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횟감과 시원한 냉국물의 환상궁합
너는아느냐물회의참맛을? 물회한그릇이면여름더위가싹~
제주여름을대표하는음식물회제주인의 생활과 선인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제주음식은 소박하고 투박하다, 그리고 색다르다. 재료의 싱싱함이야 두 번 말하면 잔소리지 싶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은 싱싱함 그 자체이다. 싱싱한 재료가 지천인데, 지지고 볶을 필요가 있었을까. 그래서 예부터 제주사람들은 재료 본연의 맛과 싱싱함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요리를 해먹었다. 그 중에 여름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 물회는 싱싱한 횟감과 제주전통 된장, 아삭거리는 야채가 듬뿍 들어간 현대인이 찾는 웰빙음식의 대표 격이다. 물회는 된장을 푼물에 오이, 양파 등의 야채를 채 썰어 넣고, 주재료를 다양하게 넣어 완성한다. 주재료로는 제주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리돔, 누구나 잘 먹는 한치 외에 어랭이, 전복, 해삼, 옥돔, 성게 등 바다와 가까운 섬답게 다채롭다. 물회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자리물회보다 한치물회를 먼저 맛보는 게 무난하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맛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생한치살의 절묘한 어우러짐은 물회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 정도로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자리돔을 세꼬시로 썰어서 넣으면 자리물회요, 한치를 채 썰어 넣으면 한치물회다. 어랭이도 세꼬시로 넣는다. 최고급 어패류 전복을 넣어 만든 전복물회는 전복살의 꼬득거림이 일품이다. 옥돔의 부드러운 생선살을 넣어 만든 옥돔물회는 특히 나이드신 분들에게 좋다. 생된장을 풀어 넣는것이 물회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이라면 국물에 빙초산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특히 자리물회나 어랭이물회에는 초피나무 잎을 넣어 개운한 맛을 내는 것이 물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
물회의다양한변신! 그주인공은단연싱싱횟감, 횟감따라맛도달라지는 제주의여름냉국- 물회의다채롭고시원한매력에풍덩빠져보자.
자리물회
제주토박이들이 여름에 가장 즐겨 먹는 물회는 바로 자리물회, 자리 즉 자리돔은 제주도 근해에서만 잡히는 손바닥 만한 길이(6~12cm)의 생선이다. 짙은 갈색을 띠며 5월과 8월 사이에 잡힌다. 제주식 물회는 반드시 된장이 들어가야 생선 비린내도 없애고 고소하고 진한 맛도 배어나온다. 특히 자리물회는 된장을 고추장보다 서너 배 더 넣는다. 그리고 초피나무(제주에선 제피라고 부름)잎을 몇 개 떼어 넣으면 특유의 향이 나서 더욱 맛을 돋운다. 자리물회를 먹다보면 시원한 국물맛과 오도독오도독 뼈가 씹히는 감촉이 입맛을 자극한다. 자리돔을 뼈째 썰어 넣어서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모슬포 항구식당 (064-794-2254) / 보목리 포구 어진이네식당(064-732-7442)
한치물회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한치살과 시원한 냉국물이 어우러진 한치물회는 너무 진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이나 여행객들이 제주의 향토 별미인 물회를 맛보고자 할 때 찾으면 맛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한치는 다른 오징어과 처럼 밤에 불을 밝혀서 유인하여 잡는 어종으로 6~10월경에는 제주바다에서 갓잡은 한치를 넣어 만든 생한치물회를 맛볼 수 있어 더욱 특미다. 다른 계절에는 한치를 급속 냉동하여 쓰고 있다. 싱싱한 생물 한치를 그대로 썰어 넣으면 그 살이 꼬들꼬들하면서도 부드럽고, 씹을수록 달큰한 맛에 된장의 구수함이 어우러져 그 맛이 특별히 좋다.
표선 포구식당(064-787-1016) / 한림 금릉포구횟집(064-796-9006)
어랭이물회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어랭이물회의 주재료인 어랭이는 낚시할 때 단골로 잡히는 어종이다. 어랭이로 조림을 하거나 물회를 하면 그 맛이 소박하면서도 감칠맛이 좋다. 겨우 손바닥만 한 사이즈, 15cm정도나 되려나? 껍질 벗기고 뼈 발라봐야 살이 몇 점이나 될까 하는 어랭이, 요걸 제대로 맛보기 위해 통째로 썰어 넣는다. 된장을 풀고 고춧가루로 살짝 매운 맛을 더한 후 온갖 야채를 넣고 소금, 설탕, 깨소금, 식초를 넣어 시원하고, 오도독 뼈까지 씹히는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어랭이물회가 완성된다.
제주시 탑동 산지물식당(064-752-5599)
전복성게물회
성게와 전복이라는 고급 식재료가 듬뿍 들어간 귀한 맛의 전복성게물회, 냉국인 물회의 시원함속에서 전복의 꼬들꼬들한 풍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바다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성게와 최고급 어패류인 전복이 물회 한 그릇에 담겨 나오니 입맛 잃기 쉬운 여름에 보양식이 따로 없다. 살아있는 전복을 얄팍하게 썰어 넣어 씹는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노란 성게알을 얹어 달짝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었다. 물회 중에서도 단연 럭셔리한 물회의 완성, 전복성게물회는 제주 바다의 호사품이다.
제주시 용담동 용담골(064-752-2344) / 성산 바다의집 (064-784-8882)
해삼물회
꼬들꼬들 씹히는 싱싱한 해삼에 갖은 야채를 듬뿍 넣고 해삼의 진미라 할 수 있는 내장을 곁들여 만드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제주의 해삼은 해삼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붉은 빛깔의“홍삼”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싱싱한 해삼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씹을수록 배어나는 독특한 향이 입 안 가득 남는다. 옛 제주인들은 해삼을 이용하여 물회로 해먹기도 하였으며 종종 미역을 넣고 냉국을 해먹었다.
남원 경인식당 (064-764-2325)
소라물회
구쟁기는 제주에서 활소라를 부르는 말이다. 다른 지방의 소라와 달리 제주산 소라는 껍질이 유난히 까칠하고 길게 돋아난 관상돌기가 있다. 흔히들 소라는 구워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강회, 구이, 물회, 죽, 무침, 젓갈 등 이외로 요리 방법이 다양하다. 소라물회는 소라의 내장을 떼어내고 바닷물에 헹궈서 얇게 썰어 신선한 야채와 된장, 고추장, 식초를 넣어 만든 새콤달콤한 냉국물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소라의 꼬들꼬들 식감이 으뜸이다.
성산 바다의집 (064-784-8882)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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