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제주의 창조의 여신 ‘설문대할망’

설문대할망_메인

※‘할망’은 제주어로 할머니를 뜻하나, 신화속 ‘할망’은 ‘제주여신’의 상징적 의미로 쓰입니다.

 

 

제주의 창조의 여신 ‘설문대할망’

 

세계유산의 섬, 제주는 호기심 많았던 옥황상제의 말잣딸(셋째딸), 거대 여신 설문대할망이 예술적으로 창조한 섬이다. 두 손을 뻗으면 은하수를 잡을 수 있다 할 만큼 높은 한라산이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산인가 함은 직접 눈으로 보고 올라보아야 안다. 수려한 한라산과 제각기 개성이 넘치는 360여개 오름을 만들어 제주 섬을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완성시킨 제주창조의 예술가는 과연 누구일까? 다름 아닌 거대여신 ‘설문대할망’이다.

 

빨래하는여신(누끼)

▲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우면 다리는 제주시 앞 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던 설문대할망이 잠은 어디서 잤을까? 어찌되었든 변변찮은 옷가지라도 빨래는 해 입었어야 했기에 한라산 꼭대기에 걸터앉아 관탈섬에 다리를 걸치고 빨래를 하였다.

 

설문대할망설화에는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했던 제주인의 꿈과 바램이 담겨있으며,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제주인의 정신세계가 살아있습니다. 제주섬 전체에 좌충우돌 풍성한 이야기꺼리를 남기고 있는 설문대할망의 자취를 따라가며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펴보길 바랍니다.

설문대할망은 옥황상제의 말잣딸(셋째딸)이었다. 거대한 몸집으로 하릴없이 상제의 시중이나 받으며 하루하루를 무료하고 갑갑하게 보내던 할망은 바깥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하였다. 하늘과 땅이 들어붙어 답답하기 짝이 없는 바깥세상을 몰래 내려다보고는 그 세계를 열어 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뒤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두근거리며 신이 나서는 하늘과 땅을 두 개로 쪼개어 놓고, 한 손으로는 하늘을 떠받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을 짓누르며 힘차게 일어섰다. 그러자 맞붙었던 하늘과 땅 덩어리가 넓게 벌어졌다. 이 사실을 안 옥황상제의 진노는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땅이 하늘에서 떨어져 나가버려 옥황상제의 권역 밖이 돼 버렸던 것이다. 그 모든 일이 말잣딸의 소행임을 알고 그녀를 당장 땅으로 쫓아내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어찌나 불같이 화를 내었는지 설문대할망은 속곳(속옷) 챙겨 입을 겨를도 없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돌다리여신(누끼)

▶ 할망이라고 해서 진짜 할망일까? 옥황상제의 말잣딸이었던 설문대할망은 여인네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얼마나 속옷 못 챙겨 입은 것이 민망했을까. “명주 100필을 모아 내 속옷을 만들어주면 육지와 다리를 놓아줄게~” 제주백성들은 명주를 모으고 설문대할망은 속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신이 나서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를 놓고 있다.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서 오랫동안 헤매다 노인성이 비치는 아늑한 곳을 찾아내었으니 인간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제주도이다. 그 모양새가 밋밋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속옷은 못 챙겨 입었어도 다행히 치마는 걸치고 나왔던지, 이 여신은 치마폭에다 흙을 가득 담고 지금의 한라산이 있는 자리로 운반해 갔다. 두 손으로 흙을 일곱 번 쌓아올려 지금의 한라산을 만들고 헤어진 치마 사이로 흙이 새어 나와 만들어진 360여개의 오름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주무르며 활기찬 나날을 보내었다.

그래도 할망은 여신인지라 속옷을 못 챙겨 입은 것이 한탄스러웠나보다. 제주 백성들에게 속옷 한 벌만 만들어 주면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제의를 했다. 속옷 한 벌을 만드는 데는 명주 100동(1동은 50필)이 든다.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준다는 말에 제주인은 있는 힘을 다하여 명주를 모았으나 99동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처 속옷을 다 만들지 못하였고, 할망은 다리를 조금 놓아가다가 중단해 버렸다. 그 자취가 조천면 조천리와 신촌리 앞바다에 있다 한다. 바다에 흘러 뻗어간 바위줄기가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천(누끼)

◀ 섬은 항상 외롭다. 섬사람들에게는 육지에 연결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있는,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았을 연육교를 상상하며 부지런히 명주를 모으고 있는 제주사람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한필도 아니고 반필이 모자라 다리가 안 놓여 졌단 말인가.

 

 

설문대할망이 얼마나 거대했었던가를 전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꽤 많다.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우면 다리는 제주시 앞 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던 설문대할망이 빨래를 할라치면 관탈섬에 빨랫감을 내려놓고 한라산 꼭대기를 짚고 서서 발로 문질러 빨았다고 한다. 성산읍 성산리 일출봉에 높이 솟은 기암은 할망이 길삼을 할 때 접시불을 켰던 등잔이다. 이 바위는 높이 솟은 바위 위에 다시 큰 바위를 얹어놓은 듯한 기암인데, 길삼을 하자니 등잔이 너무 낮아 다시 바위 하나를 더 올려놓고 등잔을 높였다 하여 지금도 등경돌이라 부르고 있다. 할망은 우도가 제주 본섬에서 떨어져 나가는데도 본의 아니게 일조하였다. 우도(牛島소섬)는 처음부터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었다. 할망이 한쪽 발은 오조리의 식산봉에 디디고, 한쪽 발은 일출봉에 디디고 앉아 오줌을 누었다. 그 오줌 줄기의 힘이 어떻게 세었던지 육지가 패어지며 오줌이 장강수가 되어 흘러나가더니, 제주섬 한 조각이 동강이 나서 섬이 되었다. 이 섬이 바로 소섬이다. 그때 흘러나간 오줌이 지금의 성산과 소섬 사이의 바닷물인데, 그 오줌 줄기의 힘이 하도 세었기 때문에 깊이 패어서, 지금 고래·물개 따위도 살 수 있는 깊은 바다가 되었고, 그 때 세차게 오줌이 흘러가던 흔적으로 지금도 이 바다는 조류가 세어서 파선하는 일이 많다. 여기에서 배가 깨어지면, 조류에 휩쓸려 내려가서 그 형체를 찾을 수 없다한다.

 

제주를 창조한 설문대할망은 제주만 창조한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을 갈라놓을 만큼 배짱이 두둑하고 스케일이 큰 여신이었다. 비록 속옷을 완성 못하여 제주 백성들이 연육의 꿈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할망은 제주인의 가슴에 호기심과 활력이 넘치는 여신으로 남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일하는 제주여성, 능동적인 생활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신이라는 권위의식이 없이 소탈한데다 세계인의 보배로움으로 칭송받는 제주섬을 창조했을 만큼 예술가적 기질도 다분한 여신이었다.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일러스트 / 이진성

참고문헌 / 강정은, “신들의 섬 island of the Gods”, 2001 제주세계섬문화축제조직위원회, 2001 /“제주도 전설”/김순이, 한진이, “제주도 신화·전설 1”, 도서출판 제주문화, 2001/제주도, “제주도 전설지”,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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