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오름에는 울림이 있다

56호 백대비경1

 

‘오름이 살아있다’ 詩

오름에는 울림이 있다

 

오름의 울림은 껍질이 아니라 속살의 가락이다

야성의 혼이 부르는 노래이다

저 한라산정에서 발원하여

심산유곡을 에돌아 흘러

바다에 이르는 유장한 음악이다

시초에 울림이 태어나면서 타올랐을

용암의 불꽃이 내면으로 침잠하여

면면히 있듯이

그것은 정적 속에서 안으로 흘러든다

그리하여 오름의 울림은

잠든 우리 혼을 흔들어 깨운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오름과 오름의 파노라마

그것은 차라리 울림의 악보(樂譜)다

오름과 오름이 서로 화답하고

오름과 사람이 내통한다

오름은 살아있다

촌스런 고향이 죽도록 싫어서 기어이 떠난 사람

머리카락 희어가는 어느 날 홀연히

그의 가슴에서 고향의 오름은 되살아난다

그것은 감히 거역할 수 없는 모성(母性)의 울림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순이 시인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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