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색이 떠돈다.
수천 가지 색보다 더 많이 갈라지는 서로 다른 생각들.
너와 내가 다르고, 도시와 농촌이 다르고…….
다름 속에서 나와 마음이 닿는 이를 찾는
기약 없는 여정을 멈출 수가 없다.
인생에 진실한 벗 하나도 찾지 못하여
외로움으로 봄, 여름, 가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겨울이 왔다.
치열하게 자신을 치장하던 가을은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스산한 소리를 내며 불던 찬바람은
내 안의 외로움에 파고들어 진저리친다.
그런 어느 날 축복처럼 눈이 내렸다.
복잡하던 생각이 희거나 덜 희거나로 단순화되었다.
세상이 많이 비슷해졌다.
외로움도 하얗게 칠해졌다.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