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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예술의 향기로 물들이다. 2015 제주국제실험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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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

가을은 상쾌한 바람,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 높은 하늘에 떠가는 조각구름까지 그림 같은 풍경을 뽐내지만 어쩐지 마음 한편이 쓸쓸해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이렇게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에 예술만큼 좋은 것도 없다. 여행의 즐거움, 편안한 쉼, 다양한 예술까지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줄 예술제가 올가을, 제주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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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급 뇌성마비 장애인 강성국 씨가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퍼포먼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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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이중섭이 머물렀던 초가 앞에서 실험예술공연이 한창이다. 사람들은 바닥에 앉거나 벽에 기대어서서 공연을 관람한다. ➋ 한 관객이 콘트라베이스 즉흥연주와 무용 공연을 누워서 관람하고 있다. 누구보다 편안한 자세지만 어느 누구보다 공연에 몰입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독특한 복장을 한 예술가들이 나타났다. 일상적인 풍경에 묘하게 예술이 녹아들어 간다.

 

 

높은 수준의 실험예술을 만나는 기회

 

2014년 10월, 서귀포에 이상한(?) 사람들이 떼로 들이닥쳤다. 얼굴을 온통 하얗게 칠하고 온몸을 꺾으며 춤을 추기도 하고 횟집 수족관에선 인어 복장을 한 사람이 물고기들과 유유히 헤엄을 치기도 한다. 이들의 정체는 2002년부터 2013까지 서울에서 한국실험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열리다 2014년부터 그 장소를 제주로 옮긴 제주국제실험예술제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온 예술가들이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부는 10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제주국제실험예술제가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다. “Who are? I am!”이라는 주제로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에게 예술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행복합니까?’ 등의 질문을 던지고 답변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참가자와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실험예술의 거장들이 서귀포 곳곳을 누비며 공연을 펼친다. “아트 퍼레이드-신들의 만찬, 재래시장활성화 프로그램-시장가기 좋은 날, 거리문화활성화 프로그램-거리에 예술향 만발하고, 횡단보도에서 춤을” 등 일상적인 장소에 묘하게 녹아드는 실험예술을 자유롭게 감상하면 된다. 제주국제실험예술제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김백기 감독은 실험예술이 접하기에도 쉽지 않고 친절하지 않은 분야라 어리둥절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억지로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내려놓고 그저 축제를 즐기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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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예술가들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는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해낸다. ➋ 거대한 붓으로 그리는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진진하다.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제

 

이중섭문화거리와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실험예술, 마술, 마임 등 공연이 열리는 동안 안쪽 잔디밭에서는 콘트라베이스, 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이 열린다. 관객들은 바닥에 앉거나 혹은 누워서 그야말로 자유롭게 공연을 감상한다. 제주국제실험예술제에서는 그림 한 장도 평범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은 관객들이 직접 손바닥을 찍고 서명까지 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저 보고 듣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참여도 해보면서 예술에 한 발짝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에서는 2014년 제주국제실험예술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가, 서귀포 예술의 전당 등의 장소에서는 다양한 실험예술을 배워보는 워크숍, 힐링, 건강과 관련된 워크숍이 마련되어 있어 접하기 힘든 예술을 배울 좋은 기회가 알차게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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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펼쳐진 실험예술공연.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군거려도 예술가들은 예술세계에 무섭도록 몰입한다. ➍ 죽음을 주제로 하는 일본 예술인 부토 공연을 펼치고 있는 아라칸가족.

 

그리고 서귀포

 

제주국제실험예술제는 왜 서귀포에서 열리는 것일까. 그 답은 아마 서귀포의 자연과 사람에 있을 것이다. 이중섭 미술관에 서면 옹기종기 모인 건물들과 서귀포항의 모습이 그대로 내려다보이고 자구리해안에서는 설치미술작품과 푸른 잔디밭, 탁 트인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선 왁자지껄 물건을 사고팔며 정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따스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걸어서 30분 남짓이면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자연과 생활 속으로 예술을 스미게 하고 싶은 제주국제실험예술제의 취지에 딱 맞는 장소이지 싶다. 서귀포를 찾았던 적이 있던 사람도 예술로 인해서 새롭게 다가오는 서귀포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술의 향기를 한껏 품은 제주국제실험예술제가 작년보다 더 다양하고 알찬 예술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러브제주도장


글 / 김지은

사진 / 오진권

2015 제주국제실험예술제 (JIEAF) / 기간 : 2015년 10월 29일(목) ~ 11월 4일(수) 장소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이중섭문화거리(야외전시대 포함),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 서귀포 일대(중문 및 남원) 문의 : www.jieaf.com / 064-738-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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