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맛

오메기술

오메기술1

 

시큼, 달보드레, 씁쓰름, 떨더름한 맛의 제주 전통 곡주!

오메기술

 

 

차좁쌀, 누룩이 한라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과 궁합을 맞춰 술 향기 풀풀 날리며 익어가는 오메기술은 실로 제주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제주 전통주인 오메기술은 흔히들 먹는 막걸리와 농민의 시름을 덜어주는 곡주라는 점에서는 그 태생이 같다 할 수 있지만 차좁쌀이 주재료로 들어가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제주의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로 빚었으니 그 술맛이 남다름에 이유가 될 만하다.

 

오메기술2

 

제주에는 논이 거의 없고 곡식농사가 수월치 않았던 화산회토 토질로 인해 주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곡류가 좁쌀이었고, 이를 이용해 떡을 해먹거나 이렇듯 술 익는 향기가 정겨운 오메기술을 빚어왔다. “못 먹는 탁배기, 권하지나 맙서예, 달이 동동 밝거들랑, 날 만나러  옵서예”(못 먹는 오메기술 권하지 마시고 휘영청 달 밝거든 나를 만나러 오세요)라는 민요가 전해오듯이 오메기술은 집집마다 빚어두고 손님대접에 요긴하게 쓰이거나 제주(祭酒)로 귀하게 쓰였고, 팍팍한 세상사를 잊고자 할 때, 노동으로 지치고 힘들 때 한 사발 들이켰던 제주인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전통주이다. 흔히들 부르는 조껍데기술이란 명칭은 잘못된 것으로 시중에서 파는 좁쌀 막걸리와는 달리 차좁쌀로 오메기떡을 만들어 이것을 으깨어 만든 술만이 진짜”오메기술”이다. 지금도 제주전통식으로 오메기술을 빚고 있는 이가 있으니, 제주무형문화재 제3호 오메기술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김을정”할머니(85세)이다. 성읍민속마을 내에 있는 집에 가면 술 빚는 모습을 보거나 제대로 된 오메기술을 맛 볼 수 있다.

 

조

 

오메기술의 재료는 차좁쌀, 물, 누룩뿐이다. 그 이외에 다른 것은 일체 들어가는 것이 없다. 그 중에서도 술맛을 좌우하는 것이 누룩이다. 누룩을 잘 띄워야 술맛 좋은 오메기술이 되므로 누룩 만들기에 온 정성을 다한다. 누룩은 보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손바닥만한 보리개떡 형태로 빚어서 짚을 한 켜 깔고 둥글 넙적하게 빚은 누룩을 한 켜씩 까는 식으로 담아 뜨뜻한 곳에서 보름 정도 띄운다. 보름후면 누룩이 완성되는데, 그  전에 짚을 걷어 올리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진다. 매일같이 누룩 자리의 위치를 바꿔주며 뒤집어 놓아야 곰팡이가 고루 핀다.

 

오메기술3

> “오메기술” 술 이름의 주인공인 오메기떡을 만드는 과정으로 거칠게 간 차좁쌀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해 둥글 넙적하게 빚는데 그리 크지 않게, 가운데를 꾹 눌러주어야 잘 익는다. > 가마솥에 물을 팔팔 끓이고 있다가 오메기떡이 다 빚어지면  끓는 물에 넣어 둥실 떠오를 때까지 익혀 건져낸다.  >오메기떡은 제주에서 즐겨먹었던 떡으로 삶아낸 떡에 꿀이나 팥고물을 묻혀 먹으면 맛이 그럴싸하다. 차좁쌀로 만든 떡이라서인지 한 두 개만 먹어도 뱃속이 든든하다. > 잘게 빻은 누룩을 함께 넣어 찰진 오메기떡을 풀어준다. 골고루 섞이도록 물을 붓고 휘저어주고, 항아리에 옮겨 담을 때도 물을 적당히 붓는다. 

 

 

누룩이 준비가 되었으면 이제 오메기떡을 만들어야 한다. 거칠게 간 차좁쌀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반죽해 둥글 넙적하게 빚는데 그리 크지 않게, 가운데를 꾹 눌러주어야 잘 익는다. 만든 오메기떡을 팔팔 끓는 물에 넣어 익혀내 건져서 고물이 묻히거나 달달한 것을 묻혀 먹으며 맛이 그럴싸하다. 오메기떡을 조근조금 풀어헤쳐야 하는데, 워낙 찰기가 좋아 잘 안 풀린다. 이때 잘게 빻은 누룩을 함께 넣어 풀면 언제 그랬냐싶게 잘 풀린다. 골고루 섞이도록 물을 붓고 휘저어주고, 항아리에 옮겨 담을 때도 물을 적당히 붓는다. 발효 과정에서 하루에 너댓 번은 골고루 저어주어야 술이 잘 익는다. 거품이 올라올 때면 비로소 술이 숨을 쉬는 듯 보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 익으면 항아리 속의 검은 빛 술 표면에 곡주 특유의 향기와 약간 새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오메기술이 비로소 완성된다. 좁쌀막걸리의 원조인 오메기술이다.

제대로 된 오메기술은 다른 지역에서 만나기 힘들다. 이는 운반과정에서 술이 흔들리고, 갑자기 발효가 진행되어 술이 쉬거나 터져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오래 보관하기가 힘든 술이다. 오메기술의 술맛은 시큼, 달보드레, 씁쓰름, 떨더름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곡주라서인지 다른 안주 없이 들이켜도 그 맛이 풍요롭다. 취기가 쉬이 올라오는 술로 맛있다고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낭패다 할 정도로 흠뻑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른한 오후 오메기술 한잔으로 불끈 힘이 나고,  제주의 옛 전통주를 가까이 접함에 문화의 향기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십 년 세월 동안 오메기술을 빚어온 김을정 할머니(85세)는 1920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3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전통주의 달인이다. 오메기술 뿐만 아니라 고소리술의 지정 문화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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