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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서쪽에서 해뜨는 동쪽까지… 낭만파를 위한 여행!

일출일몰

해지는 서쪽에서 해뜨는 동쪽까지…

낭만파를 위한 여행!

 

떠나보내는 사람과 새로이 맞이하는 사람이 제주에서 하나 되다. 버림과 채움의 미학이 하나로 소통되는 섬, 제주에서 노을을 보면서 지난해를 떠나보내고 장엄한 일출을 보며 새해를 맞이하라. 제주는 그대에게 눈물과 웃음을 함께 안겨줄 것이다.

 

 

버림의 미학

고산

 

버리지 못하면 채우지도 못한다. 지난날의 영화로움도, 아픈 기억도 눈물 한 방울과 함께 고산에 버려두고 돌아서련다. 그리고 뒤돌아보지 않으련다. 난 이미 새날을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

어린왕자는 유난히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걸 좋아했다. 해가 지는 것을 보러 가자고 조종사에게 말하며 어떤 날은 어린왕자의 작은 별에서 44번이나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았단다. “마음이 슬퍼질 때는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싶어져”라고 했던 어린왕자에게 일몰의 짧은 순간이 지난 후에 하늘이 붉게 물드는 그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우리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슴속 지워지지 않는 슬픔과 회환이 밀려올 때 노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고 저녁 분위기에 매혹되어 침잠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도 모르게 또르르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 한 방울에는 혹한의 차가움도 매서운 바람도 데워줄 듯한 가슴속 뜨거움이 녹아들어있다.

 

성산포

❶ 여름밤 한치잡이 풍경이 바다위에 별이 떠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제주, 부드러우면서 달큰한 씹는 맛이 있는 한치를 말리는 고산 바닷가 풍경이 한가롭다. ❷ 그리 멀지 않은 옛날, 고기잡이배들의 귀항 길잡이가 되었던 등대의 전신, 도대불의 모습이 보인다. ❸ 포구의 특성상 갈매기들의 먹을거리가 풍부하니 수 백 마리에 이르는 갈매기들이 자구내포구에 머무른다. 

 

제주에는 여행의 여유를 아는 사람들이 찾아드는 전국최고의 노을 명소 고산이 있다. 고산은 제주공항에서 무작정 서쪽으로 가다보면 그 끝자락에 위치한다. 고산에서도 차귀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구내포구가 노을 포인트인데 해질 무렵, 특히 오메가를 볼 수 있는 일몰에 대한 예감을 불러일으키는 날씨에는 해질 무렵 어느새 많은 이들이 이곳 자구내포구에 모여들어 카메라를 꺼내들거나 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해를 바라본다. 포구도 좋지만 수월과 녹고남매의 전설이 살아 숨쉬는 수월봉과 포구 옆에 솟아있는 오름에서 보는 해넘이도 그 분위기가 각별하다. 일몰이 아름다운 그리고 노을이 더 아름다운 고산마을은 여행에서 번잡함이 없는 참 여유를 찾는 이들이 조용히 찾아드는 곳이다. 가을 노을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곳으로 자구내포구에서 보는 드넓은 수평선과 누워있는 형태의 섬 와도와 낚시인들의 로망이 담겨있는 차귀섬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장엄하면서도 멋스럽다. 일몰 후에 적당한 구름과 하늘이 빚어내는 예술의 향연은 보는 이를 절로 감탄케 하는 아름다움으로 포구에 머무는 갈매기들이 때맞추어 날아주니 숨죽인 탄성이 터져 나올 수밖에……. 지난해를 멋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최상의 시간과 장소 그곳은 제주의 서쪽 끝에 위치한다.

 

 

채움의 미학

성산포

 

새날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서쪽 끝 고산에서 마음 속 앙금을 훌훌 털어내어 내 마음은 백지가 되었다. 여행의 선물이 과연 이것이었구나, 성산에서 희망에 찬 새날을 채워 넣는다.

일몰과 함께 지난해를 갈무리하였다면 이제는 동쪽을 향하자.  새벽녘 단잠을 깨워 제주의 동쪽 끝으로 달려가면 이생진 시인이 그리도 애모하였던 성산포에 다다르게 된다.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도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이생진 시인은 왜 우리가 동쪽 성산으로 가야만 하는지, 어느새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는 해맞이에 대한 상징적인 장소인 성산의 일출과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그리운 성산포>라는 시집을 가득 채워가며 그려내었다. 누구나 성산하면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는 바다위의 천연성곽 성산일출봉에서 맞이하는 해맞이, 그 감동의 끝에는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수 만년의 삶을 지탱해온 성산일출봉이 자리하고 있다.

 

고산

❹ 새벽녘 태양빛이 어스름하게 비추고 있는 성산 마을과 한라산이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❺ 성산 일출봉 정상에서 맞이하는 태양의 개벽의식, 그 장엄한 의식에 초대된 이들은 숨을 죽인다. ❻ 성산일출봉 우뭇개 해안에서는 해녀 물질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❼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성산일출봉의 독특한 형태가 이채롭다.

 

 99개의 거대한 기암을 호위병으로 세워둔 동쪽 끝 태양이 떠오르는 古城, 기기묘묘한 거석들과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 빙 둘러 천연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성산일출봉은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성산일출봉보다 지구 탄생의 근원이자 생명의 기원인 태양을 맞이하기에 적합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그래서 매해 1월 1일이면 전국에서 일출의 장엄함 속에서 새해의 간절한 희망을 품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3~40분이면 오르는 일출봉 정상에서의 일출 맞이가 베이직이라면 광치기해안에서 보는 성산일출봉과 어우러진 일출은 특급 보너스라 할만하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해안가를 거닐며 미소 띤 얼굴로 희망을 품고, 추억을 만들고픈 이라면 제주의 동쪽 끝 성산으로 가보자.

제주가 섬이라는 사실이 참 근사하지 않은가. 자연의 경이로움과 여행의 여유로움이 가득한 그런 섬이기에 일몰과 일출이라는 겨울테마여행을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다. 올겨울에는 정해진 코스는 제쳐두고 해지는 서쪽에서 해뜨는 동쪽까지 제주의 낭만여행을 꿈꾸고 실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러브제주도장


에디터 / 황정희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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