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백종호와 카약투어링

카약메인

 

바다 위 혼자만의 섬, 카약에서 제주바다를 느끼다

 

백종호와

카약투어링 캘리

“카약을 타고 바다에 떠 있으면 평화를 느껴요. 소리도 없고 그저 출렁이는 파도만이 느껴지죠.”

바다만 보면 카약이 생각난다는 백종호 씨, 그의 집은 판포 바닷가 앞에 있다. 그렇다면 일 년 365일 카약이 생각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가 10년 이상 푹 빠져 있는, 여름 제주바다의 작은 배, 카약의 매력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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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판포에서 카약을 차에 실어 금능으뜸원해변에 내려놓는다. 안전한 카야킹을 위해서는 물때와 바람의 방향을 잘 살펴야 하는데 오늘의 바다는 장판처럼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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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어린아이들에게 바다에 대한 첫인상, 카약에 대한 첫 만남은 너무나 중요하다. 앞으로 성장하면서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백종호 씨의 패들링은 섬세하고 부드럽다

 

 

백종호씨는 2004년 중문색달해변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법한 우연때문에 처음으로 카약을 만났다. 카약을 타던 이의 조끼를 주워 찾아준 것이 인연이 되어 카약을 배우게 되었다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카약을 즐기던 중 그가 운영하는 igh펜션에 허니문을 온 손님이 카약을 한번 타보고 싶다고 조르기에 간단한 사전교육을 한 후 멀리 나가지 말도록 당부하여 그에게 카약을 타보도록 하였다. 해가 질 무렵의 일이었다. 그런데 바다로 꽤 나간 그의 카약이 한순간에 뒤집혀버렸다. 구명조끼를 입은 그의 머리가 수면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119와 해경에 전화를 하고 우는 신부의 곁에서 발만 동동 구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다행히 신랑은 스스로 카약을 뒤집어 걸어 나왔다. 그 사건 이후로 그의 삶이 바뀌었다. 자신이 할 줄 알아야 누군가를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수영, 조정면허, 요트, 해기사, 스쿠버까지 바다 관련된 해양스포츠를 배웠고 필요한 자격증을 땄다.

사실 그는 뭍사람이다. 치열함이 전쟁터와도 같은 가락시장의 중도매인으로 젊은 날을 보냈다. 수산물 중도매인이라는 직업은 돈은 벌지언정 사람답게 사는 삶을 제공해주지는 못했다. 서울에서의 바쁘고 힘겨웠던 나날에 지친 그는 여유롭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제주로의 이주를 결심한다. 결혼 후 몇 년 째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애끓어 하는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도 작용했다. 지금은 제주에 살아보기가 유행처럼 번졌지만 2000년 그가 내려올 당시의 제주도는 조용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순수함이 짙었다. 모험이라면 모험이었는데 그에겐 그 모험이 인생에 비쳐든 한 줄기 햇살이었다. 햇살의 따뜻함 덕분인지 제주로 내려온 후 아들을 낳았다. 그 아들이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다. 카약체험을 진행할 때면 든든한 조수 역할을 하고 제법 체험하는 이들을 챙기는 모습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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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혼자서도 쉽게 카약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카약 트롤리를 이용해 카약을 옮긴다. 차로 20~30kg의 카약을 4개까지 옮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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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➋ 20여 개의 카약과 스노클링 장비 등 해양레포츠 관련용품을 갖추고 있으며 펜션 투숙객과 IGH클럽에 신청한 이들에게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추후에는 렌탈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약은 원래 에스키모들이 사용하던 가죽배를 일컫던 말이다. 주로 혼자 타도록 만들어졌으며, 여름에 바다에서 사냥을 할 때 이용했다. 모양에 따라 싯인(sit-in)과 싯온탑(sit-on-top)으로 구분되고 투어링용, 급류용, 피싱용(낚시), 레크레이션용 등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구분한다. “카약은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에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스포츠일수록 안전장비가 잘 되어있어요. 누구나 타는 자전거도 사고가 많이 납니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사전교육을 받은 후 경력이 많은 지도자의 안내에 잘 따른다면 카약은 충분히 안전한 해양스포츠입니다.”라고 말한다. 얼마 전 60대 아주머니 두 분과 함께 비양도 투어를 다녀왔다고 한다. 힘보다는 꾸준함으로 패들(Paddle)을 저어 비양도를 한 바퀴 돌고 난 후 자신의 손을 잡고 고맙다고 말하던 그들에게서 카약체험을 운영하는 그는 큰 보람을 느낀다. 현재는 펜션 손님이나 IGH클럽 카페(www.ighclub.co.kr)에 신청한 사람들에게만 스노클링과 카약체험을 운영하고 있지만 조만간 대여샵을 운영하여 더 많은 사람이 스노클링과 카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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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마음에 맞는 이들과 카약 투어링을 종종 떠난다. 함께 또는 홀로 카야킹을 하다가 접근이 힘든 섬에 내려 함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➍ 뭍사람이었던 백종호씨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좋다. 제주바다를 카약으로 느끼는 순간이 너무나 편안하다고 말한다. 언젠가 아들과 함께 세계의 바다를 누빌 날을 꿈꾼다. ➎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를 바다 위에서 본다면? 그동안 봐왔던 폭포, 섬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카약의 매력에 빠져보길 권한다

 

자신만을 의지하고 오롯이 바다를 느끼는 체험인 카약이지만 다른 이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다. 종종 마음 맞는 이들과 카약 투어링을 떠나고 피싱을 즐긴다는 그, 투어링은 보통 비양도, 차귀도, 문섬, 섶섬, 우도 등으로 간다. 바람의 방향과 물때, 날씨를 고려해서 투어링을 한다. 함께 출발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망망대해에 혼자다. 홀로 바다를 만나는 그 순간을 감각으로 즐긴다. 패들링도 잊고 눈을 감은 채 바다 물결의 작은 일렁임에 몸을 맡긴다. 바다에서의 힐링의 시간이다.

카약을 직접 타보면 바다가 더욱 친밀해진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주상절리와 외돌개, 문섬…… 바다에서 보는 제주의 풍경은 땅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며 직접 해보기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꼭 카약투어링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바다의 숨소리가 지척으로 들리는 편안했던 카약 위에서의 나른한 휴식이 그리워지는 때문이다.

 

아이러브제주도장


포토,에디터 /  황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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