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들은 더불어 사는 법을 안다.
청보리 물결 너머 언뜻 보이는 지붕들.
키가 참 작다.
바람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간다.
제 몸을 수그리고 집을 낮춰 사는 그들 삶의 방식이다.
4월 무렵 가파도에 청보리가 익어가고
잇달아 제주 본토의 청보리밭도 여물어간다.
바람소리가 들린다.
일렁이는 파도가 어찌 바다에만 있으랴.
청보리밭을 뒤흔드는 바람소리는 파도소리를 닮았다.
어떤 날은 참을 수 없이 드세고
또 어떤 날은 부러 새침을 떨 듯 잔잔하다.
제주의 바람이야기다.
제주에 바람이 없다면 심심하여 무슨 재미겠는가.
아옹다옹 그렇게 부대끼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가파도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