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라산의 겨울과 사랑에 빠지다!

한라산 윗세오름

 

한라산의 겨울과 사랑에 빠지다!

 

자연의 위대함과 순백의 순수함, 어울릴 듯 말듯한 조합! 그 정점에는 겨울 한라산이 있다. 한라산 눈꽃의 매력에 한번이라도 빠져본 사람이라면 겨울 그리고 눈꽃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겨울 눈보라는 특별한 선물을 하곤 한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앞뒤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겨우겨우 길을 재촉하다 갑자기 드러난 백록담 부악의 장엄한 모습에 산행의 고충은 다 잊고 감동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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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 넘치는 장군들이 호휘하는 듯한 구상나무 숲. 겹겹이 눈옷을 입은 구상나무숲은 겨울 한라산의 눈꽃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라산의 사계는 여인의 유혹이다.

한라산의 봄은 진달래와 산철쭉을 흐드러지게 피운다. 한라산을 뻘겋게 불태울 듯이 농염한 색채로 타오르니 한라산의 봄은 스파이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마타하리”다. 지난 겨울의 차가움을 단숨에 녹여버리는 그 향기와 색채에 취하면 어찌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 융단과 우거진 수목 사이로 신선한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으니 그 여인에게서는 어떤 향내를 느끼게 될까. 조선의 명기 황진이가 떠오른다. 황진이는 지조와 미모, 재능,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충만했던 여성이었다. 금방이라도 물이 또르르 떨어질 것만 같은 창창한 초록으로 그 여인이 여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단풍의 계절 가을에는 차분한 컬러로 단풍을 그려낸다. 화려한 색감이 한 톤 낮춰서 그 단아함과 품위를 잃지 않으니 그 안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 좋다. 그 모습이 신사임당 같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오직 순수한 백색으로 휘감은 한 겨울의 한라산은 사계절 중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가슴을 뒤흔든다. 그녀는 눈의 여왕, 그녀가 마녀일까 아니면 그저 친구가 필요한 외로운 여인일까? 올겨울 한라산을 올라 당신만의 답을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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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코스는 긴 숲길을 지나야 하는데 숲이 끝나면 눈이 한꺼번에 열리는 시원한 만세동산이 나타난다. 

 

눈! 내리는 모양새에 따라, 쌓인 모습에 따라 가지가지 이름이다.

눈이 내리는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아는가. 가늘게 내리는 비는 가랑비, 눈은 잘게 내려 ‘가랑눈’이다. 쌀알처럼 내리는 눈은 ‘싸라기눈’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그나마 익숙하다.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은 ‘함박눈’, 바람이 유난히 많은 제주에서는 함박눈이 내려도 미친 듯이 흩어지며 내리니 뭐라고 불러야 할까. 또 재밌는 눈이 있다. ‘떡눈’ 한마디로 물기를 잔뜩 머금어 떡 져서 내리는 눈이다. 안개처럼 입자가 작은 알갱이가 바람과 갑자기 낮아진 온도에 얼어붙은 것이 상고대로 나뭇가지를 보면 한쪽 방향으로 눈 알갱이가 뭉쳐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태백산과 지리산, 한라산이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맑은 날에는 조각처럼 섬세한 눈의 결정을 확인할 수 있어 눈꽃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펑펑 내리는 눈이 쌓여 만든 설화는 가장 쉽게 보는 눈이고, 눈이 녹다 갑자기 한파가 몰아쳐서 투명한 얼음 알갱이로 변한 것은 빙화라고 한다. 온갖 종류의 눈이 모여 있는 눈의 나라가 한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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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산행을 할 때는 길을 안내하는 빨간 깃발에 유의해야한다. 맑게 갠 날 흰 설원에 세워져 있는 빨간 깃발이 멋진 산행의 표식처럼 느껴진다. 

 

겨울한라산 등반 “겨울이 황홀하다!!”

한라산을 오르지 않고 어찌 제주의 겨울을 얘기할 수 있을까. 제주도의 심장부이자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인 한라산의 겨울은 순수 그자체이다. 수십, 수백 가지 눈꽃으로 차려입은 한라산의 숲과 수목들… 온통 은빛세상인 한라산은 길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에 푹 파묻혀있다. 앞서간 이의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떼며, 깊고 깊은 심산유곡 안으로 내리는 눈보라를 헤치며 가는 과정이 겨울 산을 오르는 묘미가 아닐까. 이렇듯 한라산 겨울산행의 묘미는 다채로운 눈꽃, 얼굴에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오르는 데 있다. ‘숫눈’은 눈이 와서 쌓인 그대로의 눈, 숫처녀의 그 숫과 같은 의미의 그런 순수한 눈의 천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곳, 한라산 숫눈에 첫발자국을 남기며 올겨울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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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과 스틱을 이용하여 조금은 수월하게 눈 산행을 하도록 한다. 눈꽃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듯한 겨울산행이 힘든 가운데 보람을 안겨준다. 

 

한라산 눈꽃산행, 올겨울 어느 코스가 좋을까?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는 백록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성판악, 관음사 코스와 1700고지인 윗세오름까지 오르는 영실, 어리목 코스 그리고 남벽분기점까지 가는 돈내코코스의 총 5개의 등산코스가 있으며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사람들이 가볍게 눈산행을 할 수 있는 어승생악 코스가 있다. 겨울의 눈꽃으로 치장한 한라산 산행, 비슷할 것 같지만 그 느낌과 난이도는 각양각색, 그 다른 느낌과 충만한 겨울산행의 기쁨을 찾아 맞는 코스를 선택하여 한라산의 눈을 마음껏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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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부악이 보이면 원하는 목표점에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확 밀려온다. 절로 만세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기쁘고 반갑다.

 

백록담 정상 등반코스

백록담 정상 등반코스로는 성판악과 관음사코스 두 곳이 있다. 성판악코스로 올라 백록담정상에서 관음사코스로 하산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택하는 코스다.

 

눈꽃 산책으로 한라산 정상을 넘보다 “성판악 코스”

상판악코스 : 성판악휴게소 -(4시간 30분)- 백록담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간을 잇는 5.16도로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750m의 성판악 휴게소에서 출발하여 사라약수터, 진달래밭대피소를 거쳐서 백록담 정상에 도착하는 백록담까지 가는 가장 길고 평탄한 코스로 내내 완만한 길이 이어서 눈 쌓인 숲길산책에는 그만이다. 진달래밭까지 12시까지 통과할 수 없는 등산객이라면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1시간 50분 정도 오르면 다다를 수 있는 사라오름을 추천한다. 산정호수로 한라산 등산로에서 사라오름까지는 길도 평탄하며 추운 겨울 호수에 얼음이 얼고 그 위에 흰 눈이 수북하게 쌓인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한라산 풍경이 가히 압권이다.


감동이 흐르는 눈 쌓인 절경이 맞는다 “관음사 코스”

관음사코스 : 관음사야영장 -(5시간)- 백록담

겨울산의 힘겨움과 벅찬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관음사코스는 특히나 겨울산행에 대한 채비를 완벽하게 하고 오르는 것이 좋은 코스로 관음사안내소에서 탐라계곡과 개미등을 지나 웅장한 삼각봉대피소를 돌아 내려가면 용진각 계곡을 지나서 정상까지 이르는 여정이다. 경사가 심하고 몇 개의 계곡을 지나야 하는 등 산세는 험하지만 한라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탐라계곡에서 삼각봉대피소까지와 용진각에서 정상인 백록담까지가 가장 힘을 요하는 코스이며 11월부터 2월까지는 삼각봉통제소에서 12시를 지나면 정상까지 등반을 통제하고 있다.

 

윗세오름 코스

백록담 정상을 오르지 못하지만 충분히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고, 등반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 인기가 있는 코스이다.

 

자연의 창조성이 화려한 겨울옷을 입었다. “영실코스”

영실코스 :  영실휴게소-윗세오름 (1시간 30분)

한라산 영실코스는 병풍바위와 영실 계곡에 떨어지는 얼음폭포의 장관, 깎아지른 절벽, 기암괴석 오백나한과 멀리 제주의 특별한 풍경인 오름 능선과 바다까지 볼 수 있는 코스로 백록담 정상에는 오를 수 없지만 충분히 한라산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다. 한라산 산행의 가장 짧은 코스로 제각기 다른 눈꽃의 자태에 자연의 창조성을 발견하여 감탄이 절로 난다. 숲길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른 후부터는 시야가 확 트이고, 가파른 영실능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오르면 나타나는 구상나무 숲을 지나 드넓은 벌판 선작지왓을 통과하면 윗세오름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아기자기 겨울풍경이 잔잔하게 흐른다. “어리목코스”

어리목코스 : 어리목광장-윗세오름(2시간)

어리목코스는 한라산 등반로 중 가장 완만한 코스로 다른 계절에는 숲속이 길게 이어져 지리할 수도 있는데 눈꽃으로 치장한 나무들이 반겨주는 겨울이면 다양한 눈의 모습을 감상하며 겨울산행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코스로 꼽힌다. 안개와 바람이 빚어놓은 상고대에서부터 나무와 숲에 쌓인 눈이 만드는 설화, 눈이 녹다 갑자기 차가와진 기온에 얼음 알갱이로 변한 빙화 등 눈꽃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 산행 중에 살펴보는 것도 겨울산행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다. 어리목광장에서 어리목계곡을 건너 사제비동산을 오른 후 만세동산을 가로질러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다.

 

돈내코코스

백록담 정상까지 연결되지는 않지만 백록담의 장엄함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남벽분기점까지 가는 코스이며 이곳에서 윗세오름까지 등산로가 이어져있다.

숫눈위로 내발자국이 한라산을 휘감고 돈다 “돈내코코스”

돈내코코스 : 어리목광장 – 남벽분기점 ( 3시간 30분 )

서귀포시 돈내코유원지 상류에 위치한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자연휴식년제로 탐방할 수 없었으나 2009년 12월에 개방되어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전하는 코스로 꼽힌다. 초입에는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며 상록수림과 고사리류가 우거져 있어 이국적인 숲 정취를 보여주며 숲을 빠져나와서도 급경사가 없이 편안히 산행을 즐길 수 있으며 남벽분기점에 이르러서는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함을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다. 남벽분기점에서 윗세오름까지 남벽순환로를 따라가면 어리목과 영실탐방로로 하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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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주변 풍광을 즐기며 휴식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오름 위를 살짝 덮고 있는 눈으로 인해 오름의 모양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❷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컵라면과 준비해간 점심을 먹는 맛이 꿀맛이다. 식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며 하산 길을 계획해보자.

 

한라산 겨울등반 체크 포인트

한라산의 날씨는 한마디로 변화무쌍하다. 바람도 드세 눈보라가 치면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들기도 하다. 이와 같이 한라산은 겉으로 보이기는 완만한 형세를 보이지만 급변하는 날씨와 눈이 많이 오는 겨울 날씨로 인해 각종 조난사고가 빈번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예측할 수 없는 기상조건을 지닌 한라산 겨울산행에는 날씨 점검과 겨울산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도록 하자.


겨울 등산 시 필요한 물품

본격적인 장비로는 눈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아이젠은 필수!! 옷은 되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서 보온에 유의하는 것이 좋은데, 폴라폴리스나 모직이 가볍고 따뜻하다. 여벌옷과 양말도 준비하고, 방수 재질 장갑과 방수기능이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눈이 신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스패치와 등산용 스틱, 귀를 덮는 모자를 준비하면 눈보라에 노출이 덜 되므로 여러모로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상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칼로리가 높고 무게가 덜 나가는 식품이 적합하며 간식으로는 초콜릿, 건포도, 사탕, 과일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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