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제주어 지킴이 ‘뚜럼브라더스

뚜럼메인

 

 

뚜럼브라더스-5

 

제주인의 삶의 향기를 또르르 굴려 담은 제주어 노래들~
뚜럼브라더스의 리더 박순동 씨를 만나다.

 

 

‘뚜럼브라더스’ 듣기만 하여도 정겹다. 정겨운 이름으로 제주어 지키기에 앞장서온 뚜럼브라더스의 박순동 씨를 만나보았다. 뚜럼은 제주어로 바보라는 뜻! 왜 하필 바보일까? 밴드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묻는 질문에 “뚜럼은 제주어구요. 바보지요. 노래를 하는 사람이 뚜럼브라더스라고 불리고자 하는 것은 제주어를 고집하는, 제주어에 빠져있는, 제주어를 사랑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거겠지요?” 그렇게 2001년부터 우직하게 제주어 노래를 짓고 부르며 널리 알리고 있다. 그의 제주어에 대한 애정과 제주어 지킴이로서 어떠한 활동을 하여왔나 들어본다.

 

 

뚜럼브라더스-2

 

➊ 뚜럼 박순동씨는 객원 멤버들과 많은 공연을 진행한다. 이 날은 제주에 살고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사이먼과 함께 했다. ➋ 공연 전 잔디밭에서 연습 중 많은 아이들이 주변을 둘러싸자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주고 있다. ➌ 그는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부른 15년 세월을 입증하듯 기타를 다루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➍ 관객들이 함께하는 공연이 더욱 재미있다. 제주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춤까지 추는 학생들의 모습에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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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는 할아바님 할마님의 향기이며, 어머니의 숨결이다.

그 지방의 언어는 지역의 풍토와 역사와 함께 숨 쉬는 그리고 개개인의 삶의 향기와 공존하는 예부터 지금에 이르는 삶의 증거이다. 박순동 씨는 다른 지방의 사람들이 제주어를 들을 때 완전히 낯선 언어로 받아들이며 어려워하고 사투리는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못해 가슴 아프다고 말한다. 제주어 노래를 부르게 된 계기는 15년 전인 2000년MBC대학가요제 전국본선 무대에 오르고 난 뒤 오멸감독이 제안한 ‘제주문화 살리기 운동’에서부터이다. 이듬해 시청 앞 공연에서 누구나 부르는 일반 가요를 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것이 진정 ‘제주문화 살리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까마득한 옛 기억이 되었지만 순박했던 어린 시절을 제주어로 풀어 노래를 만들고, 제주어를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故 김종두 시인의 ‘사는 게 뭣 산디’라는 제주어 시집을 만나게 되었고 거기에 나오는 뚜럼이라는 연작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며 뚜럼으로 살아가게 된다. ‘제주어 좀 지켜줘게~’하는 당부를 남기고 돌아가신 김종두 시인의 말씀은 그에게 평생 가야 할 길의 화두가 되었다. 처음 시작은 혼자였지만 이제는 함께 나누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더 큰 기쁨을 누린다. 베이시스트 ‘손욱’, 드러머 ‘한훈’, 장구돌이 ‘진성호’, 기타리스트 ‘김도형’, 우쿨렐레 ‘김용수’, 하모니카 ‘러피’, 퍼커션 ‘서신’, 바이올리니스트 ‘사이먼’, 콘트라베이스 ‘이동희’… 그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벗님들이다. 혼자였으면 다 채우지 못했을 그의 삶과 노래를 서로 다른 에너지와 향기로 가득 채울 수 있으니 뚜럼이 모여 완벽한 뚜럼 아닌 뚜럼을 만들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최근 나온 5집 ‘제주 해녀 블루스’는 기타와 하모니카, 퍼커션이 빛을 내준다며 꼭 들어보라고 한다.

그가 통기타를 들고 잔디밭에서 노래를 부른다. 슬금슬금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그의 노래가 친근함과 밝은 에너지로 아이들과 함께 동화되어 푸르른 잔디 위를 굴러다닌다. 그의 앞으로의 바람도 그러하였다. “웃음이 가득한 신명나는 제주어 노래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제주어의 정겨움과 소중함을 나눌 거예요. 잊혀가는 제주어를 제주의 향기가 가득한 가사로 풀어 다양한 장르에 접목해보며 살아가고 싶어요.” 제주어가 제주라는 섬에 정체되지 않고 온 사방을 또르르 또르르 굴러다니며 제주인의 고된 삶을 풀어주고 제주인의 질박한 해학도 알려 함께 어우러지고 싶은 그의 소망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꼭 하고픈 말을 묻는 질문에 “제주어는 할아바님 할마님의 숨결, 한라산의 호흡이랍니다. 제주도의 또 다른 모습이랍니다. 지키고, 나누고, 생활 속에 풀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여러분이 바로 제주어지킴이랍니다.” 요즘 ‘맨도롱또똣’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제주어가 관심을 받기까지 묵묵히 지키고 알려온 뚜럼브라더스가 있었기에 독특하고 매력적인 제주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그들의 길에는 제주어가 벗하여 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뚜럼브라더스 http://cafe.daum.net/ddurumbr

 

 

 

아이러브제주도장


글 / 황정희

사진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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