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701번 버스여행(제주시외버스터미널~월정마을)

버스여행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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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주 버스여행 (시외버스터미널 – 월정리 해변)

제주시외버스터미널 – 삼양초등학교(제주커피농장, 삼양검은모래해변, 불탑사오층석탑) – 신촌리 (덕인당) – 조천리사무소(연북정, 조천연대, 조천만세동산) – 조천체육관 – 함덕서우봉해변(알라스 카인제주) – 동복리관광체험어장(레드썬셋) – 김녕성세기해변 – 구좌중앙초등학교(월정마을, 월 정리 해변)

 

 

다시, 시작

지난여름부터 제주시에서 시작해 제주의 서쪽을 따라 서귀포시까지 가는 702번 버스를 타고 세 번에 걸쳐 여행을 즐겼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봄, 제주의 동쪽을 더듬어 내려가는 701번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봄은 동쪽에서부터 서서히 지루한 겨울을 몰아내고 찾아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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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삼양검은모래해변에 가까워지면 어린아이들이 직접 그린 듯한 벽화가 나타난다. ➋ 버스에서 내려 걷다 보면 빌딩 사이로 갑자기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➌ 검은 모래 덕분에 물빛도 더욱 진하다. ➍ 제주커피농장에서 진한 모닝커피 한잔 ➎ 제주에 있는 유일한 고려시대 석탑으로 현무암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➏ 불탑사 앞 돌담길이 운치 있다.

 

 

시골도 아닌, 도시도 아닌 삼양

삼양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려 5분이면 빌딩 사이로 갑자기 파란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봄이 되어서 그런지 물빛도 한층 맑고 바다내음이 향기로운 삼양검은모래해변이다. 긴긴 겨울동안 잊어버렸던 오랜만에 맡는 바다내음이 반갑고 발아래서 폭신하게 흩어지는 검은 모래의 감촉이 부드럽다.

바다를 왼편에 두고 20분 정도 걸어가면 불탑사라는 바위 이정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400미터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오른편에 원당사, 왼편이 우리가 이곳까지 올라온 이유인 불탑사이다. 불탑사에는 제주에 있는 유일한 고려시대 석탑으로 보물 제1187호로 지정된 불탑사오층석탑이 있다. 고려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오층석탑의 양식을 그대로 따랐으면서도 현무암으로 만들어져 제주만의 특색이 있는 귀중한 보물이다.

제주시에서 자동차로 15분이면 오는 삼양은 높은 빌딩과 쌩쌩 지나다니는 자동차처럼 도시의 모습도 있지만 큰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바다와 오름, 숲이 펼쳐져 시골의 모습도 가지고 있어 묘한 매력이 있는, 한번쯤 거닐어 볼만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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➐ 신촌리 덕인당에서는 옛것 그대로 만드는 구수한 보리빵을 먹을 수 있다. ➑ 봄을 맞아 조천 연대는 새싹으로 물들었다. ➒ 연대 위에 서면 바다도, 마을도 한눈에 보인다. ➓ 조천마을 입구에 폭낭과 그 뒤로 옛 마을 인사들의 비석이 늘어서 있다. 11. 허물어진 집 뒤로 연북정이 보인다. 연북정은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12. 작은 마을 포구에서 만난 꼬마 낚시꾼들

 

 

봄을 닮은 여유로운 마을, 조천

정류장에서 내려 바다를 향해 가다보면 마을 어르신들이 그늘 아래에 앉아 담소를 나눌 것 같은 폭낭과 마을 사람들의 치적을 기리기 위한 비석이 늘어선 길이 나온다. 잠시 비석에도 기웃거려봤다가 길을 따라가면 제주도로 유배 온 사람들이 북쪽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연북정을 지나, 바다 너머 한라산이 보이는 작은 포구에 다다른다. 해녀들이 우뭇가사리를 말리기도 하고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다. 아빠와 엄마, 아들 둘에 딸이 함께 가족낚시를 나왔는데 아장아장 걷는 막내딸은 제 몸보다 큰 낚시 의자에 오르려고 낑낑 거리고 엄마는 딸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한다. 아빠도 낚시가 처음인 듯 서툴었지만 고사리 손으로 저마다 낚시대를 움켜지고 깔깔대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행복이 뚝뚝 묻어 나왔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다시 마을 해안가를 따라 걷는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연대에 가득한 들꽃, 밭에는 새로 심은 무엇가의 새싹의 가득하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마을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마을 사람들의 생활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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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광어생선가스가 들어간 빅버거. 담백한 생선가스가 의외로 버거와 잘 어울린다. ➋ 유난히 물색이 아름다운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봄 바다를 즐기고 있다. ➌ 제주유기농우유로 만드는 부드러운 알라스카인제주의 아이스크림 ➍ 기다림의 끝에, 버스가 오고 있다. ➎ 너무 바다만 보지 말고 때로 마을 쪽도 돌아보자. 돌담이 있는 풍경이 멋스럽다. ➏ 대문이 없는 월정마을, 강아지들은 지나가는 낯선 이를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가장 새로운 오래된 동네, 월정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월정은 아름다운 물빛과 해변풍경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제주여행에서 한번쯤 꼭 들리고 싶은 곳이 되었다. 해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즐기도록 하나 둘 카페가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해변가에 카페가 늘어서 카페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함인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함인지 월정의 카페들은 늘 새로운 메뉴와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내놓아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장 트렌디한 마을이 되었다. 하지만 해변가에 즐비한 카페만이 월정의 전부는 아니다. 마을 안쪽으로 살짝만 들어가도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란한 말소리가 사라지고 고요가 찾아온다. 해변의 높은 빌딩과는 정반대의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그 옛날 대문이 없던 시절처럼 여전히 대문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며 오래된 슈퍼와 우체통은 정겹기까지 하다. 쪽파가 가득한 밭도,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우리네 어멍도 그대로다. 월정은 그야말로 새로움과 오래된 것이 공존하는 현재의 제주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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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➐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➑ 월정리해변은 어느새 인가 카페거리가 되었다. ➒ 북적이는 월정리해변에서도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은 소중하다. ➓ 파도가 잔잔히 부서지며 하얀 물거품을 만들어낸다. 11. “꺄아~” 저마다 즐거운 비명으로 가득한 월정리해변 12. 배가 고플 땐 멘도롱돈까스에서 바삭한 돈가스로 배를 채워보자. 13. 신발은 벗어두고 바닷물 느껴 보기

 

 

이번 버스여행에서는 유난히 입맛 당기는 먹을거리가 많았다. 삼양에서는 원두를 직접 정성들여 볶고 핸드드립한 맛있는 커피를 마셨고, 신촌에서는 구수한 보리빵을, 함덕에서는 순수 제주우유로 만들어 고소하고 진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동복리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먹은 빅버거는 부드럽고 담백한 광어생선가스, 타르타르소스, 채소가 조화로운 맛을 냈다. 월정에서는 제주 돼지로 만드는 돈가스까지 맛보았다. 삼양, 함덕, 김녕, 월정까지 아름다운 해변이 끝도 없이 이어는 701번 노선.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과 함께 맛있는 먹거리까지 풍족하게 누려보길 바란다.

 

 

 

•제주커피농장 : 제주시 일주동로404-4 / 064-721-0055 / 09:00~21:00

•알라스카인제주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572 / 064-782-1179 / 11:00~23:00

•레드썬셋 : 제주시 구좌읍 구좌해안로16 / 010-2689-5777 / 10:30~20:00

•멘도롱돈까스 : 제주시 구좌읍 월정7길 58 / 064-783-5592 / 11:00~20:00 (Break Time 15:00~17:00) / 매주 월요일 휴무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지은

사진 / 강일선,김지은

일러스트 / 강지호

TIP /

– 701번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부터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동쪽으로 돌아가는 노선입니다.

– 버스요금은 구간에 따라 1,300원부터 3,300원까지 달라지므로 행선지를 밝히고 탑승해야 합니다.

– 오전 5시 40분부터 오후 9시까지(제주시외버스터미널 기준) 2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행선지에 따라 경유하는 노선에 주의합니다.

– 하차 시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30분 동안 2회까지 환승할인이 가능하며 동일노선 환승할인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제주버스정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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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목표는 제주투어 says

    학생때는 친구들과 즉흥적으로 버스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이제는 마음 먹기가 쉽지 않네요ㅜ 이렇게 예쁜곳이 있는데 못가봤다니..
    마음먹고 한번 가봐야 겠어요ㅎㅎ

목표는 제주투어 에 응답 남기기 응답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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