적어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맛도 깔끔해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에도 좋았다. 그렇게 제주유기농우유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알라스카 오리지널이 탄생했다.
알라스카 인 제주에서는 최고 등급의 제주유기농우유를 매주 2번 공급받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새하얀 알라스카 오리지널 위에 앉은 귀여운 곰 모양의 쿠키가 어서 맛을 보라고 유혹한다. 고소한 우유의 맛과 향이 진하게 퍼지는 첫 맛, 사르르 녹아 깔끔하게 마무리 되는 뒷맛이 인상적이다. 아이스크림 특유의 텁텁함을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제주 유기농 녹차를 사용해 만든 제주 그린티도 단맛이 적고 쌉싸래해서 질리지 않고 깨끗하게 먹을 수 있었다. 한라봉 눈꽃빙수는 한라봉의 상큼함과 우유얼음, 아이스크림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이외에도 각기 다른 토핑을 얹은 아이스크림, 다양한 종류의 눈꽃빙수와 밀크셰이크, 영귤차, 커피 등의 메뉴를 판매한다.
❶ 매장 인테리어는 이글루와 북극곰으로 알라스카에 온 듯 깨끗한 이미지를 담았다. ❷ 한라봉의 상큼함과 제주유기농우유의 맛이 잘 어울리는 한라봉 눈꽃빙수 ❸ 함덕 해변 근처에서 이 모습을 마주친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들러보자.
매장 한편에 서 있는 북극곰 ‘알랑카’는 알라스카인 제주의 마스코트다.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목표로 하는 만큼 동물 중에서도 모성애가 뛰어난 북극곰을 마스코트로 삼았다. 손님들은 알랑카와 사진을 찍기도 하고 넓은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놀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놀이터 같은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알라스카 인 제주의 바람이라 직원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알라스카 인 제주 본점은 함덕에, 3호점은 용담에, 2호점은 놀랍게도 서울 명동에 있다. 제주에서 시작된 브랜드가 서울로 진출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제주의 맛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알라스카 인 제주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나자.
촬영협조 / 알라스카 인 제주 본점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572 전화 : 064-782-1179 영업시간 : 오전11시~오후11시 <알라스카 인 제주 용담점 : 064-745-1654>
제주돼지, 푸짐하고 건강하게 먹어요.
궁한스샤브샤브
2010년 사람들이 이런 곳에도 식당이 있어? 하는 곳에 제주산 돼지샤브샤브를 주 메뉴로 하는 궁한스샤브샤브가 문을 열었다.
사장님의 일과는 새벽 6시부터 육수를 내는 일부터 시작됐다. 정신없이 장사를 하고 정리를 하고 나면 어느덧 밤 12시였다. 고된 일과였지만 식당을 알리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 돼지구제역파동으로 제주산 돼지고기 값이 치솟고 설상가상 채소 값도 하늘 높이 치솟았다. 제주산 돼지를 사용하고 채소를 듬뿍 제공하는 샤브샤브가게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비록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처음처럼 제주산 돼지고기만을 사용하고 채소를 듬뿍 제공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텨내자 서서히 단골손님도 늘고 체인점 문의까지 들어오면서 총 4개의 매장이 있는 지금의 궁한스샤브샤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
궁한스샤브샤브의 인기 메뉴는 각종 해물과 전복을 푸짐하게 넣어 제주산 돼지와 함께 먹는 해물전복샤브샤브이다. 오랜 시간 정성들여 끓인 육수에 푸짐하게 제공되는 갖가지 채소와 해물을 넣고 팔팔 끓인다. 그 후에 싱싱한 활전복을 통째로 넣고 부드러운 제주산 돼지목살을 넣어 먹으면 된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쫄깃한 주꾸미와 전복, 새우까지 감칠맛을 더한다. 겨자와 간장, 청양고추를 섞은 소스는 매콤해서 자꾸만 음식을 부른다. 돼지고기를 샤브샤브로 먹으면 소고기와 달리 오래 끓여도 부드럽고 해물과 조합이 좋아 육수가 한층 시원해진다. 나중에 제공되는 만두와 칼국수를 먹을 때도 입에 쫙쫙 달라붙는 맛이 된다. 채소와 해물, 돼지고기, 만두에 백년초, 쑥, 귤을 넣어 만든 삼색칼국수까지 먹고 나면 배가 불러 숨을 헐떡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마지막 코스, 영양죽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 진한 육수에 뭉근하게 풀린 밥알, 달걀로 부드러움까지 더한 영양죽은 아무리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들어간다.
❶ 궁한스샤브샤브는 비교적 큰길에 위치해있어서 찾기 쉽다. ❷ 싱싱한 활전복을 통째로 넣어 전복은 쫄깃하고 국물은 시원하다. ❸ 개별적으로 분리된 좌석에서 편안한 식사가 가능하다
궁궐에 들어온 것처럼 대접받다가 가시라고 지었다는 식당이름처럼 곳곳에 손님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쓴 티가 묻어난다. 각 자리는 분리되어있어 다른 손님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맘껏 먹을 수 있다. 또, 아무리 맛있는 식당이어도 친절하지 않은 곳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며 점원들의 친절을 강조한다. 궁한스샤브샤브에선 건강한 음식을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으니 이것이 단골은 물론 새롭게 찾아온 손님도 만족하고 돌아가는 이유이다.
촬영협조 / 궁한스샤브샤브 : : 제주시 연북로 60 전화 : 064-744-3197 영업시간 : 오전 11시~ 저녁 11시(3시~5시 휴식시간) 일요일은 오후 4시~오후 11시 <일도점 : 064-901-7412 ·외도점 : 064-713-3197 ·서귀포점 : 064-763-3197>
번거롭고 귀찮아도 맛을 위해서
남문숯불바베큐
발갛게 달아오른 숯불 위를 바쁘게 오가는 손, 뽀얗게 피어오르는 연기, 노릇하게 익어가는 닭고기는 식욕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30년째 통유리 앞에서 닭고기를 굽고 있는 이곳은 ‘남문숯불바베큐’로 제주칼호텔 근처에 위치한 본점과 외도, 서귀포 등에 총 9개의 매장이 있는 제주에서 역사 깊은 브랜드이다.
정식 오픈시간보다 1시간 일찍 찾은 매장에서는 한창 숯에 불을 올리고 장사에 사용할 닭을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롭지는 않은지 물었더니 역시나 번거롭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숯불로 굽는 것이 기름기는 적당히 빠지고 육질은 촉촉하게 유지하면서 숯불 향까지 더해져 한층 더 맛있어 진다고 한다. 누구나 숯불을 사용한다고 맛있게 구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잘못구우면 오히려 더 퍽퍽해질 수도 있어 섬세한 불 조절이 관건이라고 한다. 가게를 넘겨받아 현재 18년째 본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내외는 오랜 노하우로 언제나 맛있는 숯불구이를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는 숯불바베큐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완성됐다. 굽는 과정에서 소금을 뿌리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맛을 보니 간이 딱 맞았다. 굽는 도중에 닭에 소금을 직접적으로 뿌리면 수분이 빠져 육질이 딱딱해지니 천일염으로 만든 소금물에 미리 염지시키는 것이 비법이라고 한다. 소금물의 농도는 날씨나 닭의 상태에 따라 미묘하게 조절을 해야 한다고 하니 이것 역시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 미묘함을 조절하는 전문성은 또 어떻고. 숯불로 구운 닭고기를 그냥 낸 것이 소금구이, 양념으로 버무리고 철판 위에서 한 번 더 끓여 낸 것이 양념구이다. 양념은 순한 맛, 매운 맛 두 가지가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청양고춧가루로만 만드는 매운 맛 양념은 억지스러운 매운 맛이 아니라 깔끔하고 기분 좋게 맵고 순한 맛은 좀 더 달콤하다. 언제나 신선한 제주산 닭과 국내산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도 맛의 비결 중 하나다.
❶ 통유리 너머 숯불에 노릇하게 익어가는 닭고기를 볼 수 있다. ❷ 숯불구이와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닭똥집튀김 등 메뉴가 다양하다. ❸ 아늑한 매장에서 먹을 수도 있고 배달도 가능하다.
숯불구이 외에도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등 다양한 닭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그 중 닭똥집튀김이 아주 별미다. 바삭한 튀김옷과 쫄깃쫄깃한 닭똥집이 자꾸만 손이 가게 한다. 자칫 냄새가 나기 쉬운 닭똥집인데도 손질을 아주 잘했는지 뒷맛도 깔끔하다. 제주도에서 닭똥집뒤김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사장님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메뉴다. ‘남문숯불바베큐’에서 정성으로 구운 제주산 닭의 고소함과 촉촉함을 맛보자.
촬영협조 / 남문숯불바베큐 본점 : 제주시 중앙로 118-1 전화 : 064-722-9201 영업시간 : 오후5시~익일 오전 2시(둘째, 넷째 화요일 휴무) < ·노형점 : 064-747-9201 ·삼화점 : 064-725-9201 ·서귀포점 : 064-733-9201 ·연동점 : 064-748-9201 ·이도아라점 : 064-755-9201 ·일도점 : 064-726-9201 ·외도점 : 064-744-9201 ·한림점 : 064-796-9250
쉼터 같은 레스토랑이 되고 싶어요.
루스트 플레이스
레스토랑에 가기가 부담됐던 제주청년이 있었다. 어쩐지 분위기도 익숙지 않아 꺼려지는데다가 가격도 부담이 됐다. 그래서 청년은 누구나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마침내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2009년 12월 루스트 플레이스 본점을 오픈했고 현재는 제주도 곳곳에 총 5개의 매장이 있다.
메뉴판을 펼치면 믿기 힘든 가격이 펼쳐진다. 샐러드,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 음식, 생맥주와 수입맥주, 와인에 식사 후 제공되는 후식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루스트 플레이스는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으로 도민들은 사로잡았다. 우리가 흔히 가는 레스토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심지어 5년 전 오픈할 당시보다 가격을 내렸을 정도다. 루스트 플레이스의 대표는 그저 체인이 늘면서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가격을 내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루스트 플레이스의 인기메뉴 중 하나인 빠네는 큼지막한 빵 속을 파내 해산물과 베이컨이 든 크림파스타를 넣어 소스에 촉촉이 젖은 빵까지 함께 먹을 수 있어 푸짐하고 맛도 좋다. 또 다른 인기메뉴는 블랙페퍼안심스테이크. 호주산 냉장육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육즙이 풍부하고 육질이 부드럽다. 음식은 재료가 80%를 차지한다는 신념아래 늘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명이서 찾았다면 루스트 패밀리세트를 추천한다. 인기메뉴 다섯 가지(함박스테이크, 아라비아따, 두 배 까르보나라, 해산물 볶음밥, 고르곤졸라피자, 후식5)를 세트로 제공해서 저렴하고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일부 파스타는 5000원을 추가하면 양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 포인트다.
❶ 휴양지를 닮은 편안한 인테리어의 루스트 플레이스❷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블랙페퍼안심스테이크는 이곳의 인기메뉴 ❸ 루스트 플레이스의 전경, 도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장소다.
특별한 날에만 찾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밥을 먹을 때, 술 한 잔하고 싶을 때, 느긋하게 쉬고 싶을 때 언제나 찾고 싶은 곳이 되는 것이 루스트 플레이스의 지향점이다. 레스토랑이름을 쉼터라는 의미의 ROOST라고 지은 것도, 연못과 나무를 놓고 자연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이런 이유다. 손님들의 ‘정말 맛있어요, 잘 쉬다 가요’라는 말을 듣는 것이 밥보다 맛있다는 루스트 플레이스 대표는 손님들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당당한 제주 브랜드로서 루스트 플레이스가 어떤 변화로 어떻게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촬영협조 / 루스트 플레이스 노형본점 : 제주시 수덕로 79 전화 : 064-745-9004 영업시간 : 오전11시~익일 오전 2시 <베라체점 : 064-755-9004 ·삼화점 : 064-751-9008 ·서귀포점 : 064-738-9008 ·제원점 : 064-747-9004>
에디터 / 김지은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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