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filed under: Special

백대비경2-2

서럽지 않은 꽃은 없다

  나는 꽃이거늘 그들은 검질이라 부른다. 잡초라 밟히고 뭉개지는 설움을 안다. 내 이름은 분홍빛 ‘등심붓꽃’이고 옆 친구의 이름은 노란색 ‘양지꽃’이다. 예뻐서 꺾이는 것은 꽃이고 밉다고 잘리는 존재는 잡초인가. 둘 다 서럽기는 매한가지다.   한 떨기로 피어나고 사라지는 짧은 생이다. 사람에 비하면 그렇다고 느껴진다. 오백 년을 사는 나무를 떠올리면 사람의 삶 또한 짧은데 다들 자기 앞가림하기도 […]

44호 백대비경2

유화를 그리는 제주의 봄

유화를 그리는 제주의 봄   유채(油菜)를 유채(油彩)로 그린다. 특이하게 같은 기름油를 쓴다. 유채꽃에서 기름을 짜냈다고 하더니, 캔버스에 그려낸 유화의 색감처럼 진한 노랑빛을 띤다. 그래서 제주의 봄이 멋스럽다. 노란 유채가 바람이라는 붓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그려낸 유화 한 폭이다. 제주의 봄은…… 웅대한 달 분화구를 지닌 다랑쉬의 고고한 자태와 그 옆의 알오름에서 느껴지는 친근함, 나무 세 그루는 돌담 […]

돌담

제주의 돌담과 담쟁이덩굴

  담장에 자란다 하여 담쟁이덩굴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듯 오래된 유럽의 고성에 치달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주의 흑룡만리 돌담에서 古城의 담을 본다. 길지만 거대하게 높지는 않다. 나지막한 담에 뻗으며 자란 담쟁이덩굴이 보는 이에게 정을 안긴다. 한 치의 빈틈도 없다면 개구리발톱처럼 생긴 담쟁이덩굴의 손과 발이 어디를 짚어야 할 지 몰라 얼마나 […]

42호 백대비경-1

馬… 살지는 이어도의 가을

    馬… 살지는 이어도의 가을 100년 몽고의 흔적이 말 궁둥이에 남았는가.   역사란 섞이고, 묻히고, 흘러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잔해를 남긴다. 제주땅은 그 옛날을 잊지 않고 있으나 과연 사람들은 어떠할까. 이어도의 가을은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제주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며 사는 투실투실 살 오른 馬들의 삶의 여유로움이다. 유유자적(悠悠自適) 살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허허한 가슴을 어루만지는 이어도의 […]

제주의폭포메인

가슴속 시원함을 찾아서 6瀑 6色 제주폭포

유독 제주에는 폭포가 많다. 수직절벽에서 우렁찬 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폭포수가 떨어지는 폭포다운 폭포가 세 곳(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정방폭포)이요, 그에 준하는 충분히 근사한 폭포가 또 세 곳(소정방폭포, 엉또폭포, 원앙폭포)이다. 이외에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은밀하게 숨어있는 한라산중의 몇몇 폭포까지 합한다면 제주도를 폭포의 섬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한라산중에 70~100mm 이상의 비가 와야 볼 수 있는 […]

55호 백대비경1

성산은 제주섬의 화룡점정이다.

  제주에 성산일출봉이 없었다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제주도는 한라산이 하나의 산체를 이루는 거대한 섬이다. 화산폭발로 흘러나온 용암쇄설물이 백록담에서 중산간까지는 줄달음질치다가 그 이후 서서히 기세가 꺾여 느릿느릿 바다에 다다르면 수면 아래로 서서히 침잠한다. 산정부근은 가파르고 바닷가에 이르면 기세는 조용히 잦아든다. 한라산체 오른쪽에 포인트 하나 찍어 놓고 있으니 성산일출봉이다. 일출의 희망을 담기위해 오르는 거성, 아흔아홉개의 봉우리, 제주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

한라산메인 사본

아! 한라산, 제주 겨울이여…

  봄의 환희, 여름의 열정, 가을의 낭만을 지나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겨울의 한라산을 보라. 아! 과연 어떤 산이 너의 순백의 위엄에 맞설 수 있을 것이며 어느 계절이 너의 겨울과 견줄 수 있겠는가. 겨울은 한라산의 절정이요, 완결이다. 자신 있게 말한다. 겨울의 한라산을 올라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산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이며 진정한 겨울 산의 매력을 만나지 […]

60호 백대비경3

파란바람, 바다여행자가 파란 미소를 짓는다

바람의 색깔이 일렁이는 파랑으로 바뀌었다. 유혹에 흔들리던 노랑 눈물로 더욱 짙어진 청초록 드넓은 바다는 이 모든 바람을 파랗게 물들었다. 짙푸른 바다는 만물 생명의 원천 바람에 솟구쳐 오르는 파도 이제는 즐김의 몸짓이다. 제주에 풍성한 생명의 바람이 분다. 인간유희의 무대를 위해 바다를 휘젓는다. 하얀 포말로 부서져 나가는 바다의 파편 이제는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시간이다. 파도를 타고 무지개를 […]

단풍길_1

한대오름 단풍길

단풍의 저 붉디붉은 유혹에 빠지지 않을 이 누가 있겠는가. 숲에 가을이 내려앉았고 난 말 없이 그 숲을 거닌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니 가슴이 설렌다. 이 문을 열고 나가면 나는 숲으로 갈 것이다. 숲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걸어도 걸어도 또 걷고 싶은 길, 숲길에서 침묵의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한대오름 초입은 […]

김과장메인

김과장의 제주가족여행

회사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적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올여름 제주로 가족여행을 다녀올까 한다. 아니나 다를까, 거센 반대에 부딪혔지만 경제권을 쥐고 있는 나의 영향력에 가족여행은 시작되었고 아내와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섬세하게 파악하여 성공적으로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장하다!   그래, 결심했어! 가족여행을 가야겠다   집으로 향한다. 어제 거래처 사람들과 거나하게 마신 탓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