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그윽한 커피향으로 가득한 섬, 제주

커피메인

 

 

 

2015_아이러브제주(겨울호)

제주에는 커피나무가 자란다. 개성만점의 카페도 참 많다. 아이러브제주에서 살펴본 제주와 커피의 상관관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커피를 마신다. 잠을 깨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그저 커피가 좋아서,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마시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어 지금은 밥보다 커피를 더 많이 찾고 거리마다 카페가 자리한 풍경이 일상적이게 되었다. 커피에 대한 지식도 깊어졌고 커피전문가와 애호가도 많이 생겨났다.

빅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제주 음식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 1위가 “커피”라고 한다. 감귤도 아니고 흑돼지, 생선회도 아닌 커피다. 요즘 제주에 가장 많은 것 중 하나가 카페라고는 해도 왜 사람들은 제주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제주에서 마시는 커피에 대해 ‘창밖으로 푸른 바다와 넘실대는 오름의 능선이 보이는 근사한 풍경 덕분에 커피를 마시는 순간이 행복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독특한 카페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숙련된 바리스타가 정성 들여 내린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제주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순간을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분주한 삶 속에서 늘 쫓기듯 마셨던 커피가 아닌 여행지에서 편안한 여유를 즐기며 마시는 커피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다.

제주와 커피의 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에는 커피나무가 자라는 농장이 몇 군데나 있고 제주 이름을 단 발효커피도 개발되어 특허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이 전시된 커피테마파크도 있다. 어느새 제주와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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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커피농장 / Jeju Coffee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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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것은 원두가 신선하다는 것. 제주커피농장에서는 신선한 원두로 만든 핸드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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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커피 열매는 익을수록 붉은 빛을 띤다. 안에 들어있는 씨앗부분이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된다. ➋ 농장 내 카페에서는 다양한 원두 등 커피와 관련된 재밌는 것들이 전시되어있다. ➌ ‘로스터’로서 신선한 원두를 갈구하다 농장까지 하게되었다는 대표 노진이 씨. ➍ 생두, 로스팅한 원두, 엽서, 커피 비누 등 커피와 관련된 물건도 구입가능하다. 

 

 

 

대한민국 1호 커피농장 – 제주커피농장

삼양검은모래 해변 근처 대한민국 1회 커피농장 제주커피농장이 있다. 흔히 커피는 적도 북위, 남위 23.5도의 커피벨트에서만 생산된다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북위 33도 제주에서 커피가 자라고 있는 것일까. 제주커피농장의 노진이 대표는 원래 커피 볶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로스터’이다. 커피의 맛이란 참으로 신비해서 원두에 따라, 어떻게 볶고 내리는지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도 커피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원두. 그녀는 로스터로서 늘 신선한 원두를 갈망했다. 하지만 커피를 수확해서 가공하고 유통하는 과정을 거치면 한국까지 오는 시간만 해도 한 달… 고민을 거듭하던 그녀는 직접 농사를 짓는다면 누구보다 신선한 원두를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2006년 험난한 커피농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커피는 기온만큼 토양도 중요하다. 커피는 배수가 좋고 뿌리가 깊게 자랄 수 있는 화산토에서 잘 자란다. 제주도 역시 화산으로 생겨난 섬인데다 따뜻한 남쪽에 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커피농장 최적지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커피 씨앗을 들여와 발아시키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면 함박웃음을 짓기도 하고, 태풍에 정성껏 키운 나무들이 모두 쓰러져 눈물짓기도 하며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다. 커피에 쏟은 열정과 정성만큼 커피 열매가 많이 열린다면 좋겠지만 아직도 생산량은 적고, 제주 커피에 대해 무언가 말할 단계도 아니라고 노진이 대표는 말한다. 그래도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의 눈빛을 보니 언젠간 신토불이 커피를 맛 볼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제주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만 가는데 아직은 쉬이 맛볼 수 없다. 그래도 매년 10월 중 열리는 커피축제에 오면 다른 원두와 블렌딩한 제주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 축제 기간이 아니라도 제주커피농장은 언제라도 찾을만하다. 온도까지 섬세하게 맞추며 정성스럽게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와 커피 관련 체험을 즐겨도, 그저 카페에 앉아 커피에 대한 이야기만 나눠도, 하우스 개방 시간이라면 커피나무와 열매의 생생한 모습을 보거나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커피수목원과 카페 씨앤블루 / Jeju Coffee Arboretum & Cafe Sea and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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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씨앤블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주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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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커피에 빠져 하루를 분주히 보내는 김영한 대표. ➋ 사계해안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 ➌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주몬순 원두와 더치커피, 다양한 원두를 구입할 수 있다. ➍ 하얀 커피꽃이 피었다. 재스민 향기와 비슷하고 꽃이 지고나면 커피열매가 맺는다. ➎ 커피수목원에서는 직접 원두를 볶아보는 체험도 마련되어있다. ➏ 커피체리로 만든 와인도 개발했지만 아직 판매는 하지 않는다 

 

 

 

새로운 제주커피를 맛보려면 – 제주커피수목원과 카페 씨앤블루

제주커피수목원과 카페 씨앤블루 김영한 대표의 하루는 커피수목원에 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간밤에 커피나무에 별일은 없었는지, 온도와 습도는 적절한지, 통풍은 잘되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때로는 가지치기를 하거나 잡초를 제거하기도 한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령 바리스타로 손님에게 커피를 대접하고 하루에도 열 번씩 커피와 수목원을 오가며 커피나무를 돌보고 있다. 커피수목원에서는 제주에서 커피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전 세계 커피묘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커피 로스팅 체험도 가능하다. 최근 공사를 마친 커피 수목원 옆 작은 카페에서 핸드드립 체험 후 산방산과 대정향교를 배경으로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제주커피수목원에서 자동차로 5분 사계해안을 향해 달리면 새하얀 씨앤블루카페가 기다리고 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제주카노’와 ‘제주몬순’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제주카노는 아메리카노에 말린 제주감귤을 띄워 커피의 그윽한 향기와 감귤의 상큼한 향기가 잘 어울리고 취향에 따라 시럽을 넣어 달콤하게도 즐길 수 있다. 제주몬순은 원두자체에 변화를 준 새로운 커피다.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얻은 원두로 만드는 루왁커피에서 커피를 발효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주 전통음료 쉰다리에서는 발효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 인도 몬순 원두를 쉰다리처럼 누룩으로 발효시키고 제주 바닷바람에 적절한 수분이 남을 때 까지 잘 말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주몬순은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제주에서 자란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없는 아쉬움을 제주카노와 제주몬순으로 달래본다. 이국적인 이미지의 커피에 절묘하게 제주의 색을 담았으니 이 또한 제주 커피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커피를 즐기려면 맛있는 커피 자체도 중요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분위기다. 카페 씨앤블루는 통유리로 된 창문 덕에 1층과 2층 어디에서라도 사계 바다가 보이는 끝내주게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날씨가 좋은 날엔 햇살이 가득 쏟아지고, 비가 오는 날에도 흐르는 빗물을 바라보는 운치가 커피의 맛을 더한다. 이런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대화까지 나누며 커피를 마신다면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루왁커피도 부럽지 않다.

 

 

 


블루마운틴 커피테마파크 / Blue mountain Coffee Them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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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한 방울씩 더치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➋ 커피와 함께 쉼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 야외정원을 넓게 마련했다. ➌ 오랜기간 준비 끝에 커피테마파크를 개관한 박성범 대표. ➍ 커피 원액을 섞어 커피비누를 만드는 체험. ➎ 로스팅정도를 달리한 원두로 모나리자 그림을 만들었다. 옥상에서 감상하자. ➏ 커피테마파크 전경. 지나다 우연히 보게된다면 꼭 들러보자. ➐ 로스팅 체험을 위해 직접 만든 로스팅 기계는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➑ 세계 각국에서 모은 신기하고 진귀한 커피관련 물건들. ➒ 원두, 더치커피와 귀여운 코알라가 박힌 머그컵까지 탐나는 물건이 많다.

 

 

 

힐링을 주는 커피 – 블루마운틴 커피테마파크

블루마운틴 커피테마파크는 커피를 테마로 다양한 문화적 체험으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우선은 맛있는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는 커피메뉴와 핸드드립 커피가 있는데 특히 핸드드립 커피는 다양한 원두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맛볼 수 있어 특별하다. 카페 한편에는 커다란 유리관 안에서 커피가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는데 찬물을 커피에 통과시켜 만드는 더치커피다. 조금씩 떨어지는 특성 때문에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며 이처럼 대량으로 더치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 한 번 더 시선이 간다. 블루마운틴에서는 뛰어난 커피의 맛뿐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여 전문 바리스타가 정성껏 만들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전시실에는 박성범 대표가 5년 동안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모은 진귀한 커피관련 도구, 커피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어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꼼꼼히 살펴볼 만하다. 지하에는 커피로스팅, 핸드드립, 커피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로스팅체험에서는 원두를 직접 볶고 색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렇게 볶은 원두는 챙겨두었다가 3일 정도 숙성 후 맛보면 뿌듯함까지 느껴진다. 핸드드립 체험에서는 커피가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고, 커피 원액, 아로마 에센스를 비누베이스와 섞어 만드는 커피비누만들기체험은 아이들이 특히나 좋아한다.

박성범 대표는 외국생활 중 잔디밭에서 누워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아, 우리도 저렇게 자연 속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유난히 큰 야외정원을 갖춘 이곳이 2015년 8월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블루마운틴이 자리한 성산은 숲이 울창해서 옛날엔 청산(靑山)이라고 불렸고 세계 3대 커피 중에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 있다. 성산과 커피의 의미를 모두 담아 블루마운틴 커피테마파크라 이름 짓고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자는 코알라를 마스코트로 삼았다. 게으른 코알라처럼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제주 여행에서 커피와 함께 여유를 누리는 공간이 되고 싶은 바람을 담은 것이다. 맛있는 커피와 자연 안에서의 힐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김지은

포토그래퍼 / 오진권

제주커피농장 / 주소 : 제주시 일주동로404-4 전화 : 064-721-0055  영업시간 : 09:00~21:00  체험프로그램 : •커피기본강의, 제주커피농장체험, 커피로스팅·추출체험 •체험비 별도 •문의 필요

제주커피수목원 / 주소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136 카페 씨앤블루 주소 : 서귀포시 안덕면 형제해안로 30 전화 : 064-794-5554 영업시간 : 10:00~20:00 체험프로그램 •커피로스팅, 커피나무심기 체험(핸드드립 체험 준비 중) •체험비 별도 •문의 필요

블루마운틴 커피테마파크 주소 : 서귀포시 성산읍 중산간동로 4255 전화 : 064-782-0428 영업시간 : 09:00~18:00(17:30 입장마감, 연말연시 휴무) 관람료 무료 체험 프로그램 •커피로스팅, 핸드드립, 커피비누 만들기, 커피 족욕 체험 •체험비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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