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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작은 쉼터, 심헌(心軒)갤러리

허민자메인

 

도심 속 작은 쉼터

심헌(心軒)갤러리

 

 

금방까지 들리던 차 소리가 거짓말 같다. 큰 길에서 5분 정도 떨어져있을 뿐인데 다른 차원에 들어온 듯 고요했다. 이곳은 익숙한 동네인데도 낯설었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심헌갤러리는 기분 좋은 낯섦으로 내게 다가왔다.

 

입구에서 노란 열매를 매단 하귤나무가 갤러리를 찾는 사람을 반긴다. 갤러리 앞에는 작은 내가 흐르고 안쪽에서는 단풍나무, 은행나무, 감나무가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조금 더 깊은 가을이 되면 빨갛고 노란 잎으로 물들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아파트와 빌딩으로 둘러쌓인 이곳에 이런 보석같은 공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방금 전까지는 소음으로 가득했는데 이곳에 들어서자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가 가득했다.

 

갤러리(패스)  십여 년 전 이 주변은 온통 밀감 밭과 숲이었다. 갤러리의 주인인 도예가 허민자 씨가 이곳에 집을 지었고 세월은 서서히 흘러 주변 환경도 변해갔다. 그러다 2013년 12월 집 옆에 아담한 2층 건물을 지어 심헌갤러리의 문을 열었다. 숲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우리는 도심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오며가며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작은 쉼터를 얻었다. 갤러리하면 마음먹고 찾아 점잖게 감상해야할 것 같은 고정관념을 깬 편안한 공간이었다.

심헌갤러리에는 40여 평의 전시공간과 마음마루카페, 허민자씨가 도자기를 구워내는 개인 작업실과 집까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갤러리에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문을 연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갤러리인 만큼 갤러리 주인의 주된 분야인 도자기 관련 전시가 많았지만 내년에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전시를 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심헌갤러리는 누구에게나 문턱이 낮은 갤러리다. 누구나 편하게 갤러리에 와서 원하는 시간만큼 자유롭게 예술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허민자씨의 바람이 가득 담겨있다. 입장료도 무료인데다 갤러리를 지키는 사람도 없으니 내키는 만큼 편하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 관람 후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예쁜 컵에 담아 주는 차를 마시며 작품을 곱씹어 봐도, 책을 읽어도, 창밖의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창밖의 풍경은 계절마다 각각 다르게 펼쳐져 시간이 날 때마다 들르고 싶어진다.

 

허민자갤러리1

❶ 아늑한 전시실을 자유롭게 둘러본다. ❷ 발코니에는 갤러리주인이자 도예가 허민자씨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❸ 개인 작업실과 작품보관실에서는 색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❹ 마음마루카페에서는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심헌은 마음心 집軒이라는 한자를 쓰고 마음이 가득한 집이라는 뜻으로 도예가 허민자씨의 호이기도 하다. 정말 예술에 편하고 즐겁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을 정성스레 대접하는 마음이 가득한 집이다. 작업실도 구경이 가능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구입도 가능하다. 도심 속 아늑하고, 그래서 새로운 이곳에 당신을 초대한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지은

포토그래퍼 / 오진권

촬영장소 / 심헌갤러리 주소 : 제주시 아란 14길 3번지  전화: 064-702-1003

개관시간:오전 10시 ~ 오후 7시(일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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