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비경

억새가 바다로 간 까닭은?

62호 백대비경1

 

억새는 산중에서 자라고

갈대는 바닷가에서 자란다.

어린 아이도 알 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간혹 깊은 사연이 있다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바다를 유난히 사랑한 억새가

제 고향을 떠나 바다로 나갔을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랑하는 연인이

배를 타고 저 멀리 항해를 떠났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떠난 바다이기에

제 발로 걸어갈 수 있을 때까지

그렇게 바다 바로 가까이까지 간 것일 게다.

제주에는 그리 떠나보낸 임들이 너무나 많다.

가을의 억새는 떠난 임을 그리워하는 힘겨운 몸짓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제주여행매거진 <아이러브제주>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습니다.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