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류(貝類)의 황제 전복
‘패류의 황제’로 손꼽히는 전복은 식재료 중에서도 최고급 조개류이다.
아름다운 제주여행에서 특별한 전복요리를 먹어보며
혀끝으로 밀려오는 아찔한 유혹에 사로잡혀 보는 것은 어떨까.
7월부터 9월까지가 자연산 전복 채취 시기.
요즘에는 바다 환경이 많이 변해서 제주도 인근 해안에서는 자연산 전복을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깊은 바다에 들어가서 물질 작업을 하는 상군해녀들이 가파도나 우도 등 섬 주변에서나 잡을 수 있다하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되었다.
청정해역에서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영양 만점의 스테미너 음식. 조개류 중에서도 수분이 많고 지방함량이 적을 뿐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피부미용, 자양강장, 산후조리, 허약체질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전복 껍데기는 가루로 내어 한약재로도 쓰여 진정 바다의 영양덩어리라고 불릴만하다. 어디 이뿐인가. 껍데기에 자연스럽게 새겨진 문양은 우리의 전통공예 나전칠기의 재료로 활용되어 귀하디귀한 바다의 보물인 셈이다.
전복은 요리방법에 따라 혀끝에서 느끼는 식감이 달라진다.
씹었을 때 느껴지는 탄력과 더불어 달콤한 기운이 입안을 휘감아 도는 그 맛은 가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전복은 회로 먹으면 오돌오돌 씹는 맛이 일품이고, 노릇노릇하게 익혀 먹으면 더욱 감칠맛을 느끼게 된다. 전복 내장을 그대로 갈아 넣어 진녹색 빛깔을 띠는 담백한 맛의 전복죽은 기본, 이외에도 전복을 이용한 요리는 무궁무진하다.
최고의 명성과 영양으로 식탁을 빛내는 전복이 최근에는 양식전복이 보편화되었다. 청정 제주바다에서 자연 상태로 양식되는 제주전복은 즉석에서 잡은 활어전복의 풍미를 싱싱하게 맛볼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색다른 전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전복돌솥밥
은행과 대추, 버섯 등의 재료와 함께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가는 전복 돌솥밥. 돌솥의 뚜껑을 여는 순간, 먹기좋게 썬 고소한 전복의 향과 갈아넣은 전복내장이 밥에 스며들어 초록색 빛깔이 식감을 자극한다. 전복돌솥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먼저 돌솥의 밥과 전복을 따로 그릇에 덜어 놓고, 돌솥에 뜨거운 물을 자작하게 부어 뚜껑을 덮고 누룽지를 만들어 놓는다. 밥에 양념장을 얹으면 전복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대로 먹어보도록. 처음에는 밍밍한 듯 하지만 먹다보면 특유의 감칠맛에 입안 가득 퍼지는 전복의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밥을 다 먹고 나서 누룽지로 마무리.
전복성게물회
양식전복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귀하신 전복이 물회의 재료로 깜짝 변신! 입맛 잃기 쉬운 여름철 보양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살아있는 전복을 큼직큼직하게 썰어놓고, 짭쪼름하면서 달짝한 맛이 그만인 성게와 만나면 풍미가 한결 좋아진다. ‘용담골’은 <식객>의 허영만 화백이 제주에 내려와서 직접 찾아낸 맛있는 물횟집. 제주 전통의 물회는 집된장만을 넣지만 타지방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된장과 고추장을 반반씩 넣는 것이 특징. 냉동시킨 생수를 육수로 써서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시원한 맛이 무더운 여름에 먹으면 제격이다.
전복삼계탕
영양만점의 전복이 백숙과 만나 전복삼계탕이 탄생했다. 평범한 삼계탕에 전복 하나 얹었을 뿐인데 전체적인 맛이 살아나는 이유는? 전복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과 아데닌 같은 핵산이 천연조미료 역할을 해 감칠맛을 더하고, 담백하고 풍부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음식이라기보다 보약이고 에너지 같다. 전복 이외에 게, 딱새우, 홍합 등 시원한 국물 맛을 더해주는 갖가지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끓여내는 해물 삼계탕도 별미이다.
에디터 / 홍정민
포토그래퍼 / 오진권
전복성게물회 / ▶ 용담골 064-752-2344 (제주시 용담동 미래컨벤션센터 옆) ▶ 진주식당 064-747-5158 (제주시 연동 부림랜드 옆)
전복삼계탕 / ▶ 대박집 064-746-2222 (제주시 노형사거리 주변) ▶ 덤장 064-713-0550 (제주국제공항에서 용두암 방향으로 2분 거리)
전복돌솥밥 / ▶ 생원전복 064-792-2109 (산방산에서 화순방향 1km지점) ▶ 산호전복 064-758-0123 (탑동 라마다프라자 호텔 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